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싱어게인', 인생을 담은 무대가 주는 감동
입력: 2021.01.13 05:30 / 수정: 2021.01.13 05:30
싱어게인은 1회 시청률 3.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해 11일 방송된 8회는 8.5%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참가자들의 진심이 담긴 무대가 시청자들의 마음에 닿은 결과다. /방송 캡처
'싱어게인'은 1회 시청률 3.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해 11일 방송된 8회는 8.5%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참가자들의 진심이 담긴 무대가 시청자들의 마음에 닿은 결과다. /방송 캡처

참가자들의 간절한 무대에 집중한 '싱어게인' 승승장구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진심을 다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쏟아낸 노래의 감동은 승패는 물론 그 어떤 것에도 비할 수 없다. '싱어게인'에는 간절함과 거기서 오는 감동이 있다.

지난해 11월 16일 첫 방송된 JTBC '싱어게인'은 '한 번 더'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이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돕는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1회 시청률 3.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해 11일 방송된 8회는 8.5%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국 참가자들의 무대가 시청자들의 마음에 닿은 결과다.

'싱어게인'은 찐무명, 재야의 고수, OST, 슈가맨, 홀로서기, 오디션 최강자 6개의 조로 참가자들을 나눴다. 이름을 감춘 참가자들은 스스로를 '나는 ( ) 가수다'라고 짤막하게 설명을 하는 과정을 거쳤고 그 외 사연들은 최소화됐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동시에 오롯이 무대에 집중하게 하는 장치였다. 참가자들 역시 오직 무대로 자신을 얘기했다.

단 몇 분의 무대에 모든 것을 꺼내 놓은 참가자들의 노래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언젠가부터 무대 공포증이 있었다던 47호는 첫 무대에서 음정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2, 3라운드를 거치면서 자기 스스로 세워놨던 단단한 벽을 부수기 시작했고 노래를 하기 위해 음악 외의 일들을 해야 했다는 10호는 깊이 있는 감성으로 자신의 세월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특히 47호는 지난 8회 방송에서 펼쳐진 4라운드에서 박효신의 '연인'을 선곡하면서 그간 마음에 힘이 없어서 자신 있게 소리를 내지 못했는데 이겨내고 싶다고 했고 대체불가인 음색에 딴딴한 고음까지 내지르면서 심사위원들을 감동시켰다. 또 하나의 벽을 깨부순 그의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고 결과는 올어게인으로 이어졌다.

29호도 마찬가지다. 첫 등장 때 정통헤비메탈 가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대중적인 스타일로 변화를 시도했고 한 음 한 음 가사 한 단어 한 단어를 정성스럽게 내뱉는 진정성 있는 노래로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4라운드에서는 자신의 헤비메탈 정체성까지 더해 차별화된 무대를 만들어냈고 올어게인을 받았다. 가창력뿐만 아니라 진심이 닿은 결과였다.

29호는 오랫동안 마니아적 성향이 짙은 헤비메탈을 하면서 형편이 넉넉하진 못했지만 늘 믿고 응원해준 아내 덕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했다. 톱10이 확정된 이후 그가 눈시울을 붉히며 아내에게 전한 고마움의 말은 그의 노래에 왜 그토록 처절함이 서려있었는지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싱어게인은 자신의 인생을 담은 참가자들의 무대와 심사위원들의 진심 어린 평가 그리고 이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는 제작진의 노력이 더해져 감동과 재미를 주고 있다. /방송 캡처
'싱어게인'은 자신의 인생을 담은 참가자들의 무대와 심사위원들의 진심 어린 평가 그리고 이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는 제작진의 노력이 더해져 감동과 재미를 주고 있다. /방송 캡처

11호도 있다. '이젠 웃고 싶은 가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불의의 사고로 멤버 두 명을 하늘로 떠나 보낸 레이디스코드 멤버다. 다시 웃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내는 그의 모든 무대는 묵직하다. 매 회 마지막 무대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 준비하는 아이돌 출신 37호와 59호,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33호의 간절함이 주는 감동도 크다.

여기에 파격적인 무대로 심사위원들을 충격에 빠뜨린 30호와 아날로그 감성과 트렌디함을 다 갖춘 63호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감성과 이야기는 감동적이기 어렵다. 4라운드까지 올라온 참가자들의 실력은 이미 검증이 끝났고 차별화된 음색과 개성까지 갖췄다. 제작진은 사연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고 시청자들이 이들의 실력과 감성에 설득이 됐을 때서야 하나씩 툭 던져놨다. 반감을 유발하는 감성팔이가 아닌 자연스럽게 몰입되는 드라마일 수 있는 이유다.

진심을 다한 이들의 무대를 더 돋보이게 만드는 건 제작진의 노력이다. 몇몇 오디션 프로그램이 보여준, 단기간에 밤을 새워가며 여러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긴장감 대신 충분히 고민하고 준비할 시간을 줘 본 무대의 긴장감을 높였다. 전체적인 무대 연출은 물론이고 백스크린에 펼쳐지는 특수효과까지도 정성스럽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무대가 없을 정도로 알차다.

다양한 장르와 세대로 꾸린 심사위원 조합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예능 경험이 가장 많은 규현이 툭툭 던지는 '깐족'은 긴장감 넘치는 무대들 사이에서 웃음을 안겨주고 김종진과 김이나의 진심을 듬뿍 담은 신선한 평가, 이해리와 선미의 '찐' 리액션, 송민호의 간단명료한 평과 감탄사들, 유희열 이선희의 연륜은 매 무대가 끝난 이후를 풍성하게 채운다.

'싱어게인'은 지난 11일 방송된 8회에서 15명의 참가자들을 5명씩 3개조로 나눠 4라운드를 진행했다. 각 조의 상위 3명이 톱10에 진출하고 다른 이들은 패자부활전을 거쳐 1명만이 합류한다. 톱10에 오른 참가자들은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무대에 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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