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허경환의 동업자가 회사 자금 27억을 횡령한 혐의로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허경환은 "비싼 수업료"라며 담담한 심정을 밝혔다. / 임세준 기자 |
27억 횡령한 허경환 동업자 유죄 판결, 3년 6개월 징역형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코미디언 허경환의 동업자가 27억 원의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가운데 허경환은 씁쓸하면서도 담담한 심정을 털어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선일 부장판사)는 1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유가증권 위조 및 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양모씨에게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양씨는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허경환이 대표를 맡은 닭가슴살 식품 유통업체의 자금 27억 3000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식품업체에서 감사 직책을 맡았던 양씨는 회사를 경영하며 법인 통장과 인감도장, 허경환의 인감도장까지도 보관하면서 자금 집행을 좌우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양씨는 별도의 회사도 운영했다. 문제는 본인 회사에 돈이 필요할 때마다 식품업체에서 자금을 수시로 빼냈으며, 확인된 계좌 이체 횟수만 총 600여 차례에 달한다. 또한 허경환의 이름으로 주류 공급계약을 맺고, 약속어음도 발행해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사기죄도 추가됐다. 양씨는 지난 2012년 허경환에게 자신의 세금을 납부할 수 있게 도와주면 몇 달 안에 갚겠다고 말한 뒤 1억 원을 받고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양씨는 작년 3월 혈중알코올농도 0.211%의 만취 상태로 자동차를 몰아 음주운전을 한 혐의도 확인됐다.
재판부는 양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담당 판사는 "피해 회사의 회계와 자신이 운용하던 회사의 회계를 구분하지 않고 마음대로 뒤섞어 운영하면서 저지른 범행이다. 횡령액이 27억 원을 넘고 남은 피해 금액도 상당히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기로 편취한 1억 원은 범행 시점으로부터 9년이 다 되도록 전혀 갚지 않았다"며 "음주운전 역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상당히 높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 결과가 전해진 후, 허경환은 자신의 SNS를 통해 심정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개그맨은 웃음을 줘야지 부담을 주는 건 아니라 생각해서 꾹꾹 참고 이겨내고 조용히 진행했던 일이었는데 기사가 많이 났다"며 "이것 또한 관심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사건을 언급했다.
허경환은 "믿었던 동료에게 배신은 당했지만 믿었던 동료 덕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며 "좀 비싼 수업료지만 덕분에 매년 성장하고 회사는 더 탄탄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많이들 놀라시고 응원도 해주시고,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제 개그에 미소짓는 분들 감사드린다. 더욱 신경 써서 방송하고 사업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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