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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민이 최근 특경가법(알선수재)·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피소됐다. 이상민은 "연예인을 향한 악의적 흠집 내기"라고, 고소인 A씨는 "그의 죄를 알리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고발하는 것"이라고 주장 중이다. /더팩트 DB |
이상민 "악의적 의도 억울" vs 수감 중인 A씨 "진실 알리겠다"
[더팩트ㅣ이승우·유지훈 기자] 유명스타를 향한 이유없는 흠집 내기인가, 아니면 잘못 끼워진 단추를 바로잡는 정의구현 차원인가? 그룹 룰라 출신 방송인 이상민이 최근 특정 경제 범죄 가중처벌법(특경가법)상 알선수재·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피소돼 방송가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소장을 제출한 A 씨는 2019년에도 같은 내용으로 이상민을 법정에 불러 세운 바 있다. 당시 '무혐의'로 끝난 사건을 2년이 지난 2021년 A씨는 다시 들춰냈다. 이 때문인지 이상민은 "악의적 흠집 내기"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A 씨는 현재 수감 중이며 법률 대리인을 통해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A 씨의 주장에 따르면 사건은 이렇다. 2014년 A 씨는 타운하우스 시행 및 분양사업을 추진 중이었다. 이 사업을 위해서는 대출이 필요했고 이상민과 그의 지인 B 씨로부터 "은행으로부터 담보대출 45억과 추가 사업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제안을 받게 됐다. 이상민과 B 씨는 그 대가로 대출금의 8%를 수수료로 요구했다. 대출에 성공한 A 씨는 두 사람의 약속대로 수수료 3억 6000만 원을 이상민에게 송금했다.
2015년 A 씨는 자동차복합단지 사업을 추진하며 두 번째 대출이 필요해졌다. 이상민과 B 씨는 이번에도 "120억 원 토지담보대출과 공사비를 포함한 사업비 전체 대출을 해주겠다"며 2014년과 같이 8%의 수수료를 요구했다. 약속대로 120억 토지담보대출이 실행되자 A 씨는 이상민에게 8억 7030만 원을 송금했다. A 씨는 이상민에게 두 차례 입금된 총 12억 3030만 원이 '대출 알선 수수료'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민의 주장은 이와 확연히 다르다. A 씨의 대출을 도운 적이 없으며 지급받은 12억 3030만 원은 "정당하게 받은 광고 모델료였고 계약대로 홍보에 성실히 임했다"는 입장이다. <더팩트>는 A씨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변호사와 이상민의 입장을 종합해 상황을 정리했다. 쟁점은 이상민의 대출 관여, 그가 받은 12억 여원의 정당성, 두 번째 고소의 목적성 등 총 세 가지다.
√FACT체크1=이상민은 정말 A 씨의 대출을 도왔나
A 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상민이 대출 알선에 관여한 증거가 있을 터다. <더팩트>는 A 씨가 두 번째 대출을 준비하던 2015년 5~6월 A씨와 이상민, B 씨 그리고 C 씨(A 씨와 이상민의 지인)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입수했다. 단톡은 5월 17일 이상민의 "단톡 만들었습니다"라는 말로 시작된다. 이어 그는 "자본금 증액을 해야 한답니다" "대출상환기간이 1년일지 2년일지도 정해줘야 한답니다"라고 적는다.
이후 B·C 씨는 A 씨 토지의 담보 감정 금액, 은행 관계자와의 미팅 조율, 대출 실행에 필요한 서류 등의 정보를 공유한다. B 씨는 대출 실행을 위해 A 씨가 이전해야 할 사무실을 직접 알아보기까지 한다. 이 대화 내용을 보면 대출은 A 씨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주도 아래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쟁점은 이상민의 대출 알선 개입 여부다. 이상민은 단톡방을 직접 만들어 대화의 물꼬만 텄을 뿐 이후 대화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이를 대출 개입이라고 볼지, 그저 A 씨와 다른 사람들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이상민의 아이스 브레이킹일지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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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민은 A 씨가 진행하던 사업의 모델로 활동한 바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
√FACT체크2=12억 3030만 원은 '모델료'인가 '알선 수수료'인가
A 씨가 두 차례에 걸쳐 입금한 총 12억 3030만 원에 관해 이상민은 "A씨의 사업 홍보를 하고 받은 정당한 모델료"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입금이 진행된 2014년과 2015년 맺은 '모델 및 행사출연 계약서'까지 존재하니 이상민의 주장에 힘이 실리기도 한다.
