[나의 인생곡⑱] 송대관의 삶과 인생 궤적 '세월이 약이겠지요'
입력: 2021.05.20 00:00 / 수정: 2021.05.21 06:31
제 인생곡을 세월이 약이겠지요로 꼽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송대관은 첫 히트곡이란 의미도 있지만, 가수로 살아온 자신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덕인 기자
"제 인생곡을 '세월이 약이겠지요'로 꼽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송대관은 "첫 히트곡이란 의미도 있지만, 가수로 살아온 자신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덕인 기자

'해뜰날'과 쌍벽, 무명생활 견딘 '절치부심 속내' 고스란히

[더팩트|강일홍 기자] 송대관의 가수 인생은 파란만장하다. 그는 오뚝이 삶을 살았다. 대표 히트곡 '해뜰날'처럼 좌절과 절망을 딛고 극적으로 꽃을 피웠기 때문이다. 팬들은 그를 고난에 굴하지 않고 세월을 견디고 일어선 저력의 국민가수라고 말한다.

"반세기 넘게 가수로 살아온 제 삶은 언제나 희망과 빛이었어요. 정상에 섰다가도 힘든 고비를 겪은 적이 많아요. 힘들 때마다 더 굳은 의지로 맞서면 더 밝은 빛을 만나곤 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가수 송대관을 기억하면 으레 '해뜰날'을 떠올리는지도 모르죠."

송대관은 자신의 말대로 '쨍 하고 해뜨는' 반전 삶을 살았다. 1965년 전주영생고를 졸업한 뒤 대중 가수의 꿈을 안고 전북 정읍에서 상경한 그는 "시골 촌뜨기가 막상 서울이란 데를 와보니 막막했다"면서 "언감생심 음반은 커녕 배가 고프니 카바레나 나이트클럽같은 밤무대를 전전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오아시스 레코드 전속가수로 선발되는 행운을 얻고도 한동안 그는 극장식 쇼무대에서 남의 노래를 부르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67년 '인정많은 아저씨'로 데뷔했지만 그늘에 가려졌고, 5년 뒤 '세월이 약이겠지요'(신대성 작곡)가 터지면서 마침내 빛이 보였다.

직접 작사한 이 노래에는 그가 긴 무명생활을 견디며 절치부심하던 속내가 고스란히 담겼다. 블루스 느낌이 나는 이 곡을 통해 그는 대중적 인지도를 쌓으며 방송 출연량을 늘려갔다. 3년 뒤엔 자신의 인생반전을 담은 '해뜰날'이 연타 히트를 기록한다. 이 곡 역시 그가 직접 가사를 썼다.

"제 인생곡을 '세월이 약이겠지요'로 꼽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첫번째 히트곡이란 의미도 담겨있지만, 저한테는 지금껏 가수로 살아온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묻어있기 때문이죠. 제가 쓴 가사인데도 50년이 더 지난 지금 나이가 돼서야 그 깊은 뜻을 헤아릴 것같거든요."

송대관은 누구보다 롤러코스터를 많이 탄 가수다. 쨍하고 해가 뜨면 고비를 맞고 그때마다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섰다. 사진은 2007년 SBS가요대전 무대(왼쪽부터 송대관 태진아 장윤정 박상철 강진) /더팩트 DB
송대관은 누구보다 롤러코스터를 많이 탄 가수다. '쨍'하고 '해'가 뜨면 고비를 맞고 그때마다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섰다. 사진은 2007년 SBS가요대전' 무대(왼쪽부터 송대관 태진아 장윤정 박상철 강진) /더팩트 DB

'세월이 약이겠지요 당신의 슬픔을 괴롭다 하지말고 서럽다 울지를 마오/ 세월이 흐르면 사랑의 슬픔도 잊어버린다 이 슬픔 모두가 세월이 약이겠지요/ 세월이 약이겠지요 세월이 약이랍니다 이 몸의 슬픔을 서럽다 하지않고 괴롭다 울지 않으리/ 세월이 흐르면 상처의 아픔도 잊어버린다 이 슬픔 모두가 세월이 약이랍니다 세월이 약이랍니다'(송대관의 '세월이 약이겠지요' 1절)

그는 20대 중반의 나이에 밤무대를 전전하며 일찌감치 삶의 고단함과 쓴맛을 두루 맛봤다. 자신의 처지를 빗대고 도약을 위한 다짐처럼 가사를 썼다. 이후 '차표 한장' '고향이 남쪽이랬지' '정때문에' '유행가' '딱좋아' 등 그가 직접 가사를 쓰고 부른 노래들의 상당수는 송대관의 인생사다.

실제 '세월이 약이겠지요'를 시작으로 '해뜰날' '차표한장' '딱좋아' 등 그가 부른 노래들은 지금까지 가수로 살아온 인생스토리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 그는 "대중가요 소재의 90 퍼센트 이상이 사랑과 이별이라고 하는데 제 노래는 세상살이의 찡한 인생사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내의 사업실패로 벼랑 끝에 내몰리는 등 누구보다 롤러코스터를 많이 탄 가수다. '쨍'하고 '해'가 뜨면 고비를 맞고 그때마다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섰다. 비온 뒤 땅은 더 단단히 굳게 마련, 송대관은 "가수의 삶은 부르는 노래의 색깔을 닮아간다"면서 "좌절을 겪으며 더 큰 행복을 찾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건강 적신호로 잠시 주춤했던 그는 최근 발표한 신곡 '덕분에'(이영만 작사 차태일 작곡)로 더 특별한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데뷔 이후 부른 수많은 곡들 중에서도 그가 특별히 애착을 갖는 노래이기도 하다. 송대관은 "지금까지 제 삶의 모든 건 팬 여러분들의 덕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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