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가 2021년 시작과 함께 일일, 주말 최저 관객이라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향, 오후 9시 이후 영업 중지, 북극발 한파 등 여러 악재 때문이다. /남용희 기자 |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에 거는 기대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영화계가 코로나19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채 2021년을 시작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1월 둘째 주 주말(8~10일) 영화관을 찾은 관객은 총 8만 735명이다. 이로써 영화계는 2004년 영진위 집계 이래 최저 주말관객인 지난해 4월 둘째 주(10~12일, 9만8693명)의 기록을 갈아치운 최악의 성적표를 마주하게 됐다.
주말뿐만 아니다. 지난 4일 기록한 역대 최저 일일 관객 수(1만 4519명)도 11일(1만 776명) 기록으로 일주일 만에 갈아치우게 됐다. 이날 '원더우먼 1984'이 단 3107명 관객으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고 3위부터는 세 자릿수 관객에 그치는 기묘한 기록들도 탄생됐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 조치로 지난달 8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향상됐고 영화관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할 수 없게 됐다. 대부분의 영화 러닝타임이 2시간을 넘기는 만큼 영화관은 오후 7시부터 관객을 수용할 수 없다. 여기에 북극발 한파라는 악재까지 겹치게 됐다.
지난 11일 '원더우먼 1984'은 단 3107명 관객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작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연말 신작들이 대부분 개봉을 포기해 관객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12월은 그래도 연휴가 있어 상황이 좋았던 것 같다. 이제 연휴는 끝났고 유일한 기대작인 '원더우먼 1984'는 러닝 타임이 2시간 31분이라 평일 프라임 타임대에 관람이 불가능하다. 곧 일일 관객 1만 명 선도 무너질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영화계는 오는 16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만을 기다리고 있다. 오후 9시 이후의 영업이 다시 가능해진다면 조금 더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여기에 잠잠했던 신작 영화들도 개봉해 관객 상승세에 힘을 보탠다.
일본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감독 고토게 코요하루), 서영 주연의 '게임의 법칙: 인간사냥'(감독 이수성),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가 호흡을 맞추는 '세자매'(감독 이승원) 등이 1월 중 스크린에 걸리기 위한 준비에 분주하다.
'소울'은 오는 20일 개봉해 극장가에 활력을 더할 예정이다. /월트디즈니 코리아 제공 |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것은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감독 피트 닥터)이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된 조 가드너7(제이미 폭스 분)와 지구에 가고 싶지 않은 영혼 22(티나 페이 분)가 함께 모험을 떠나는 과정을 담는다. 당초 지난해 12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한 템포 쉬어가기로 했고 오는 20일 개봉을 확정했다.
특히 '소울'은 '몬스터 주식회사' '업' '인사이드 아웃' 등 한국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애니메이션을 탄생시킨 피트 닥터 감독과 캠프 파워가 공동 연출을 맡아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유명 뮤지션들이 참여해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모두 잡았다. 시사회에 이어 디즈니 픽사의 김재형 애니메이터 인터뷰를 진행하며 홍보에 매진 중이다.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예비 관객들의 관심을 입증했다.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극장가는 지난해부터 신작 수급 난항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기획전을 선보였다. 덕분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최선의 해결책은 관객을 끌어 올만한 신작이 개봉하는 것"이라며 "힘든 시기임에도 1월 말 개봉에 용기를 내준 배급사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는 더 많은 영화가 스크린에 걸려 관객 회복에 힘을 보태줬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