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SBS 새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제작발표회가 17일 오후 열린 가운데 박성훈, 감우성, 장동윤(왼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 제공 |
신경수 감독 "좀비보다 악령에 가까워…'킹덤'은 좋은 참고작"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태종 이방원이 악령이 깃든 좀비와 싸운다. 태종을 비롯한 조선 왕실이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조선을 집어 삼키려는 악령에 맞서 백성들을 구한다는 다소 황당하면서도 독특한 설정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17일 오후 SBS 새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신경수 감독을 비롯해 태종 이방원 역의 감우성, 두 아들인 양녕과 충녕 역의 박성훈과 장동윤, 씬스틸러로 활약할 김동준, 정혜성, 서영희, 금새록, 이유비가 참석했다.
'조선구마사'는 북방의 순찰을 돌던 태종이 인간 위에 군림하려는 기이한 존재와 맞닥뜨린다는 설정에 '엑소시즘'이 가미된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 사극을 표방한다. 태종에 의해 봉인됐던 서역 악령이 조선에서 부활해 악령과 인간들의 핏빛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신경수 감독은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나라를 창업하고 이어서 세종에게 건내주는 태종의 입장이 편안하고 완벽했을까. 꿈과 이념이 두려움에 시달리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조선구마사'의 기획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고민의 코드를 악령으로 설정했고, 태종 역할에 오래 전에 봤던 영화 '알포인트' '거미숲' 등의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준 감우성이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신경수 감독은 감우성의 태종을 극찬했다. 신 감독은 "'조선구마사'의 태종은 중년에서 장년으로 넘어가는 단계다. 양녕과 충녕을 두고 후계를 정해야 하는 전체적인 고민부터 생시와 악령으로부터 조선을 구해야하는 직면 과제까지 (감우성은)아주 단호하고 냉철하게 해석하고 있다"며 "조선을 구해야 하는 군주의 모습과 카리스마 있는 액션 씬을 잘 소화해 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17일 '조선구마사'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신경수 감독(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과 출연 배우 감우성, 박성훈, 장동윤 등 이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SBS '조선구마사' 제작발표회 영상 캡처 |
감우성의 태종, 박성훈의 양녕, 장동윤의 충녕은 모두 조선시대 실존 인물이다. 조선 3대 왕인 태종 이방원의 역사는 드라마 '용의 눈물' '대왕세종' '뿌리깊은 나무' '정도전' '육룡이 나르샤' 등 국내 사극에도 단골 손님으로 등장했던 세계관이다. '육룡이 나르샤'는 신경수 감독의 작품이기도 하다.
여기에 악령이 깃든 좀비가 더해져 '조선구마사'가 탄생했다. 감우성, 박성훈, 장동윤은 실존 인물을 연기하면서 추가된 악령 세계관에 대해 부담감보다는 최대한 역사 왜곡을 피하고 새로움을 보여줄 것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고 이날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신경수 감독은 기획 초기 단계부터 '사극 좀비물'이라는 유사점으로 비교됐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에 대한 생각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신 감독은 ""킹덤'이라고 하는 훌륭하고 좋은 레퍼런스(참고물)가 있었다"며 "그걸 보며 우린 어떻게 다를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전했다.
이어 신경수 감독은 "'조선구마사'에는 강력한 힘을 가진 다양한 신, 여러 형태의 수 많은 악귀가 등장한다. 그들이 공격하는 방식 또한 다양하다. 그런 점들이 '킹덤'과 차별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선구마사'에 등장하는 좀비들은 단순히 지배된 신체를 넘어 영혼을 지배하고 조종하는 심령물에 가까운 이야기를 전한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신경수 감독은 "악령과 혈투가 이야기의 중심이지만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도 듬뿍 담겨 있다. 그 지점 놓치지 않았으면서 좋겠다. 장르 특성상 하드하거나 고어하고 잔혹한 장면들이 많은데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SBS 새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오는 22일 밤 10시에 첫 방송된다.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