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가 25일 5번째 정규 앨범 'LILAC'를 발표했다. 타이틀곡 '라일락'은 음원차트 1위에 올랐고 수록곡 전곡이 최상위권이다. /EDAM엔터 제공 |
20대를 지나온 아이유의 성숙한 감성 'LILAC', 또 활짝 꽃 피워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음원 롱런도 어렵고, 역주행도 어렵고, '올킬'과 '줄세우기'는 더 어려운데 이걸 매번, 그것도 동시에 해내는 가수가 있다. 아이유다.
아이유가 발표한 싱글 혹은 앨범 타이틀곡이 음원차트 1위를 하지 못 했던 사례를 찾는 건 무의미하다. 그는 2010년 12월 발표한 '좋은 날' 이후 10년 넘게 '발표하면 1위'다. 혼자 불러도, 같이 불러도, 리메이크 곡도, OST 곡도 늘 폭발적인 사랑을 받는다. 언제나 과하거나 모자람 없이 딱 필요한 때 적당한 변주로 새로운 매력을 꺼내놓는다.
잠깐의 정점이 아니다. '좋은 날' 때 이미 가수로서 많은 영광을 누렸는데 11년이 지난 지금은 그 파괴력이 더 세졌다. 배우로서의 역량과 성과들을 빼고 생각하더라도 아이유보다 더 꾸준하고 폭발력이 있는 가수는 솔로와 팀 불문 찾아 보기 어렵다. 더 놀라운 사실 하나를 더하자면 그는 2011년 첫 자작곡 발표 이후 발표한 대부분의 곡을 직접 썼다.
지난 25일 발표한 5번째 정규 앨범 'LILAC(라일락)'은 현재 아이유가 얼마나 독보적인 뮤지션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4년 만에 내놓은 정규 앨범 'LILAC'은 스무 살의 솔직하고 풋풋한 감성을 담아 발표했던 20대의 첫 앨범 '스무 살의 봄'(2012년 5월 발표)과는 달리, 지금껏 지나온 20대를 10개의 트랙에 다채로운 시각으로 풀어내 그 동안의 성숙해진 감성을 오롯이 담았다. 이번에도 프로듀싱은 물론 작곡 및 전곡 작사에 참여했다.
아이유는 'LILAC'에 지금껏 지나온 20대를 10개의 트랙에 다채로운 시각으로 풀어내 그 동안의 성숙해진 감성을 오롯이 담았다. 이번에도 프로듀싱은 물론 작곡 및 전곡 작사에 참여했다. /EDAM엔터 제공 |
영리함도 돋보인다. 늘 의외의 뮤지션과 협업으로 시너지를 냄과 동시에 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아이유는 이번 앨범에서 나얼, 악뮤 이찬혁, 딘, 우기, 페노메코 등 폭넓은 스펙트럼의 싱어송라이터들의 곡을 받았다. 플레이어들 뿐만 아니라 작곡가 임수호, Dr JO(닥터조), N!ko(니코), 웅킴과 처음 호흡을 맞춰 타이틀곡 '라일락'을 탄생시켰다.
'라일락'은 화사하고 경쾌한 사운드가 봄의 설렘을 선사한다. 리드미컬한 베이스 라인을 시작으로 펑키한 리듬과 팝적인 요소들이 조화를 이뤄 만들어낸 70-80년대 디스코 사운드가 청자에게 즐거움을 준다. 아이유는 10년간 열렬히 사랑하다가 봄이 지르는 탄성 속에 기쁘게 이별하는 한 연인의 이야기를 직접 써 내려갔다.
이 밖에도 전곡 작사를 한 아이유는 사랑이라는 세균에 맞서 사력을 다해 반항하는 이야기 'Flu(플루)', 자극적인 것들은 매력적이지만 건강에 해로운 게임은 딱 한 판만 더 하겠다는 귀여운 다짐 'Coin(코인)', 투박하고 유일하게 태어난 당신은 별난 게 아니라 별 같은 사람이라 말하는 'Celebrity(셀러브리티)' 등 삶에서 발견한 소소한 것들을 자신만의 화법으로 풀었다.
청자들이 아이유의 노래에 귀 기울이게 되는 건 그의 독보적인 음색, 편안하면서도 재기발랄한 멜로디의 영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바라보고 느낀 것들을 직접 가사로 쓰고 자신의 목소리로 전달할 때 전해지는 진심과 공감이 묵직한 울림과 진한 여운을 남기기 때문이다.
아이유 음악의 힘은 무엇보다 자신이 바라보고 느낀 것들을 직접 가사로 쓰고 자신의 목소리로 전달할 때 전해지는 진심과 공감이 묵직한 울림과 진한 여운을 남기는 것에 있다. /EDAM엔터 제공 |
지난 1월 27일 선공개한 'Celebrity'가 가온차트 6주 연속 1위 후 2주 연속 3위를 기록할 수 있는 동력은 노래 안에 담긴 이야기와 메시지 그리고 진정성이다.
'Celebrity'가 역대급 메가히트 기록을 써 내려가는 가운데 5번째 정규 앨범 'LILAC' 전곡 음원이 공개되면서 '줄세우기'가 완성됐다. 타이틀곡 '라일락'은 곧바로 멜론 등 각종 음원차트에서 1위에 올랐고 최근 역주행 신드롬 중인 브레이브걸스의 '롤린'(2위)을 건너 뛰고 26일 오후 멜론 기준(이하 동일)으로 10곡 전곡이 14위 이내에 포진해 있다.
아이유의 저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2011년 5월 발표한 자작곡이자 드라마 '최고의 사랑' OST인 '내 손을 잡아'는 최근 역주행을 시작하더니 17위까지 올라 왔고 2019년 발표한 'Blueming(블루밍)', 'Love poem(러브 포엠)', 지난해 발표한 '에잇'과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OST '마음을 드려요'도 톱100에서 대부분 상위권이다.
특히 'Love poem'은 510일 연속 톱100을 유지 중이고 'Blueming'은 493일, '마음을 드려요'는 404일, '에잇'은 323일 째다. 한 번 발표한 싱글이나 앨범의 타이틀곡들은 기본 1년 이상씩 롱런을 한다. 웬만한 인기 가수들도 한두 번 할까 말까 한 롱런이 아이유에겐 당연한 것처럼 보일 정도다.
그렇게 2021년 봄은 또 한 번 아이유의 노래들로 물들고 있고 20대를 지나온 아이유의 성숙한 감성은 활짝 꽃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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