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이 '스위트홈'으로 돌아왔다. 늘 그랬듯 날선 액션을 펼치며 각양각색 괴물들과 맞선다. 그리고 이번에는 따뜻한 모성애까지 겸비해 그 활약이 더욱 두드러진다. /넷플릭스 제공

"괴물과 대결…지금껏 해온 액션과는 달랐죠"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어느 순간부터 자주 보게 되는 액션 퀸이다. 2019년 영화 '언니'로 납치된 동생을 되찾기 위해 일진들을 제압했고 지난해에는 MBC 'SF8-블링크'를 통해 탄탄한 근육을 과시하며 범죄조직을 소탕했다. 그리고 이번엔 무시무시한 괴물들과 맞선다.

이시영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극본 홍소리 김형민 박소정, 연출 이응복)에서 서이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작품은 그림홈이라는 아파트 주민들이 갑작스럽게 등장한 괴물들과 맞서 싸우며 생존하는 과정을 담는다. 극 중 특전사 출신 소방관 역을 맡은 이시영은 위협이 닥칠 때마다 가장 먼저 몸을 던지며 액션 퀸의 면모를 과시한다.

"원작 웹툰을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이게 과연 어떻게 만들어질까 굉장히 궁금하기도 했고요. 그냥 설레더라고요. 이 과정들이 영상으로 담길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요. 제가 맡은 서이경은 슬픔과 절망에 빠져있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살아야 할 목적이 생기게 되고 어떻게든 살아가요. 그걸 포인트로 잡고 연기했어요."

서이경은 겉보기에는 강하지만 나름의 사연을 품고 있는 캐릭터다. 남편과 갑작스럽게 사별해 절망에 빠지지만 배 속에 아이가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시영은 2017년 결혼해 이듬해 아들을 품에 안았다. 한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베테랑 배우로서 이시영은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다시 돌아온 액션 퀸. 이시영은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극본 홍소리 김형민 박소정, 연출 이응복)에서 특전사 출신 소방관 서이경 역을 맡았다. /넷플릭스 제공

"소중한 것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 저도 아이가 있으니 쉽게 공감했어요. 작품 속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이자 액션 적인 부분을 담당했어요. 그런데 거기에 집중하기보다는 내 소중한 걸 지키기 위해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다른 사람들처럼 나약한 존재이지만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요. 생명을 지켜야겠다는 집념을 중심으로 감정을 잡고 거기서 힘을 얻어 액션을 해봤어요."

이시영은 3개월 동안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노출이 있는 액션 장면이 있다는 것만 이야기가 됐을 뿐 어떤 시퀀스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영상에 어떤 부분이 부각될지 알 수 없었고 그래서 온몸의 근육을 키웠다. 촬영 2주 전 극단적인 식이요법까지 감행했다. 이시영의 노력 덕분에 성적 긴장감 대신 생존본능이 살아있는 '스위트홈'의 명장면이 탄생됐다.

"노출을 나쁘게 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하지만 소중한 걸 지키기 위해서는 저 같은 여자나 어린아이 노인 모두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작품에 나오는 제 근육을 컴퓨터그래픽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더라고요. 저도 좀 생소하게 느껴지는 근육들이 있어서 트레이너 선생님에게 영상을 보여드렸어요. 그런데 제 근육이 맞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컴퓨터 그래픽 아니고 저의 실제 근육이에요." 이시영은 "작품 속 내 근육들이 생소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이은혁 역을 맡은 이도현은 '스위트홈' 관련 인터뷰에서 "이시영에게 맞는 장면이 있었다. 복부를 맞았고 3초간 숨을 쉬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시영은 "그렇게 아픈 줄은 몰랐다.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웃음과 함께 해명을 늘어놓았다.

"정말 때릴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현장에서 감독님이 진짜로 때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했을 뿐이에요.(웃음) 도현이랑은 촬영이 끝나고 나서 친해졌어요. 당시에는 늘 긴장하고 있었고 '더 맞지 않으려면 한 번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다행히 추가 촬영은 없었어요."

이시영이 꼽은 서이경 캐릭터의 명장면은 후반부 거대한 몸집에 괴력을 자랑하는 '프로틴 괴물'과의 전투 신이다. 그린홈의 주요 캐릭터들은 차를 타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만 '프로틴 괴물'을 맞닥뜨려 위기에 놓인다. 서이경은 소방차를 끌고 그 괴물을 저지하며 사람들을 위기에서 구해낸다. 경험해본 적 없던 커다란 괴물과의 대결은 '액션 퀸' 이시영에게 짜릿한 쾌감을 안겨줬다.

이시영은 여전히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한다. "그저 운동하는 모습이 많이 비쳐지다 보니 액션 작품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제가 직접 소방차를 운전했고 그래서 긴장을 많이 했어요. 제가 하필이면 장롱이긴 하지만 면허가 있긴 하더라고요(웃음).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틈틈이 연습했어요. 급발진하는 장면도 있는데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어서 더 긴장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해왔던 액션이랑은 다르니까 더 인상 깊게 남았어요."

'스위트홈'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다음 시즌을 상상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직 제작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가능하면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단다. 이와 더불어 잠시 '액션 퀸'의 자리에서 내려와 대표작인 영화 '남자사용설명서'와 같은 로맨틱 코미디 작품 속 열연도 꿈꾼다. 무엇이 먼저가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어떤 작품이든 이시영에게는 그저 행복한 연기가 될 예정이다.

"코미디를 정말 좋아하고 사랑해요. 그냥 제가 운동하는 모습이 많이 비쳐지다 보니 액션 작품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아요. 하지만 속상하거나 하지 않아요. '이게 어디냐' 하는 마음?(웃음) '스위트홈' 시즌2도 좋아요.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들이 많아요. 서이경과 아이가 어떻게 됐을지, 그린홈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좋은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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