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룡포' 원곡가수 강민주는 "첫 소절 도입부에서부터 힘을 빼고 감정을 충분히 담아낸 뒤 후반부에서 한을 내뿜듯 가슴 속 깊은 감성을 내뱉어내야 제대로 맛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더팩트 DB |
트로트가 밝고 젊어졌다. 최근 몇 년 사이 방송가에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서다. 전통적으로 중장년층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트로트 팬층도 훨씬 넓고 깊고 다양해졌다. 덕분에 잊혀졌던 곡들이 리바이벌 돼 역주행 신화를 만들기도 한다. 누구나 무명시절은 있기 마련이고 터닝포인트도 있다. 수많은 히트곡을 낸 레전드 가수들 역시 인생을 바꾼, 또는 족적을 남긴 자신 만의 인생곡에 각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단 한 두 곡의 히트곡만을 낸 가수들이라면 더욱 애틋할 수밖에 없다. 가수 본인한테는 물론 가요계와 팬들이 인정하는 자타공인 트롯 인생곡들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TV조선 '미스트롯2'서 김다현, 원곡 가수도 놀란 '완벽한 곡 소화'
[더팩트|강일홍 기자] "울림도 있고 깨달음을 갖게 해주는 노래예요. 자꾸 부를수록 어머니 품속 같은 푸근함에 깊이 빠져들곤 해요. 좋은 노래는 굳이 내세우지 않아도 언젠가는 평가를 받는 것 같아요."
'회룡포'는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미스트롯2'에서 국악소녀 김다현이 불러 전율을 느끼게 해준 노래다. 이 곡은 방송 당시는 물론 방송 직후에도 수백만 건의 조회수로 뜨겁게 회자됐다.
김다현은 본선 2라운드 '1 대 1 데스매치'에서 수준급의 강약 조절 가창력을 발휘해 찬사를 받았다. 그는 애절함의 극치를 보여준 '회룡포' 열창으로 2라운드 진에 발탁되는 등 오디션 대결 최강자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원곡 가수 강민주는 "어린 다현 양이 너무 완벽하게 곡을 소화해내 방송을 보면서 많이 놀랐다"면서 "첫 소절 도입부에서부터 힘을 빼고 감정을 충분히 담아낸 뒤 후반부에서 한을 내뿜듯 가슴 속 깊은 감성을 뱉어내야 제대로 맛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노래 제목이 된 회룡포는 지명 이름 중 하나다.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 일대에 있는 마을로, 회룡대에 올라가면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과 산봉우리로 둘러싸인 마을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육지의 섬으로도 불린다.
강민주는 경기 연천 출신으로 본명은 김화연이다. 87년 KBS 신인가요제에서 대상을 받고 그해 '여백'으로 데뷔했다. 정통트로트 스타일의 '회룡포'가 인생곡이 됐다. /강민주 제공 |
'내 것이 아닌 것을 멀리 찾아서 휘돌아 가는 그 세월이 얼마이더냐/ 물설고 낮설은 어느 하늘 아래 빈배로 나 서 있구나/ 세월아 그 욕심 더해가는 이 세상이 싫어 싫터라/ 나 이제 그곳으로 돌아가련다 내 마음 받아 주는 곳/ 아 어머님 품속같은 그곳 회룡포로 돌아가련다'
당초 이 노래는 작곡가 고경환이 작사 작곡 편곡까지 모두 마무리해놓은 상태에서 강민주와 인연이 닿았다. 저음은 물론 시원한 고음이 가능한 그의 허스키 보이스 매력이 맘껏 발산되고 표출되는 곡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당사자인 강민주는 많이 망설였다고 한다. 그는 "고장을 알리려는 의도로 노래가 만들어졌다고 해 특정 지역에 국한되면 히트곡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맘에 걸렸다"면서 "다만 노래가 워낙 괜찮았고, 누가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저한테 잘 어울리는 곡이라면 한 번쯤 저만의 색깔로 제대로 불러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민주는 경기 연천 출신으로 본명은 김화연이다. 87년 KBS 신인가요제에서 대상을 받고 그해 '여백'으로 데뷔했다. 이후 '로맨스 사랑' '내 사랑 연가' '톡톡 쏘는 남자' 등 다소 빠른 세미 트로트 곡을 많이 불렀다. 유일하게 부른 정통 트로트 스타일의 '회룡포'가 인생곡이 됐다.
'회룡포'는 TV CHOSUN '미스트롯2'(김다현) 외에도 '미스트롯1'(강혜민) KBS2 '트롯 전국체전'(최향) MBC '트로트의 민족'(김소연) 등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단골 레퍼토리가 될만큼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한 노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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