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매점은 없었다"...배우 조한선의 '매점 껌셔틀' 논란(영상)
입력: 2021.03.25 07:00 / 수정: 2021.03.25 07:00

역곡중에서 만난 사람들 증언, "매점이요? 여기는 그런 거 없어요"

[더팩트 | 이한림 기자] "매점이요? 여기는 그런 거 없어요."

영화 '늑대의 유혹' 드라마 '스토브리그' 등에 출연한 배우 조한선(40)이 학교 폭력(이하 학폭) 가해 논란에 휘말렸다. 30여 년 전 조한선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학폭 폭로자의 연결고리는 다름아닌 '학교 매점'이다. 학폭 폭로자가 중학생 시절 동창생이었던 조한선에게 당시 매점 심부름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구체적인 증언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반면 조한선과 소속사는 '사실 무근'이라며 부인하고 나서 진실공방 양상으로 번졌다. 그러던중 조한선과 같은 시기에 학교를 다닌 동문 가운데 한 명은 "매점은 원래 없었다"고 주장했으며 제보도 이어졌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더팩트> 취재진은 지난 23일 경기도 부천 소재 역곡중학교를 찾아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학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거리두기 일환으로 한적한 분위기를 보였다. 교육부 지침에 따라 일부 학생들의 소수 등교가 이뤄졌지만 잔디가 깔린 운동장과 중앙 구령대에 5~6명 정도의 학생이 보였고 주변을 돌아다니는 사람도 드물었다.

먼저 학교 주변을 살폈다. 2차선 좁은 도로인 역곡초교 사거리에서는 빌라와 아파트, 역곡고, 역곡초 등이 보였지만 교문 건너편에 위치한 편의점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편의시설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 2001년 CF로 데뷔해 청춘스타로 발돋움한 배우 조한선은 2004년 영화 늑대의 유혹을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사진은 조한선이 2004년 늑대의 유혹 시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더팩트 DB
지난 2001년 CF로 데뷔해 청춘스타로 발돋움한 배우 조한선은 2004년 영화 '늑대의 유혹'을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사진은 조한선이 2004년 '늑대의 유혹' 시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더팩트 DB

편의점주에게 역곡중 매점의 존재 여부를 물었다. 안경을 고쳐 쓰며 생각을 더듬은 편의점주는 "학교 매점이요? 저기(역곡중)는 그런 거 없었어요"라고 대답했다. 학교 근처를 지나가는 행인 역시 매점과 조한선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 없다고 짧게 답했다.

곧장 학교 안으로 들어가 안내도를 살폈다. 급식실, 교직원식당, 가사실, 시설관리실 등은 별도로 존재했지만 매점은 없었다. 2000년 완공된 급식소가 위치한 학교 뒷문 쪽을 둘러봐도 매점을 찾을 수 없었다. 학교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만난 학교 관계자 역시 "매점이 없다"고 답했다.

구령대 옆에 앉아 있던 학생들에게 발걸음을 돌렸다. 매점이 있냐고 물었더니 "네. 없어요"라고 했다. 예전부터 없었냐는 질문에도 역시 "네"라고 답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학교에 매점이 없어서 불편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원래 없어서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교문 밖에 위치한 편의점 역시 하교를 해야 갈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학생들은 오랜 선배 조한선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조한선의 학폭 의혹은 앞서 7일 한 누리꾼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탤런트 조한선의 학교 폭력을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을 글을 올린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이 1990년대 중반 조한선과 중학교 때 같은 반이었으며 학폭 피해자라고 밝혔고, 학교 매점과 연관된 구체적인 증언을 이어가면서 폭로의 신빙성을 더했다.

A씨는 폭로글에서 "당시 축구부 선수였던 조한선은 오전 수업만 듣고 오후에는 운동을 하여 매일 4교시 수업만 하였는데 수업 중에는 계속 잠만 잤다.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 되면 잠에서 깨어나 일진들과 어울려 교실을 폭력의 도가니로 만들었다"며 "한번은 매점에서 껌을 사오라고 했는데 자신이 말한 브랜드의 껌이 없어 다른 것을 사가니 욕을 하며 폭력을 휘둘렀던 것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통X통X'를 사오라 했는데 그게 없어 대신 '비X즈'를 사가니 욕을 하며 폭력을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A씨는 폭로글과 함께 역곡중 졸업앨범을 올리면서 부천 출신의 조한선과 동문임을 밝혔다.

조한선과 조한선의 중학교 시절 학폭 의혹을 제기한 폭로자가 30여 년 전 함께 다녔다는 경기 부천 소재 역곡중학교의 모습. 19일 오후 역곡중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한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한림 기자
조한선과 조한선의 중학교 시절 학폭 의혹을 제기한 폭로자가 30여 년 전 함께 다녔다는 경기 부천 소재 역곡중학교의 모습. 19일 오후 역곡중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한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한림 기자

그러나 조한선의 학폭 폭로글의 중심이 된 학교 '매점'은 이날 취재 결과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조한선 역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댓글을 달고 억울함과 결백을 호소하고 있으며 소속사 미스틱스토리는 "사실 무근"이라 잘라 말했다.

폭로 사건 이후 조한선의 SNS에는 조한선의 지인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조한선의 결백 주장을 옹호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 A 씨가 조한선의 학폭을 주장한 폭로글에서도 여론은 조한선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폭로자를 지지하는 댓글도 일부 남아 있는 반면, 부천 출신에다가 조한선에 대한 과거 일화를 공개하는 사람들이 연이어 댓글을 달고 있다.

누리꾼들은 폭로글 댓글에 "부천 40년 살고 역곡중 나왔는데 저 소리 처음 듣는다. 무서워서 벌벌 떨고 소문날 정도면 왜 난 몰랐을까" "조한선이 학교 폭력? 그럴 깜냥이 되지 않은 사람이었다" "동창들이면 다 공감할텐데 그냥 잠자던 조용하고 까만 운동부 친구였다"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조한선은 2001 'OB라거' 광고로 데뷔해 청춘스타로 발돋움했다가 2002년 '논스톱3', 2004년 '늑대의 유혹'을 통해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종영한 SBS 화제작 '스토브리그'에서 4번타자 임동규 역을 열연하며 대중에게 존재감을 다시 어필했으며, 최근 MBC 드라마 '미쓰리는 알고 있다' 종영 후 다음 작품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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