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준은 2018년 10월 양평군 홍보대사로 위촉됐으나 바로 그 무렵 양평군과 세금 불복 신청 등의 갈등을 빚었다. 그는 '농사용 목적으로 구입했는데 양평군이 별장으로 분류해 고액 취득세를 물린 것은 부당하다'며 경기도에 이의신청을 냈고, 기각되자 다시 국세청 조세심판원에 조세심판 청구를 제기했다. 사진은 신현준이 지난 2017년 제54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 MC로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이덕인 기자 DB |
상수원 수질개선 구역, 관할 지자체 "문제 있다면 조치하겠다"
[더팩트|양평=강일홍·이승우 기자] 도심 교외에 아담하게 지은 전원주택은 휴식이 필요한 은퇴자들의 로망이다. 통상 허름한 농가주택을 개조하거나 조립식 목조주택에서 텃밭을 가꾸며 사는 게 일반적이지만 근사한 조망을 가진 별장형 주택을 지어 주말용 세컨하우스로 활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반면 전원의 한적한 여유로움을 선택한 이면에는 각종 규제나 세금 문제 등 의외의 복병이 불거져 속을 썩이기도 한다.
경기 양평군 강상면에 세컨하우스를 갖고 있는 배우 신현준은 지난 2018년 10월 관할 지자체인 양평군과 세금 불복 신청 등의 갈등을 빚었다. 그는 '농사용 목적으로 구입한 것인데 양평군이 이 농가주택을 별장으로 분류해 고액 취득세를 물린 것은 부당하다'며 경기도에 이의신청을 냈고, 기각되자 다시 국세청 조세심판원에 조세심판 청구를 제기했다.
신현준이 2014년 매입한 이 주택은 그해 8월 매니저와 함께 MBC '전지적 참견시점'에 출연하면서 주말농장으로 소개됐고, 실제 방송 내용에도 텃밭을 가꾸는 등의 일상이 담겼다. 이후 주민들과 북한강 조망권 및 수변 공유지 사용 등의 문제로 소송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었다.
신현준은 또 지난해 7월 전 매니저였던 김 모씨(스타브라더스 E&M 전 대표)의 폭로로 '갑질 논란'에 휘말려 이슈의 중심에 섰다. 김씨가 제기한 갑질논란(무혐의) 및 프로포폴 의혹(공소시효 만료 소송 불성립)은 해소됐지만 이 일로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자진 하차했다.
신현준은 현재 TV조선 교양프로 '엄마의 봄날', MBN '대한민국 1% 건강청문회', 채널A '씨푸드 딜리버리 바다마켓' , SBS F!L '빵카로드' 등에 출연 중이다. <더팩트>는 신현준이 최근까지도 전원주택을 둘러싼 현지인들과의 갈등 및 전 매니저와 명예훼손 등의 다툼이 진행 중인 사실을 확인, 이를 둘러싼 의혹들을 <팩트체크>로 풀었다.
√FACT체크1=별장형 주택이냐, 농가주택이냐?
신현준은 2014년 경기 양평 강상면에 북한강을 낀 두 필지 땅(토지+건물 500여 평)을 매입했다. 취재 중 만난 현지 주민에 따르면 신현준은 원래 있던 농가주택을 개조했다. 실제 취재진이 현장을 방문해본 결과 프라이버시를 감안한 듯 높은 대문과 나무 울타리로 가려져 일반 농가처럼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구조였다.
양평군은 당시 이 주택을 추적 조사한 뒤 신현준이 상시 거주하며 농사를 짓는 농가형 건축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별장으로 분류하고 취득세를 중과했다. 다만 이후 신현준이 제기한 조세심판 청구 결과나 행정처분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를 이유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평군 관계자는 "세금문제는 개인정보 사항이라 알려드릴 수 없음을 양해바란다"고 말했다.
현행법 상 상시거주 또는 농사용 목적이 아닌 건축물은 별장으로 분류돼 취득세와 재산세가 4배 중과된다. 신현준의 주택에 부과된 취득세는 약 40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별장은 상시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휴양, 피서, 놀이 등의 용도로 사용하는 주택(건축물과 그 부속토지)을 말한다. 이 때문에 일반 농가주택과 달리 세금 부과 등 그 기준이 크게 다르다.
수십년째 마을 토박이로 살고 있다는 주민 K 씨는 "주민들과 전혀 교류가 없어 한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다"면서 "법적인 문제는 우리가 알 수 없지만 농사를 짓는 것같지는 않다"고 했다. <더팩트> 취재결과 신현준은 현지 조경업체 등에 의뢰해 잔디와 나무를 관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주민은 "외지인이 농가주택으로 인정받으려면 농업경작 계획서도 있어야 되고 그 농작물을 판 기록도 있어야 한다"면서 "기자님이 직접 보시는 것처럼 강 주변으로는 고급 주택들이 하나 둘씩 들어섰고, 농사는 커녕 마당에 텃밭을 조성한 사람들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신현준은 '부촌 1번지'로 꼽히는 서울 성북동에 고급 단독 주택(지하1층 지상 2층)을 보유하고 있다. 신현준은 결혼 4년 뒤인 2017년 7월 이 주택을 매입했다. 주택은 연면적 398.77㎡(약 120평) 규모로 신현준과 그의 부인이 각각 절반씩 공동 지분 소유로 돼 있다.
