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인사이드⑤-스테이지631] 토니안·배윤정·전홍복이 말하는 K팝(하)
입력: 2021.04.18 00:00 / 수정: 2021.04.18 00:00
K팝 아카데미인 스테이지631의 토니안 배윤정 전홍복(왼쪽부터 차례대로) K팝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임세준 기자
K팝 아카데미인 스테이지631의 토니안 배윤정 전홍복(왼쪽부터 차례대로) K팝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임세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신년사에서 '소프트파워에서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이라며 문화·예술과 스포츠를 대표적인 'K-콘텐츠'로 내세웠습니다. 특별히 BTS와 블랙핑크, 그리고 영화 '기생충'을 언급하기도 했죠. K-콘텐츠가 '한류'라는 이름으로 세계인을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여러모로 힘든 이들에게 잠시나마 행복을 주기도 하고 따뜻한 위로를 전하기도 합니다.

<더팩트>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한류를 이끄는 '한류 콘텐츠 메이커'를 직접 만나 K-콘텐츠의 성공과 가능성,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와 해결법을 살펴보는 기획시리즈 '한류 인사이드'를 통해 글로벌 한류의 현주소를 조명합니다. <편집자 주>

K팝 아이돌의 인기 비결, 그리고 풀어나가야 할 숙제 '제도적 지원'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대만, 일본부터 시작됐던 아이돌의 해외 진출이 이제는 아시아를 넘어 미국, 멕시코, 유럽 등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K팝도 때로는 아이돌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고, 때로는 음악 자체만으로 인정을 받는 등 흥행과 발전을 반복 중이다.

이처럼 K팝 시장은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가수 토니안, 안무가 배윤정 전홍복이 이끄는 스테이지631이 존재한다. 이들은 체계적인 K팝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추며 K컬쳐 대중화에 앞장서고자 한다.

발전하는 시장에는 분명 문제점이 존재하고,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점도 많을 수밖에 없다. K팝 교육을 담당하는 세 사람은 K팝의 인기 원인과 앞으로 K팝 시장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그룹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한국 아이돌들의 세계적 위상이 대단하다. 누군가는 예견된 결과라고, 누군가는 과장된 평가라고 하는데 세 사람의 입장은 어느 쪽인가.

토니안(이하 토) : 이렇게까지 많은 인기를 얻을 거라고는 예상하기 힘들죠. 특히 방탄소년단이 이룬 성과는 아무도 예견할 수는 없었을 거예요. 만약 있다고 하더라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3대 소속사가 체계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겠죠. 그렇지만 미국 시장까지 점유할 수 있을지는 예상 못 했다고 생각해요.

토 : 다만 분명한 이유는 있어요. 결과물이 나오기 위한 상황이 반드시 있었겠죠. 예를 들면 엔터계는 오랜 시간 전부터 계획은 하고 있었을 거예요. 때문에 지금껏 추진하고 도전하고 노력한 거죠. 실패하더라도 계속해서 부딪치니까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달걀로 바위 치기라도 해서 데이터를 구축한 것들이 쌓이고 맞아떨어지면서 지금의 성과를 만들어낸 게 아닐까요.

전홍복(이하 전) : 한편으로는 아이돌들의 마인드 덕분이기도 해요. '버텨야 한다' '이겨야 한다'는 근성이 같이 결합이 돼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봐요.

-K팝 아이돌들이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배윤정(이하 배) : 사실 인기를 끌 수밖에 없어요. 전 세계를 통틀어서 10대에 초점을 맞춘 가수는 우리나라가 유일해요. 즉 우리나라 아이돌은 10대를 움직일 수 있는 가수인 거죠.

토 : 우리나라 아이돌처럼 뛰어난 친구들이 없어요.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는데, 재밌으면서 연기까지 해요. 하나만 잘하기도 어려운데 기본으로 다 갖추고 있는 셈이죠. 전 세계적으로 이런 친구들이 어디 있나요. 말도 안 되는 재능을 가진 친구들이 많아요.

