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발매된 지아의 '술 한잔 해요'가 2021년 경서xMJ 버전의 '술 한잔 해요'로 재탄생됐다. 남자의 마음이 더해져 좀 더 애틋한 서사가 그려진다. /프로젝트 리본, 느을 제공 |
[TF초점] 경서xMJ 버전 재탄생, 남자의 시선 더해져 더 애절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지아의 '술 한잔 해요'에 남자의 서사가 입혀지고 새로운 보컬을 만나 더 애처로운 '술 한잔 해요'가 탄생했다.
경서(경서예지)와 MJ(써니사이드)가 호흡을 맞춘 '리본 프로젝트' 두 번째 곡 '술 한잔 해요'가 지난달 31일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2009년 발매돼 사랑 받은 지아의 '술 한잔 해요'를 남녀의 독백 형식으로 확장한 가사와 서정적인 어쿠스틱 사운드로 재탄생된 곡이다. 애절한 무드는 그대로 가져가면서 서사를 통한 애처로움을 더했다.
지아가 부른 '술 한잔 해요'는 이별을 겪은 후 사랑을 잊지 못하고 애타게 기다리는 한 여자의 애달픈 슬픔과 가슴 깊은 절절함을 담았다. '리본 프로젝트'를 통해 재탄생된 경서와 MJ 버전의 '술 한잔 해요'는 남자의 시선이 추가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고 남녀의 교차되는 이야기를 통해 좀 더 먹먹하고 극적인 감성을 전한다.
경서가 부르는 노랫말은 원곡의 킬링 포인트들이다. '괜찮다면 나와요 우리의 사랑이 뜨겁던 우리의 사랑을 키웠던 그 집에서 먼저 한잔했어요/조금 취했나 봐요 그대가 내 앞에 있는 것 같아 바보처럼 자꾸 눈물이 나요/그대 마음이 차갑게 식어 갔듯이 따뜻했던 국물도 점점 식어가네요/술잔 속에 눈물이 마음속에 그대가 흘러넘치잖아'가 여자의 마음을 대변한다.
MJ는 여기에 남자의 마음을 입혔다. 그는 '가볍던 주머니 날 감싸주던 손길 하필 이제서야 생각이 나/우리 함께 자주 가던 사거리 앞 작은 술집 마주 앉은 애틋한 밤/몇 잔을 마셔도 너를 너를 잊지 못할 걸 알아/쓰디쓴 술잔에 기대면 네가 보였어/이 한 잔에도 금세 붉어 지던 두 볼/따스함이었어 너라는 계절은'이라고 허탈하게 마음을 내뱉는다.
어쿠스틱한 편곡에 맞춰 경서가 힘을 빼고 덤덤하게 먼저 마음을 꺼내놓으면 MJ가 상실감 뒤에 찾아오는 허탈함을 온 마음에 담아 답하는 형식으로 곡이 진행된다.
이렇게 진행되는 애틋한 서사 속에 원곡에는 없는 매력적인 소절이 생겼다. 경서에서 MJ의 목소리로 넘어가는 지점에 두 사람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술잔 속에 너를 가득 채워 그리움을 넘기네'라는 가사다. 애써 소리를 낸다기보다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어쩔 수 없이 스며 나오는 듯한 이 대목은 두 번 나오는데, 각자 덤덤하게 눌러 담은 애절함이 한 번에 증폭된다.
새로운 가사를 쓰고 곡의 프로듀싱을 맡은 MJ는 <더팩트>에 "원곡이 워낙 술이라는 진한 캐릭터가 담긴 명곡이고 구슬픈 느낌이 강했다. 밤에 어울리는 노래라고 느꼈다"며 "여기서 공감할 수 있는 연령 층을 낮추면서 폭넓게 감싸고 싶었다. 어디서든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방향으로 포커스를 두고 가사를 썼다"고 곡을 소개했다.
이어 "써니사이드 MJ의 음악 색인 설렘과 함께 공존하는 그리움을 담으려고 노력했고 원곡의 진한 여운보다는 여자의 여린 감정을 담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처럼 경서는 조금은 투박하지만 좀 더 풋풋한 느낌을 담아 지아의 무르익은 보컬과는 다른 매력을 냈다. '감성 래퍼'로 확실한 영역을 구축한 MJ는 랩은 물론이고 보컬에서도 특유의 애틋한 감성이 빛을 발했다. 꾸밈 없이 담백하게 토해내는 노랫말들이 마음에 쏙쏙 박힌다. 그 떨림은 두 사람의 숨소리까지 담아낸 섬세함과 만나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된다.
좀 더 트렌디하게 재탄생된 '술 한잔 해요'는 단번에 음악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다 이용자 수를 보유한 멜론에서 1일 일간차트 44위였고 2일엔 10계단 상승한 34위를 기록했다. 2일 일간차트 기준으로 지니뮤직에서는 2위, 벅스뮤직 4위다. 무엇보다 상승세에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또 경서는 지난해 경서예지로 발표한 데뷔곡 '사실 나는'(feat. 전건호)'에 이어 또 한 번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점에서, MJ는 자신의 감성이 여전히 통한다는 걸 보여줬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성과다.
한편, '리본 프로젝트'는 '새로 풀고 엮어 다시 만나다'란 슬로건과 같이 웹툰, 드라마, 영화 등 작품과 음원의 만남, 이전 발매됐던 숨겨진 명곡과 새로운 가창자의 만남 등 다양한 방식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2021년 현재 음원 소비층에게 또 다른 감성을 전달하며 공감을 유도하는 프로젝트다.
새로운 작품은 물론 기존 곡의 장점과 매력은 유지하고 새로운 편곡을 통해 확장된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단순 컬래버레이션이나 리메이크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kafk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