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경이로운 소문' 조병규, 우리가 알던 어떤 소년
입력: 2021.02.01 05:00 / 수정: 2021.02.01 05:00
조병규가 첫 주연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으로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줬다. 작품은 첫 회 시청률 2.7%로 시작해 상승세를 이어갔고 최종회 11%로 OCN 오리지널 드라마 최고 성적까지 갈아치웠다. 조병규는 이 성과를 자신의 공이 아닌 그저 작품을 잘 만난 복이라며 기분 좋게 웃었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조병규가 첫 주연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으로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줬다. 작품은 첫 회 시청률 2.7%로 시작해 상승세를 이어갔고 최종회 11%로 OCN 오리지널 드라마 최고 성적까지 갈아치웠다. 조병규는 이 성과를 자신의 공이 아닌 "그저 작품을 잘 만난 복"이라며 기분 좋게 웃었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미숙한 10대 소문, 사랑해주셔서 감사해요"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연타석 홈런이었다. 2019년 JTBC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타)로 종편 드라마 시청률의 새 역사를 썼고, 지난해 SBS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 연출 정동윤)로 존재감을 각인 시켜 팀의 막내로서 신인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매 행보가 빛나긴 했지만 당시 그는 조연이었기에 대중은 조병규가 얼마나 큰 잠재력을 지닌 배우인지 알 수 없었다.

올해의 조병규는 다르다. 첫 주연을 맡은 OC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극본 여지나, 연출 유선동)을 통해 주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확신으로 만들어냈다. 작품은 첫 회 시청률 2.7%(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해 꾸준히 상승 그래프를 그렸고 최종회 11%로 OCN 오리지널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첫 주연작의 엄청난 성공에도 "그저 작품 복이 타고났을 뿐"이라며 겸손한 면모를 보였다. 드라마 속 천진난만한 소년은 실제론 이처럼 내실 탄탄한 청년이다.

"'조병규가 나오면 무조건 잘된다'는 포장을 많이들 해주셨어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요행으로 좋은 결과들이 나온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해요. 작품의 성공은 대본과 연출, 연기를 하는 배우들, 현장 분위기까지 모든 게 다 합쳐져 만들어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경이로운 소문' 촬영을 하다가 그 모든 게 맞아떨어진다고 느낀 순간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때 '이 작품 잘 되겠구나' 싶었어요."

경이로운 소문은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이야기를 담은 히어로물이다. /OCN 제공
'경이로운 소문'은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이야기를 담은 히어로물이다. /OCN 제공

'경이로운 소문'은 소문(조병규 분) 도하나(김세정 분) 가모탁(유준상 분) 추매옥(염혜란 분)으로 구성된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소문은 카운터가 된 후 괴력, 사이코메트리 등 특별한 능력들을 얻게 된다. 10대인 그는 실수 투성이다. 그릇된 곳에 능력을 써 죄책감에 시달리고 이 과정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위기에 빠트리는 등 수 차례 무너진다. 그럼에도 차츰 성장해나가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 갔고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끌어냈다.

"소문이를 많이 사랑해주셨던 이유는 그 성장 과정이 잘 보여졌기 때문이라고 봐요. 어느 순간 소문이를 응원하는 수많은 보호자분들이 생겼다고 느꼈어요(웃음). 소년의 아픔과 트라우마, 성장을 섬세하게 연기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소문이를 응원하지 않으실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걸 보여드리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어요. 많이들 도와주셨지만 우리 카운터 선배들의 힘이 가장 컸어요."

조병규는 유준상 염혜란 김세정 등 함께 카운터로 활약한 배우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입에 올리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유준상 염혜란은 선배로서 관록을 보여줬고 김세정은 동료이자 동갑내기 친구로서 그를 자극했다. "함께하는 배우들을 보며 한 장면도 허투루 연기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말에는 그들을 향한 남다른 애정이 엿보였다.

조병규는 동료 배우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입에 올리며 존경을 표했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조병규는 동료 배우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입에 올리며 존경을 표했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저도 다른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함께했던 배우들 모두 부족함 없는 분들이었으니까요. 김세정 배우는 우리 드라마 제목처럼 참 경이롭다고 느꼈어요. 다재다능해요. 모든 능력이 다 최고치에 들어가 있는 친구라 참 부러워서 능력을 내가 가져가고 싶어질 정도였어요. 참 회의를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매일매일이 학습의 장이 됐더라고요."

2015년 KBS2 드라마 '학교 2015-후아유'의 단역으로 데뷔한 그는 대중의 눈길이 닿지 않는 캐릭터도 마다하지 않고 연기했다. 대사 몇 마디 던지는 게 전부일 때도 있었다. 그리고 어느덧 그가 출연한 작품은 80여 편이 넘어섰다. 지치지 않고 꾸준히 정진할 수 있던 비결을 물으니 "패배감"이라고 답했다. 자신은 결코 주연을 맡을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매 순간 연기에 매진했다. 시작은 비록 질척이는 감정이었을지라도 그 성과는 이렇게 빛난다.

"아직도 그렇지만 저는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를 했고 매 순간이 경쟁이었어요. 열패감, 시기, 질투, 자격지심이 저를 움직이게 했어요. 돌아보면 그 감정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것 같아요.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그 노력만큼은 자부해요. 그 외에는 작품 복이 타고났다는 것(웃음)? '경이로운 소문'도 그 복중 하나에요. 함께 작품을 만든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도 그렇고요."

조병규는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조금 더 어른스러운 모습의 소문이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OCN 제공
조병규는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조금 더 어른스러운 모습의 소문이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OCN 제공

'경이로운 소문'은 인기리에 종영해 두 번째 시즌 제작을 최근 확정했다. 첫 시즌의 배우들이 그대로 재회하게 될지는 결정 나지 않았다. 조병규가 출연하게 된다면 소년으로서의 성장을 끝낸 조금 더 완숙한 소문 캐릭터로 활약하게 될 전망이다. '경이로운 소문' 성공 후 많은 러브콜에 기분 좋은 고민에 빠져있을 그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벌써 궁금해진다.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조금 더 어른스러운 모습의 소문이가 될 거예요. 고등학생 소문이의 보호자 여러분께서 더 많은 사랑을 주시지 않을까요? 최근 많은 제안을 받고 있어요. 감사한 마음으로 많은 고민 중이에요. 그래서 '경이로운 소문' 애청자분들께 더 감사해요. 저는 큰 목표를 세우고 살진 않아요. 앞으로 그저 좋은 메시지가 담긴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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