-K팝 아이돌의 수준과 실력도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를 분석해본다면?

배 : 가장 먼저 대중의 눈이 높아요. 춤과 노래를 잘해야 하는 건 기본이에요. 이제는 모든 걸 잘하면서 동시에 매력까지 보여줘야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어요.

전 : 이전 답변과 비슷한데, 아이돌들의 정신력 덕분인 것 같아요.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정신력이 진짜 센 편이에요. 버텨야 한다고 생각하고, 울면서도 연습해요. 실력이 향상하고 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죠. 이 모든 건 모두 열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봐요.

토 : 조심스럽게 노래방도 한몫했다고 생각해요. 미국은 동네 친구들과 하는 놀이가 농구예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농구를 잘하는 스타들이 많이 탄생했어요. 우리도 마찬가지죠. 어렸을 때부터 노래방을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다 보니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노래방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기도 하고, 더 흥미를 느끼기도 해요. 이를 통해 꿈도 생기고, 즐기는 시간들이 연습이 되기도 하죠.

전홍복 단장 토니안 배윤정(사진 왼쪽부터) 등 K팝 교육을 담당하는 세 사람은 K팝의 인기 원인과 앞으로 K팝 시장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임세준 기자
전홍복 단장 토니안 배윤정(사진 왼쪽부터) 등 K팝 교육을 담당하는 세 사람은 K팝의 인기 원인과 앞으로 K팝 시장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임세준 기자

-지금의 K팝 시장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편인가.

전 : 만족하지만, 아무래도 조금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죠. 아이돌이 활성화된 후 인디밴드가 활성화되는 것처럼 다른 장르들이 많이 나와서 메뉴가 많은 K팝 시장이 됐으면 해요. 사실 음악방송을 보는 대중도 헷갈릴 것 같아요. 6~7팀이 나와서 무대를 하는데 장르가 다 비슷하니 이 팀이 저 팀 같고 그렇더라고요. 솔직히 말하면 이제는 좀 포화상태가 된 것이 아닐까 싶어요.

토 : 지금도 그렇지만 이제는 더더욱 우리나라 시장 안에서만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한계가 있죠. 세계적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작업하고 활동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일본처럼 자기들만의 시장 안에 갇혀버리게 돼요. 30년 전에 한 음악을 지금도 똑같이 하는 거죠. 그 음악과 스타일을 좋아했다고 그것만 계속 만드니까. 반면 우리나라 기획사는 늘 기존의 것들을 뛰어넘으려고 해요. 이 점은 대단하고 만족스럽죠. SM을 예로 들면, 사실 H.O.T.를 대만이나 중국으로 진출시키고 보아는 일본으로 진출시키고 이런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아이돌의 해외 진출에 기점이 됐다고 봐요.

전 : 중요한 이야기 같아요. 사실 과거에는 J팝이 춤도, 노래도 우리보다 한 수 위에 있었어요. 하지만 자기들끼리 고인물이 되니까 지금은 훨씬 뒤처졌어요.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모든 걸 빨리빨리 변화시켜요.

배 : 그래서 힘들기도 해요. 저희도 따라가기도 하고 앞장서기도 해야 하니까.(웃음)

-K팝의 흥행이 계속되기 위해 혹은 더 발전하는 데 필요한 점이 있다면

토 : 현재 방탄소년단과 싸이가 정점을 한 번 찍었으니 이제는 다음 주자가 필요해요. 아이돌이 됐든 힙합이 됐든 솔로가 됐든 어느 장르에서는 빨리 나와야 해요. 왜냐하면 전 세계 사람들에게는 방탄소년단까지는 인정하지만, 다음 한국 가수가 세계 시장 틈에 들어갈 수 있을지의 미지수가 여전히 존재해요. 때문에 이 다음을 누가 해결해주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그게 안 되면 K팝의 흥행은 방탄소년단에서 마무리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죠.

