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우 "응원해 달라" 당부
'내일의 기억'이 오는 21일 개봉한다. 서유민 감독(왼쪽)과 김강우는 이에 앞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의응답에 임했다. /아이필름 코퍼레이션 제공 |
[더팩트 | 유지훈 기자] '내일의 기억'이 주연 배우 서예지의 사생활 논란이라는 얼룩을 지우지 못한 채 관객들을 만난다.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내일의 기억'(감독 서유민)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마땅한 신작이 없는 상황이라 취재진이 몰릴 법도 했지만 현장은 다소 한산했다.
당초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서유민 감독과 배우 김강우 서예지 등 총 세 사람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서예지는 배우 김정현과 열애 당시 그를 조종하고 여자 배우와 스킨십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내일의 기억' 간담회 참석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던 서예지는 12일 늦은 밤 돌연 불참을 선언했다. 수많은 동료 배우, 스태프와 공들여 만든 작품임에도 홍보를 포기한 셈이다. 김강우와 서유민 감독만이 이날 마이크를 잡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서예지는 간담회 전날 밤 돌연 불참을 선언했다. /더팩트 DB |
간담회는 다소 경직된 분위기로 진행됐다. 극 중 김강우는 지훈 역, 서예지는 수진 역을 맡아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서예지가 없는 간담회는 반쪽짜리에 지나지 않았다. 김강우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을 하기 전 헛헛한 웃음을 보이는가 하면 말끝을 길게 끄는 등 가라앉은 분위기를 환기시키려 고군분투했다. 또 "우리 영화를 응원해달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취재진의 몇몇 질문에는 디테일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현장 분위기, 기억에 남는 장면 등에 관한 내용에서다. 많은 장면을 서예지와 함께했기에 이 답변에는 서예지가 등장해야 했다. 하지만 서예지를 언급하는 것은 피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가능하면 답변을 에둘러 하려 노력했고 '서예지'라는 이름 대신 '수진'이라는 캐릭터 이름을 몇 차례 입에 올렸다.
간담회는 화상으로 진행됐고 취재진의 질문을 행사 주최측이 김강우, 서유민 감독에게 전달하는 형태였다. 이 때문인지 서예지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은 두 사람에게 닿지 못했다. "서예지와의 호흡은 어땠나"와 같은 질문은 주최 측 선에서 걸러졌다.
김강우는 '서예지'라는 이름 대신 그가 맡은 캐릭터인 '수진'을 입에 올렸다. /아이필름 코퍼레이션 제공 |
특히 "현실적인 이슈들이 있어 몰입이 어려울 것 같은데 관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이라는 질문은 다소 왜곡됐다. 앞부분이 잘려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관전 포인트는?"으로 기묘하게 바뀌었다. 이에 행사 관계자는 <더팩트>에 "배우들에게 가혹한 것 같아 일부 질문을 순화하고자 했다. 이해 부탁드린다"며 거듭 양해를 구했다.
코로나19로 관객 동원이 어려운 시기 개봉을 결정한 '내일의 기억'이라는 영화, 이를 완성해낸 스태프, 부정적인 이슈가 가득한 상황에서 홍보를 위해 취재진 앞에 서야 했던 김강우와 서유민 감독 모두 피해자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결국 끝까지 작품을 놓지 않은 사람들이 책임을 떠안게 된 씁쓸한 행사로 남게 됐다.
힌편 '내일의 기억'은 기억을 잃고 미래가 보이기 시작한 수진(서예지 분)이 혼란스러운 기억의 퍼즐을 맞춰갈수록 남편 지훈(김강우 분)의 충격적인 실체를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담는다. 러닝타임은 99분이고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다. 오는 2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