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리, 만화 '나나'로 시작된 10년 음악 여정 [TF인터뷰]
입력: 2021.05.03 05:00 / 수정: 2021.05.03 05:00
이루리가 신곡 I Feel Your Love를 발표했다.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과 함께 어우러진 밴드 사운드의 팝 음악으로 상대방에게서 느꼈던 진한 사랑의 순간들을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이루리가 작사 작곡은 물론이고 녹음과 믹싱까지 직접 했다.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이루리가 신곡 'I Feel Your Love'를 발표했다.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과 함께 어우러진 밴드 사운드의 팝 음악으로 상대방에게서 느꼈던 진한 사랑의 순간들을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이루리가 작사 작곡은 물론이고 녹음과 믹싱까지 직접 했다.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신곡 'I Feel Your Love', 작사 작곡 녹음 믹싱까지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어릴 때 만화책 '나나'를 본 뒤 밴드를 하고 싶었지만 주목 받는 게 힘들어 덜 눈에 띄는 베이스 악기를 연주했다는 이루리. 2011년 밴드 바이바이배드맨으로 데뷔한 뒤 10년이 지난 지금 이루리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간 많은 도전을 해왔고 이젠 솔로 싱어송라이터로 자신만의 색깔을 내기 시작했다.

이루리는 21일 새 디지털 싱글 'I Feel Your Love(아이 필 유어 러브)'를 발표했다.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과 함께 어우러진 밴드 사운드의 팝 음악으로 상대방에게서 느꼈던 진한 사랑의 순간들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나의 성격과 많이 닮은 곡을 쓰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일상 중에서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면 사랑에 빠진 순간이 아닐까 싶었어요. 그 사랑도 사람마다 하는 방식이 다른데 전 소극적인 편이에요. 그 성격을 나타내면서 내가 말하는 듯한 느낌을 담아내려고 했어요."

'모든 게 이대로 멈출 것 같아 네가 내 눈을 바라볼 때면/모든 게 이대로 멈췄으면 해 네가 날 품에 안아줄 때면 네가 날 품에 안아줄 때면'('I Feel Your Love' 가사 中)

"행복한 순간을 떠올렸을 때 시간이 실제로 멈추진 않았지만 멈추길 바랐던 그 순간이 영원하길 바라잖아요. 그 시간 속에 추억이 되더라도 회상을 하다 보면 그 시간으로 돌아가게 되고 그 시간 속에 멈춰있는 것 같았어요. 그 시간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머물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이루리는 작사, 작곡은 물론이고 녹음과 믹싱까지 직접 했다. 바이바이배드맨을 시작으로 밴드 서울문과 듀오 이성경X이루리 활동을 병행하며 내공을 쌓았고 2018년 1월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싱어송라이터로 도약을 시작했으니 곡을 완성하기까지 거의 전 과정을 오롯이 혼자 해내는 것이 그에겐 딱히 특별한 일이 아니다.

"전 베이스, 작곡, 믹스 이런 분야에 관심이 많았어요. 작품을 많이 겪어보고 싶었는데 그만큼 기회가 없으니까 내 작품을 통해서라도 해야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밴드 서울문을 결성하면서 프로듀싱을 하기 시작했고 발라드로 장르를 넓히고 싶어서 이성경X이루리를 하게 됐죠. 곡을 열심히 쓰다 보니 많이 남게 됐고 그 곡으로 솔로를 해보자 싶었고요.(웃음)"

이루리는 솔로 데뷔 후에도 서울문과 이성경X이루리 음악을 병행했다. 그 과정에서 내놓은 음악은 다양하고 이는 이루리의 음악 역량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지는 그리 길지 않아 아직은 좀 어색하다. 그럼에도 따뜻하면서 몽환적인 음색의 매력만으로도 이미 마니아 층을 형성했다.

이루리는 행복한 순간을 떠올렸을 때 시간이 멈추길 바랐던 그 순간이 영원하길 바라곤 한다. 회상을 하다 보면 그 시간으로 돌아가게 되고 그 시간 속에 멈춰있는 것 같았다. 그 시간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머물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신곡을 소개했다.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이루리는 "행복한 순간을 떠올렸을 때 시간이 멈추길 바랐던 그 순간이 영원하길 바라곤 한다. 회상을 하다 보면 그 시간으로 돌아가게 되고 그 시간 속에 멈춰있는 것 같았다. 그 시간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머물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신곡을 소개했다.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제가 소극적인 편이에요. 중학교 때 만화 '나나'를 보고 밴드에 빠졌는데 보컬은 너무 눈에 띄고 베이스를 연주하면 눈에 덜 띄면서 밴드를 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어요.(웃음) 현실적으로 생활이 가능하다면 베이스스트를 계속 하고 싶었는데 하다가 길이 정해지기도 하니까 저도 음악 관련해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어요."

이루리는 팬들이 자신의 보컬을 좋아해줄 거라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반응이 매우 좋았다. 밴드로 활동할 때의 팬들은 물론이고 새로운 팬들까지 많이 생겼다.

이루리는 보컬적인 면에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의 데뷔 앨범과 이후 발표한 싱글들 그리고 지난해 9월 발표한 2번째 솔로 앨범과 이번 새 싱글까지 이어지는 그의 보컬 변화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담백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이루리의 음색에 빠지고야 만다.

솔로 데뷔 후 곧바로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이 발생하면서 팬들을 직접 만날 기회는 없었다. 이루리는 주목 받는 걸 즐기는 타입이 아니라고 했지만 밴드 DNA를 품고 있기에 무대와 공연이 그립다. "앨범을 냈을 때보다 공연을 할 때 내가 음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는다"는 이루리가 공연에 푹 빠지게 된 순간들이 있다.

2016년 미국에서 열린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 공연은 첫 해외 공연이라 떨렸지만 관객들이 평가가 아닌 즐기기 위해 온 사람들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고 2017년 단독 공연 때는 자신을 좋아해주는 팬들이 많이 있다는 걸 알고 울컥했던 순간이다. 또 2016년에는 늘 꿈꿨던 페스티벌 무대의 메인 스테이지에 섰고 웅장한 공간감을 느꼈다.

이루리는 "밴드에만 집중해 살았기 때문에 인생이 공연이었다. 주목 받는 게 아직 어렵지만 공연을 꼭 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게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 싱글 발표 후 오는 5월 16일 서울 홍대의 한 클럽에서 소규모 공연을 준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충실하게 이행하기 위해 50명 정도의 객석만 준비했다. 규모는 작지만 이루리에겐 솔로 싱어송라이터로서 팬들을 만나는 뜻 깊은 순간이다. 팬들도 이루리의 성장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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