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12월 영화계, 볼거리·관객 모두 잃다
입력: 2020.12.16 05:00 / 수정: 2020.12.16 05:00
서복 인생은 아름다워 걸 소울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워 위드 그랜파(왼쪽위부터 시계방향)가 12월 개봉을 모두 연기했다. 영화계는 이렇다 할 기대작 없이 12월을 맞이하게 됐다.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리틀빅픽처스, 월트디즈니 코리아, 에스엠지홀딩스, 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서복' '인생은 아름다워' '걸' '소울'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워 위드 그랜파'(왼쪽위부터 시계방향)가 12월 개봉을 모두 연기했다. 영화계는 이렇다 할 기대작 없이 12월을 맞이하게 됐다.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리틀빅픽처스, 월트디즈니 코리아, 에스엠지홀딩스, 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재개봉 특별전으로 빈자리 채우는 영화관

[더팩트 | 유지훈 기자] 12월 영화계가 꽁꽁 얼어붙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까지 논의 중인 최근인 만큼 뾰족한 해법도 없는 모양새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2020년 한국영화산업 가결산'을 발표했다. 이 자료에서 영진위는 12월 극장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93.4%까지 폭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및 3단계 격상 가능성, 이로 인한 관객 감소, 신작의 부재 등 수많은 악재에 따른 전망이다.

당초 12월 영화계는 화려한 신작 라인업을 구축해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공유 박보검 주연의 SF 대작 '서복'(감독 이용주), 류승룡 염정아가 부부로 호흡을 맞추는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감독 피트 닥터), 일본 극장 역대 흥행 2위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감독 고토게 코요하루), 할리우드 외화 '워 위드 그랜파'(감독 팀 힐) '원더우먼 1984'(감독 패티 젠킨스) '걸'(감독 루카스 돈트), 로맨스 장르의 '조제'(감독 김종관) '새해전야'(감독 홍지영) 등이 스크린에 걸릴 예정이었다.

12월 개봉 일정에 변경이 없는 것은 조제와 새해전야 원더우먼 1984(왼쪽부터)뿐이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12월 개봉 일정에 변경이 없는 것은 '조제'와 '새해전야' '원더우먼 1984'(왼쪽부터)뿐이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하지만 이 가운데 예정대로 개봉했고 앞으로도 일정에 변경이 없을 작품은 셋 뿐이다. '조제'와 '새해전야' '원더우먼 1984'를 제외하면 모두 연내 개봉 연기 소식을 전해왔다. 특히 '서복'과 '인생은 아름다워'는 마케팅 콘텐츠를 쏟아내고 배우들이 주요 예능프로그램까지 출연하며 홍보에 매진했음에도 결국 개봉 연기를 결정했다.

개봉을 연기한 배급사들이 낸 입장은 대동소이하다. "사회 전반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 "코로나19 바이러스 추가 확산과 이에 따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라며 작품을 기다려온 모든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추후 개봉 일정도 없다. 이미 올해 수 차례 코로나19 확산의 불확실성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일 터다.

개봉을 감행하는 두 편의 국내작은 모두 나름의 속사정이 있다. '조제'는 제작 배급을 맡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가 한국 영화 사업 철수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개봉 일정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새해전야'의 경우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엔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일주일'을 담아낸 연말을 겨냥한 작품이다. 올해 작품을 공개하지 않으면 내년 연말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CGV는 오는 17일부터 재개봉작만을 상영하는 별★관을 오픈한다. /CGV 제공
CGV는 오는 17일부터 재개봉작만을 상영하는 '별★관'을 오픈한다. /CGV 제공

그나마 기대를 걸만한 영화는 할리우드 외화 '원더우먼 1984'다. 코로나19 여파 이후 좀처럼 스크린에서 마주할 수 없었던 히어로 영화다. 1984년을 배경으로 새로운 적과 만난 원더우먼(갤 가돗 분)의 활약을 그린다. 오는 17일 시사회에 이어 23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수입 배급을 맡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는 "일정에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신작 가뭄을 앞두고 영화관은 다시 기획전과 재개봉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CGV는 오는 17일부터 전국 32개 지점에 재개봉작만을 상영하는 '별★관'을 오픈해 신작의 빈자리를 채운다. 이 외에도 주요 멀티플렉스는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를 비롯해 '라라랜드'(감독 다미엔 차젤레), '러브 액츄얼리'(감독 리차드 커티스), '러브레터'(감독 이와이 슌지) 등 연말 분위기를 살려낸 명작 로맨스를 재개봉한다.

코로나 3차 대유행으로 영화관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할 수 없게 됐고 황금 시간대라고 할 수 있는 7시대 상영이 불가능해졌다. 영진위 집계 결과 14일까지 12월 극장을 찾은 하루 평균 관객은 4만 2341명이다. 11월(11만 9851명) 대비 35% 포인트를 겨우 웃도는 수치다. 처참한 성적표와 함께 관객도 이렇다 할 신작도 없는 12월 영화계 풍경은 황망함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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