토 : 장르는 중요하지 않아요. 단지 유지를 해야 해요. 아마 많이들 준비하고 있을 거예요. 플랜을 잘 짜서 다음 단계를 밟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한 번만 더 해주면 음악성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우리가 영국, 미국 음악을 듣듯이 해외에서도 한국 음악을 즐겨듣는 거죠.

전 : K팝을 이용해서 돈을 벌려는 사기꾼이 없어져야 해요. 아이들을 갈취하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또 아이돌을 너무 소모품으로 보는 것도 문제예요. 데뷔하면 이들을 좋아하는 팬들은 분명 있어요. 팬들은 자신의 아이돌이 계속 있어 주길 바라는데, 좀 안 되면 바로 접어버리는 게 아쉬워요.

토 : 사실 이 부분은 금전적인 부분이랑도 연결되는 것 같아요. 때문에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말하면 글로벌 자본이 필요해요. 자본이 계속 유입이 돼야 더 좋은 K팝과 더 좋은 가수들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자본이 받쳐주지 못하면 어려운 부분이 많죠. 때문에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많은 가수들이 계속해서 투자를 끌어내고 글로벌 자본을 유입시켜주는 점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토니안(맨 왼쪽)은 우리 학원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엔터에 진출한 뒤 성공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당당하게 자신감을 내비쳤다. /임세준 기자
토니안(맨 왼쪽)은 "우리 학원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엔터에 진출한 뒤 성공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당당하게 자신감을 내비쳤다. /임세준 기자

-세계를 노리고 있는 K팝의 뒤에서 K팝 인재 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러한 세 사람이 스테이지631을 통해 이루고 싶은 궁극적 목표가 있다면.

토 : 솔직한 목표는 아카데미계의 서울대죠. 우리 학원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엔터에 진출한 뒤 성공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예요. 언젠가는 대한민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스테이지631을 나와야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스타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고 싶어요. 대한민국 최고의 아카데미가 되고 싶습니다.

전 : 우리 학원은 사기를 못 쳐요. 특히 토니 형과 (배)윤정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학원이에요.(웃음) 이 방향성을 계속 가지고 가고 싶어요. 꿈을 위한 아이들에게 나쁜 짓을 하지 않고, 좋은 시스템으로 가르치는 명문 학원을 만들고 싶어요. 아이들이 어디 가서 '스테이지631 출신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키우고 싶습니다.

-세 사람 개인의 목표도 궁금하다.

전 : 전 원래부터 배 단장이 볼펜 돌리면서 교육하고 지도하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또 토니 형과 같은 사업을 하고 싶었죠. 이미 두 가지를 이룬 셈이죠. 이제 남은 개인적인 목표는 두 사람과 계속 일하는 것이에요.

배 : 먼저는 아이들을 육성하는 것을 유지하고 싶어요. 또 하나는 아무래도 본업이 댄서인 만큼 저와 전 단장의 자리를 메울 수 있는 좋은 안무가들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후배 댄서들이 저희만큼 해줘서 댄서팀을 유지해가는 것도 중요한 목표 중 하나예요. 사실 전 야마앤핫칙스라는 댄서팀이 없다면 이 사업도 계속하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두 일을 병행하며 좋은 안무가도 좋은 아이돌도 계속 육성하고 싶습니다.

토 : 예전부터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같아요. 아카데미든 개인 생활이든 일단은 유지가 돼야 해요. 올 한 해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내년에 더 큰 꿈을 가질 수도 있어요. '실수하지 말고, 사고 치지 말고, 올해도 잘 버텨내 보자'가 제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토 : 문화·예술 산업이 대한민국 위상을 많이 높였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보다 더 우리의 문화를 빨리 전파하기란 어려워요. 그만큼 우리의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됐어요. 이제는 세계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큰 힘이 필요해요. 여기에는 정부의 지원과 외교적인 부분 등이 포함돼요.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도움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예를 들면 방탄소년단의 입영 연기를 가능하게 한 병엽법 개정도 큰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이처럼 누가 됐든 문화·예술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제도적 마련과 시스템 구축 등 지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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