A 씨가 진행했던 사업의 홍보 영상, 보도자료 이미지는 실제로 이상민을 모델로 하고 있다. 현재도 인터넷을 통해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상민이 출연한 JTBC '우리집'은 2014년 A 씨가 진행 중이던 펜트하우스 사업, XTM '더 벙커'는 2015년 진행 중이던 자동차복합문화타운 사업과 연관성이 있다. A 씨는 '우리집'의 제작을 지원했고 자동차복합문화타운 홍보문을 통해서는 "'더 벙커' 촬영 스튜디오가 입점한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A 씨 측은 이상민의 홍보 이행을 떠나 "계약 자체가 모순이자 허구"라고 주장한다. A 씨의 변호사는 "이상민이 현재는 활발하게 활동 중이지만 계약 체결 당시만 해도 지상파 출연 금지 상태였다. 그런 연예인에게 모델료로 12억을 지불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또한 A 씨가 진행 중이던 두 사업 모두 건설업이었다. 당시 건설 승인이 나지 않았고 만약 착공하게 돼도 3년이 소요된다. 이상민과의 계약은 1년짜리였는데 대체 무슨 홍보를 얼마나 할 수 있겠냐"고 했다.
그는 또 "예능프로그램과 관련된 사항들은 방송사 혹은 제작사와 진행한 일이다. 이상민은 출연자일 뿐인데 왜 우리가 그에게 홍보 비용을 따로 주겠는가. 이상민과 오갈 돈이 없다. 그리고 출연료도 못 받았다고 하던데 그건 방송사, 제작사와 해결할 일이다. 이 사건과는 무관한데 흠집을 내기 위해 끄집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모델료의 성격에 대해 이상민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타운하우스 사업 당시 입점하려는 업체가 50개 정도 됐다"면서 "그때만 해도 제가 방송 스케줄이 많지 않던 때라 한 곳당 2000만원 가량을 받는 조건으로 일일이 모델을 맡고 홍보에 나서기로 약정이 돼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이와 관련해 계약서 등 수없이 많은 증거가 제출됐고, 당연히 무혐의 결론이 난 사건"이라면서 "없는 죄목을 바꿔가며 같은 사안에 대해 또 다시 고소를 했다고 해 황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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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민을 고소한 A씨는 "이번에는 그의 죄가 명명백백히 밝혀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
√FACT체크3="흠집내기냐" vs "정의구현이냐"
2014년, 2015년의 사건이다. 2019년에도 같은 내용으로 이상민은 법정에 서야 했다. 당시 법원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결론을 냈다. 이에 불복한 A 씨의 검찰항고 역시 기각됐다. 2년 후 A 씨는 다시 같은 사건을 수면 위로 들춰냈고 이 때문에 방송가 안팎에서는 "연예인을 상대로 한 악의적 흠집내기"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이상민 역시 이번 고소 고발은 A 씨의 악의적인 흠집내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2019년 피소 당시 난 당당했고 모든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 모델 계약서까지 제출해 무혐의를 받았다. 이번 소장 역시 2019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했던 언론 인터뷰, SNS에 올린 게시물을 가지고 명예훼손 혐의만 추가했다. 이게 흠집내기가 아니면 뭐겠나. 이제는 과거의 일보다 명예훼손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A 씨의 변호사는 이상민의 주장과 달리 이번 법정싸움이 2019년과는 많이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2019년에는 12억 편취 사기로 이상민을 고소했다. 이번엔 이상민의 대출 알선 자체에 대한 고발이다. A 씨는 이상민과 B 씨가 약속했던 추후 사업비 대출이 이뤄지지 않아 파산했고 그 때문에 현재 수감돼 있다. 억울한 마음에 스스로 '대출 알선 수수료를 지급했다'고 자백하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고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룰라 시절 수십억의 빚을 진 상태에서 파산신청 없이 오랜기간 착실하게 갚아온 이상민, 그는 두 번에 걸친 피소 자체에 힘들어 했다. 자신이 SNS에 해명한 내용을 문제 삼아 '명예훼손'을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반면 A씨 측 변호인은 "이번에는 그의 죄가 명명백백히 밝혀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과연 어느 쪽이 맞는 얘기일 지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