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작사 이혼작곡'이 오는 23일 첫 방송한다. '막장의 대모'라 불리는 임성한 작가의 신작이다. 그리고 이 드라마를 시작으로 다시 안방극장에 막장극 전성기가 열린다. /TV조선 제공 |
김순옥·임성한·문영남, '막장 대모' 3파전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소비하던 사람이 손가락질받던 장르인데 이제는 명백한 대세다. 2021년도 막장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채널을 고정시킬 전망이다.
TV조선은 오는 23일 새 토일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극본 임성한, 연출 유정준 이승훈)을, SBS는 내달 19일 새 금토드라마 '펜트하우스2'(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를, KBS2는 오는 3월 '오케이 광자매'(극본 문영남, 연출 이진서)를 첫 방송한다. 모두 2021년 상반기 드라마 팬들로부터 뜨거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먼저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제작 초기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MBC '보고 또 보고' '인어 아가씨', SBS '하늘이시여' 등 파격적인 전개의 작품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막장의 대모'라는 수식어를 얻은 임성한 작가의 복귀작이기 때문이다. 그가 드라마를 집필하는 것은 2015년 종영한 MBC '압구정 백야' 이후 약 6년여 만이다.
제목처럼 줄거리도 남다르다.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 그리고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다. 그동안 평가절하 받아왔던 결혼과 이혼, 불륜 등 자극적 요소들을 작품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첫 티저 영상부터 "부모님이 그렇게 가르치던가요? 남자 유혹해서 남의 가정 파탄 내라고?"라는 대사를 내보내며 날 선 치정극을 예고했다.
이지아 김소연 유진(왼쪽부터) 주연의 '펜트하우스'는 뜨거운 관심과 함께 두 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SBS 제공 |
'결혼작사 이혼작곡' 향한 기대감, '펜트하우스' 인기도 한몫
'결혼작사 이혼작곡'을 향한 기대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펜트하우스'의 영향도 한몫을 했다. 막장 요소가 가미된 드라마라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히트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 역시 SBS '아내의 유혹', MBC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등 특유의 파격적인 전개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김순옥 작가가 집필한다는 소식으로 초기부터 관심을 샀다.
이 작품은 100층 펜트하우스의 범접불가 퀸 심수련(이지아 분),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욕망의 프리마돈나 천서진(김소연 분), 상류사회 입성을 향해 질주하는 평범한 여자 오윤희(유진 분)의 갈등을 담았다. 치정과 살인, 재벌, 출생의 비밀 등 자극적인 요소를 꾹꾹 눌러 담았다. 예전이라면 막장이라는 오명이 뒤따르겠지만 이번엔 달랐다. 시청자들은 "휘몰아치는 전개"라는 반응과 함께 연신 채널을 고정시켰다. 지난해 1월 26일 9.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해 꾸준히 상승 그래프를 그렸고 최종회 28.8%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으로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과거 막장 드라마가 중장년층을 끌어들여 높은 시청률만 가져갔다면 '펜트하우스'는 이 성적에 화제성까지 가져갔다. CJ ENM이 발표한 2020년 12월 5주(2020년 12월 28일~2021년 1월 3일) 콘텐츠 영향력 지수에 따르면 '펜트하우스'는 418점으로 드라마와 예능 종합 1위에 올랐다. 2위의 tvN 토일드라마 '철인왕후'(271.6점)보다 무려 146.4점 앞선 대기록이다. 그리고 오는 2월 19일 두 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오케이 광자매'는 홍은희 전혜빈 고원희 김경남(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캐스팅을 확정했다. /나무엑터스, 팬스타즈컴퍼니, 제이알이엔티, 매니지먼트구 제공 |
'왜 그래 풍상씨' 문영남, 오는 3월 '오케이 광자매'로 출사표
임성한 김순옥에 이어 문영남 작가도 오는 3월 '오케이 광자매'로 출사표를 던진다. 문 작가 역시 KBS2 '왜그래 풍상씨', SBS '우리 갑순이', KBS2 같은 작품을 통해 고부간의 갈등과 불치병, 저소득층의 비애 등 자극적인 요소의 드라마로 매번 작품을 히트시켜왔다. 때문에 홍은희 전혜빈 김경남 고원희 등은 문 작가를 향한 남다른 신뢰를 내비치며 출연을 확정했다.
'오케이 광자매' 역시 휘몰아치는 전개가 예상된다. 제작진은 "부모의 이혼 소송 중 벌어진 엄마의 피살 사건, 가족 모두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며 시작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멜로 코믹 홈드라마"라고 작품을 소개 중이다. 이로써 임성한 김순옥 문영남까지 복귀하며 안방극장에는 '막장 대모 3파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소위 말하는 '막장 드라마'는 매우 전통적인 형태였지만 시청자들의 인식은 변했고 '이렇다 할 내용 없이 자극적인 내용으로 시청률만 좇는다'는 오명을 안게 됐다. 이후 로맨틱 코미디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물이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작년 초 JTBC '부부의 세계'에 이어 '펜트하우스'가 연달아 성공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자극적인 이야기긴 했지만 이전 막장극들과는 달리 큰 자본을 투입해 완성도를 높였고 시청자들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