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리뷰] '스위트홈', 괴물로 '현혹'하고 열연으로 '압도'
입력: 2020.12.23 05:00 / 수정: 2020.12.23 05:00
스위트홈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넷플릭스를 통해 전 베일을 벗었다. 사람들의 욕망을 숙주로 삼은 괴물들이 점령한 한반도. 기발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K-크리쳐물의 탄생이다. /넷플릭스 제공
'스위트홈'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넷플릭스를 통해 전 베일을 벗었다. 사람들의 욕망을 숙주로 삼은 괴물들이 점령한 한반도. 기발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K-크리쳐물의 탄생이다. /넷플릭스 제공

송강·이진욱·이시영 열연으로 탄생한 K-크리쳐물

[더팩트 | 유지훈 기자] K-좀비물과 넷플릭스는 궁합이 좋았다. 그렇다면 K-크리처물(사람을 잡아먹거나 살해하는 괴물이 나오는 작품)은 어떨까. 색다른 작품의 탄생이 반갑지만 그만큼이나 아쉬움도 크다.

지난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 '스위트홈'(극본 홍소리 김형민 박소정, 연출 이응복)은 고등학생 현수(송강 분)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누적 조회 수 12억 뷰를 달성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주인공 현수는 은둔형 외톨이다. 가족을 여의고 홀로 살아남아 그린홈이라는 아파트에서 살아간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날을 스케줄러에 적어두고 그 순간을 기다린다. 하지만 갑자기 아파트에 정체불명의 괴물들이 등장한다. 현수는 아래층에 살고 있는 아이들을 구하기로 결심한다.

괴물화가 진행 중인 현수는 그린홈의 희망인 동시에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다. /넷플릭스 제공
괴물화가 진행 중인 현수는 그린홈의 희망인 동시에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다. /넷플릭스 제공

이 과정에서 현수는 자신 역시 괴물로 변해가고 있음을 직감한다. 어느덧 그는 괴물과 맞설 유일한 희망인 동시에 모두를 죽일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가 된다. 냉철한 의대생 이은혁(이도현 분), 특전사 출신 소방관 서이경(이시영 분), 살인청부업자 편상욱(이진욱 분) 등 1층에 모여든 각양각색 사람들은 현수를 중심으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스위트홈'은 2020년 넷플릭스의 대미를 장식한 K-크리처물이다. 마케팅 콘텐츠를 통해 원작 웹툰에서 튀어나와 생생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괴물들을 공개하며 기대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본편 속 괴물들은 다소 실망스럽다. 원작의 비주얼을 잘 살리긴 했지만 완성도가 높지 않아 이질적이다. 숙주의 욕망으로 발현되는 능력도 '프로틴 괴물'을 제외하면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스위트홈은 원작의 괴물들을 그대로 가져와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 괴물들이 보여주는 움직임은 다소 이질적이다. /넷플릭스 제공
'스위트홈'은 원작의 괴물들을 그대로 가져와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 괴물들이 보여주는 움직임은 다소 이질적이다. /넷플릭스 제공

괴물과 현수의 대결은 많은 부분이 생략된다. 현수 역시 괴물화가 진행 중이라는 설정이지만 후반부를 제외하면 그저 눈이 변하고 상처가 빨리 치유되는 데 그칠뿐이다. 결국 기대만 잔뜩 끌어올린 채 이를 제대로 보여주질 않는다. K-크리처물을 내세웠지만 시각적 재미를 채워주질 못하니 아쉬움이 남는다.

이 외에 단점들도 눈에 띈다. 가끔 보여주는 액션은 다소 허술하다. 장엄한 연출과 음악도 분위기를 살려내지 못한 채 따로 논다. 괴물들의 위협 속 사람들의 이야기도 부족하다. 인물이 너무 많아 주요 캐릭터를 제외하면 생략되는 부분이 많다.

이렇게 부족한 점이 많은데도 끝까지 보게 되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곁가지를 쳐낸 대신 주요 인물들은 살아있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성경을 읊고 진검을 휘두르는 정재현(김남희 분), 아름다운 기타 연주를 들려주는 윤지수(박규영 분), 툭툭 욕설을 뱉다가도 진솔한 매력을 꺼내는 이은유(고민시 분), 냉철한 20대 리더 이은혁, 악으로 악을 벌한다는 편상욱, 아픈 사연을 품고 있는 서이경 등 선택받은 캐릭터들이 펼치는 군상극이 꽤 좋다.

이시영 이진욱 김남희 고민시 안길강 박규영(왼쪽위부터 시계방향) 등 배우들의 호연은 스위트홈의 가장 큰 강점이다. /넷플릭스 제공
이시영 이진욱 김남희 고민시 안길강 박규영(왼쪽위부터 시계방향) 등 배우들의 호연은 '스위트홈'의 가장 큰 강점이다. /넷플릭스 제공

조금의 빈틈 없는 배우들의 연기도 두드러진다. 배우들 대부분 이전과 결을 달리하는 연기를 보여주니 계속해 시선을 빼앗는다. 후반부 현수가 능력을 발현하는 장면은 짧지만 강렬하다. 그래서 볼거리 풍성한 시즌2를 기대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또한 한국에서 시도된 적 없는 스타일의 작품인 만큼 참신함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다.

'스위트홈'은 열린 결말로 이야기를 매듭지어 두 번째 시즌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총 300억이 투입된 대작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성공해야 후속작 탄생이 가능하다. 우선은 청신호를 밝혔다. TV프로그램 글로벌 스트리밍 부문 3위(이하 플릭스패트롤, 21일 기준)를 차지했다. 한국을 포함한 싱가포르 대만 등 11개 국가 1위, 미국 7위, 스페인 프랑스 핀란드 등 유럽에서도 TOP 10에 이름을 올리며 순항 중이다. 인기를 이어나가 시즌2 제작이 확정된다면 K-크리처물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기념적인 작품이 될 전망이다.

한편 '스위트홈'은 총 10개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청소년관람 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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