신현준은 2014년 경기 양평 강상면에 북한강을 낀 두 필지 땅(토지+건물 500여 평)을 매입했다. 북한강수계 상수원 수질개선 등의 법률에 해당하는 수변구역이다. 강 맞은 편에서 바라본 주택. /양평=강일홍 기자 |
√FACT체크2=농가형 주택이라면 농지법에는 문제 없나?
신현준은 '전지적 참견시점'에 출연했을 당시 텃밭에 심을 모종을 구입하는 등 매니저와 주말농장 콘셉트로 묘사했다. 그로부터 3년만인 지난달 29일 취재진이 찾은 신현준의 양평 집은 대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외부로 향한 두 개의 CCTV가 접근을 막아섰다.
마당에는 정원수와 잔디로 깔려 있어 한 눈에 봐도 농사를 짓는 흔적은 없었다. 신현준이 소유한 토지는 농림지역이고 북한강수계 상수원 수질개선 등의 법률에 해당하는 수변구역이다. 전체 500여평 중 건물이 포함된 일부 대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농지(밭)여서 농작물이 아닌 잔디를 심을 경우 그 목적에 따라 농지법에 저촉될 수 있다.
판매용 잔디를 심은 뒤 주기적으로 파내거나 다시 식재하면 농지의 목적에 부합하지만 잔디만 심어놓고 마냥 정원으로 사용하면 농지 그 본래의 목적이 훼손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당사자에게 직접 듣기 위해 신현준에게 수차례 전화와 문자를 시도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
대신 취재에 들어간 며칠 뒤 마당 한 켠에 텃밭을 급히 조성한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할 지자체가 이 부분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지 양평군에 문의했다. 군 관계자는 "최근 이와 관련한 민원이 들어와 인지하고 있으며, 현장 실사 후 대지가 아닌 농지에 관상용 잔디를 심은 것으로 판단되면 행정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현준은 2018년 10월 양평군 홍보대사로 위촉돼 정동균 양평군수가 군청 집무실에서 직접 위촉패를 전달했다. 당시 신현준은 "(홍보대사로서) 양평군의 청정 유기농 먹거리와 따뜻한 인심을 1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알리는 노력을 적극 펼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현준의 양평 세컨하우스는 전체 500여평 중 건물이 포함된 일부 대지를 제외하고 마당 대부분이 잔디로 깔려 있다. 농지(밭)에 농작물이 아닌 잔디를 심을 경우 그 목적에 따라 농지법에 저촉될 수 있다. /양평=이승우 기자 |
√FACT체크3=갑질논란 및 프로포폴 의혹, 전 매니저와 법적 다툼은 어떻게 됐나?
신현준의 전 매니저였던 김모 씨는 지난해 7월 "신현준과 13년간 일을 했지만 계속되는 '연예인 갑질'에 죽음까지 생각했다"고 폭로해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폭언과 압박, 과도한 업무, 불합리한 수입배분 등을 이유로 들었다.
애초 친구 사이였던 두 사람은 이후 '폭로'에 대한 반박, 추가폭로 등의 과정을 거치며 서로에게 상처를 줬다. 신현준은 전 HJ필림 L 모 대표와 사진작가 A씨 등 측근을 통해 "(전 매니저 김씨의 말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 큰 충격을 받았다. 풀지 못한 응어리나 불만이 있었다면 직접 만나서 대화를 가질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이들을 무고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신현준이) 주변 사람들을 회유하고 설득해 유리한 변명에 불과하다"며 재반박했다. 이후 그는 '프로포폴 의혹' 등을 언론에 추가 폭로했고 이는 신현준 측이 거꾸로 허위 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김 씨를 고소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김 전 대표가 언론에 제기한 프로포폴 의혹은 이후 고발 접수가 반려(공소시효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제기했던 갑질논란을 둘러싼 법적 처분 결과에 대해서는 서로의 주장과 해석이 판이하게 다르다.
신현준 측은 입장문을 통해 "전 매니저였던 김 씨가 주장한 프로포폴 및 갑질 등의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님이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면서 '혐의없음'을 공표했으나, 당사자인 김 전 대표는 "갑질 논란 자체에 대해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한 바 없어 '무혐의 판명' 등의 주장은 일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더팩트> 확인 결과 김 전 대표가 L 모씨와 A씨에 대해 제기한 '허위사실 유포건' 고소건은 L씨의 벌금형으로 마무리됐고, 신현준이 전 매니저(김 전 대표)를 '프로포폴 의혹' 등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 건은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상태다. 지난 3월 12일 첫 공판을 가졌고, 4월21일 1차 심리를 거쳐 다음달 2일 공판기일이 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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