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온' 신세경, '인생 캐릭터' 만난 따뜻한 완주
  • 이한림 기자
  • 입력: 2021.02.05 09:00 / 수정: 2021.02.05 09:00
신세경은 4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런 온에서 오미주 역을 맡아 우리 곁에 있을 법한 청춘의 모습을 연기했다. /나무엔터스 제공
신세경은 4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런 온'에서 오미주 역을 맡아 우리 곁에 있을 법한 청춘의 모습을 연기했다. /나무엔터스 제공

[TF인터뷰] 신세경 "모든 분들이 작은 위로 느꼈으면"[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런 온'에서 오미주를 연기한 신세경은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의 상처를 딛고 사랑을 만나 단단한 어른으로 거듭난 미주를 통해 스스로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는 씩씩한 청춘을 그려냈다.

신세경은 4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런 온'(극본 박시현, 연출 이재훈, 제작 메이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지음)에서 영화 번역가 오미주를 연기했다. 작품은 미주가 육상선수 기선겸(임시완 분)을 만나 각자가 받아온 상처를 알아봐주고 사랑으로 서로의 결핍을 채워 나가는 로맨스 성장드라마이다.

'런 온'의 미주는 우리 곁에 있을 법한 현실적인 인물로 설정됐다. 불우한 과거를 보냈지만 솔직하고 부끄러운 것이 없어 늘 당당했다. 이처럼 자기만의 행복을 쌓아감과 동시에 주변 사람들의 고민도 품을 줄 아는 성숙한 면모도 있었다. 그렇게 미주는 완벽해 보였지만 내면은 황량하고 쓸쓸한 선겸을 안았다.

그러나 미주는 극중 선겸의 아버지 기정도를 만나 모든 것을 포기하는 순간이 있다. 선겸은 늘 당당했지만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린 미주를 안았다. 신세경은 변하기 시작한 미주의 감정들을 연기하기 시작했다.

신세경은 미주를 다독이기보다는 함께 달렸다. 스스로 미주에 대한 연민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촬영에 임했다고 전했다. 신세경의 연기는 작품 속 미주의 따뜻한 완주를 도왔다. 신세경은 자신의 연기보다 미주와 선겸이 우리 곁에서 투닥거리고 있는 느낌으로 기억되길 바랐다. '인생 캐릭터'를 만난 그녀도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이었다.

신세경은 런 온 제작진과 출연진을 비롯한 런 온을 함께 만든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나무엑터스 제공
신세경은 '런 온' 제작진과 출연진을 비롯한 '런 온'을 함께 만든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나무엑터스 제공

Q. 종영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작품을 함께 만드는 모든 이들이 '런 온'을 진심으로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정말 즐거운 6개월이었다.

Q. 미주를 연기하면서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리 드라마에는 예측 불가능한 이벤트가 늘 가득했다. 항상 뻔하지 않은 방향으로 캐릭터들이 움직이고 말을 하더라. 주인공의 불우한 성장 배경은 우리가 많이 보아온 드라마 속 설정이지만 미주가 살아가는 방식은 달랐다. 미주는 솔직하고 부끄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니까 연기를 하면서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촬영했다. 그리고 미주가 살아온 환경에 대해 매이 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들이 종종 등장한다. 그때에도 내가 고생하며 힘들게 자랐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의도는 0.1g도 담지 않았다. 미주는 동정받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늘 그렇게 의연하던 미주가 12부에서 기정도 의원에게 끔찍한 이야기들을 듣고 선겸에게 포기하겠단 말을 전할 때 그동안 꾹꾹 눌러 참아왔던 결핍의 감정들이 쏟아져 나와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Q. 배우 신세경이 연기한 오미주의 매력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포인트가 하나 있다. 바로 미주가 사과를 잘한다는 점이다. 미주는 방금 뱉은 모난 말에 대해서도 바로 사과할 줄 아는 멋쟁이다(웃음). 물론 배배 꼬아 말할 때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의 상황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점과 자신의 일도 무척 사랑한다는 점도 굉장히 좋다. 무엇보다도 오미주가 추구하는 사랑의 방식이 제일 마음에 든다. 서로를 잘 지켜가면서 사랑해야 한다는 가치관이 정말 건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드라마 속 명장면을 꼽자면?

한 장면만 꼽기 힘들 만큼 명장면은 정말 많다. 그래도 굳이 몇 장면을 고르자면 우선 2회 포장마차 신이다. 드라마 방영 전 편집실에 놀러 가서 그 신을 처음 봤을 때의 두근거림이 잊히지 않는다. 화면상으로는 마치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아주 여유 있고 몽글몽글해 보이지만 막상 촬영 때에는 느닷없이 내리는 비를 피하며 급히 찍느라 정신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대사량도 꽤 많고, 몹시 중요한 신이라 걱정 반 기대 반으로 편집된 내용을 보았는데 썸타는 남녀의 설렘이 그대로 담겨있더라.

그래서 정말 행복했다. 술 취한 선겸을 혼자 두고 잠시 사라졌던 미주가 다시 나타날 때, 그런 선겸의 시야 안으로 운동화를 신은 미주의 발이 한 발짝 걸어 들어오는데 세상에... 나도 미주가 너무 반가워서 외마디 비명을 지를 뻔했다. 선겸이 달리지 않는 것을 선택했던 3부 엔딩도 또 하나의 명장면으로 꼽고 싶다. '선겸의 삶에 있어서 그토록 강렬한 선택의 순간이 또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 순간 선겸의 언어를 미주가 통역해 주는 모습이 드라마가 표현하고자 하는 관계성의 온전한 형태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신세경은 런 온을 시청한 모든 사람들이 작은 위로를 받았다면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바람을 전했다. /나무엑터스 제공
신세경은 '런 온'을 시청한 모든 사람들이 작은 위로를 받았다면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바람을 전했다. /나무엑터스 제공

또 개인적으로는 미주가 열심히 일하는 장면들도 무척 맘에 든다.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나를 비롯한 작품 구성원 모두가 노력한 흔적이 잘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미주가 선겸에게 연고를 발라주는 신, 미주의 취중 고백에 선겸이 "그건 이미 하고 있는데"라고 답한 신, 아픈 미주에게 "없는 것 말고 있는 것 불러요"라고 선겸이 말한 신, "그림 뒤에 네가 있었나 봐"라는 대사가 나온 11회 엔딩신 등이 있다.

아! 마지막으로 이 신은 꼭 언급하고 싶다. 14부에서 지우 언니가 기정도를 향해 "내 인생 네 소품 아니야. 내 인생 주인공은 나야"라고 말하던 모습은 닭살이 돋을 정도로 멋지다.

Q. '런 온'을 통해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모습이 있었다면.

땅에 발 붙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연애의 단계 단계를 잘 표현해서 그 설렘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싶었다. 그렇게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시청하시는 모든 분들이 작은 위로를 느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바람도 가지고 있었다.

Q. 신세경이라는 배우가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는가?

음... 정말 어려운 질문이라 잘 모르겠다(웃음). 내가 어떻게 기억되길 바란다기 보다는 '런 온'이 종영하더라도 오미주라는 사람이 이 세상 어딘가에서 기선겸과 투닥거리며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Q. '런 온'한 미주에게 한 마디.

시즌 2 기다릴게. 보일 때까지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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