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산후조리원' 엄지원, '딱풀이 엄마'가 준 공감
입력: 2020.12.07 00:00 / 수정: 2020.12.07 00:00
엄지원이 최근 엄마들의 공감을 한몸에 받았다.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에서 워킹맘 현진 역을 맡으면서다. 격렬한 출산부터 모든 것이 서툰 초보 엄마의 면면을 다채롭게 그려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엄지원이 최근 엄마들의 공감을 한몸에 받았다.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에서 워킹맘 현진 역을 맡으면서다. 격렬한 출산부터 모든 것이 서툰 초보 엄마의 면면을 다채롭게 그려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행운 주어진다면 시즌2로 돌아오고 싶어"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최근 안방극장이 충격에 빠졌다. tvN에서 '산후조리원' 엄마들의 이야기가 적나라하게 펼쳐졌기 때문이다. 출산을 경험했던 누군가에게 전화해 "진짜 저래?"라고 묻게 되는 디테일이 살아 숨 쉬는 작품이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도 똑같은 마음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연기에는 주저함이 없었고 새로운 생명을 마주한 듯 경이로웠다.

엄지원은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산후조리원'(극본 김지수, 연출 박수원)에서 주인공 현진 역에 분했다.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단 커리어 우먼 캐릭터에 적응도 잠시 그는 양수를 흘리며 산부인과로 향한다. 천국과 같은 무통, 지옥과 같은 진통에 이어 저승사자를 마주한 끝에 그는 아이 '딱풀이'를 품에 안는다. 이후 산후조리원에 들어가 행복이 찾아왔다고 생각했으나 본격적인 고생은 그곳에서 시작된다.

현실보다 먼저 출산을 먼저 경험하게 될 작품이었다. 엄지원은 망설임 없이 '산후조리원'을 택했다. 드라마는 적나라한 산후 이야기를 그대로 가져갔고 그 대신 코미디 요소를 대폭 첨가했다. 그래서 엄지원의 활약은 빛났다. 출산 전 관장의 굴욕은 물론 엉거주춤한 걸음걸이까지 모두 소화해냈다. 8회라는 짧은 호흡으로 이야기는 매듭짓게 됐지만 그의 열연은 오래도록 회자될 예정이다.

Q. 코믹 멜로 액션까지 모두 소화하며 또 하나의 '인생캐'를 경신했다.

"이렇게까지 뜨거운 반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동시대에 살고 있는 평범한 한 여자의 성장 이야기라는 관점에서 내가 느꼈던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 기쁘다. 함께 울고 웃어 주시고 공감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종영 후 '잘 끝났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 있다. 이번 작품은 '다시 모일 수 있을까?'라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극 초반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으로 등장한 엄지원은 1회 만에 초보 엄마가 된다. /tvN 제공
극 초반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으로 등장한 엄지원은 1회 만에 초보 엄마가 된다. /tvN 제공

Q. 공감 키워드를 제대로 잡고 간 드라마였다.

"바로 내 옆에 그리고 내 삶 속에 있지만 그래서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이야기다. 그 이유 때문에 친근하게 느끼신 것 같다. '저거 내 이야기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좋아해 주지 않으셨나 생각이 든다. 촬영하면서 출산이나 육아에 경험이 없으신 분들도 좋아해 주실까 우려도 있었다. 특히 실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다. 감사하게도 많이 사랑해 주셔서 기쁘다."

Q. 오직 출산을 중심으로 여성의 감정 변화부터 워킹 맘, 모성애 등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없었던 소재를 다뤘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은데.

"대본이 재미있었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부 저승사자 신을 읽고 욕심이 났다. 아이를 낳다가 생사의 경계에 놓이지만 불굴의 의지로 돌아오는 모습이 캐릭터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았다. 현진의 경우 드라마틱한 감정들을 가지고 있기도 하면서 정극과 코미디를 넘나들며 중간중간 상상신들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지점이 재미있었다. 배우로서 항상 연기를 하면서 조금 더 보여주고 싶은데 현진이는 그런 부분들이 가능했다."

Q. 작품을 위해 4kg을 증량했고 특수분장까지 하면서 열연을 펼쳤다. 배우로서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을 것도 같다.

"증량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놀랐다. 산모 같아 보이기 위해 어느 정도 살을 찌우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보는 사람들이 '진짜구나'라고 느끼기 위한 약간의 노력이었다. 많은 분들이 리얼하다고 해 주셔서 만족스러웠다."

엄지원은 작품을 통해 출산을 먼저 경험하게 됐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엄지원은 작품을 통해 출산을 먼저 경험하게 됐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Q. 아직 출산과 육아 경험은 없는데 소화하기 힘들지 않았나. 이번 드라마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면서 특별히 얻은 깨달음이나 새롭게 배운 점이 있다면?

"만약 내가 엄마가 된다면 처음이지만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고, 경험했던 사람처럼 느껴질 것 같다. 대본에 '현진이 불편해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인다'는 지문이 있었다. 지문 그대로 불편한 듯 연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험을 해본 지인들에게 어디가 불편한지, 어디가 아픈 건지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자문을 구했던 게 현장에서 연기할 때 도움이 됐다. 출산 신 같은 경우 적나라하게 나오진 않지만 다큐멘터리를 참고하기도 했다."

Q. 남편 김도윤 역을 맡은 배우 윤박과 유쾌한 케미가 두드러졌다.

"8부작으로 비교적 짧은 작품이다 보니 처음에 알콩달콩한 부부연기가 낯간지럽기도 했다. 하지만 윤박 배우도 워낙 코미디를 잘하고 욕심이 많아서 애드립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실제 윤박이라는 사람이 도윤이 같은 순수한 면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더 좋은 케미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Q. '산후조리원'에서 가장 공감이 갔던 장면 혹은 명장면은 무엇인가.

"재미있는 짤 들을 생산했던 다양한 패러디 장면들도 좋았지만, 출산을 한 뒤 '오현진의 인생은 끝났다'고 말하며 눈물이 한 방울 툭 떨어지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찍기 전에 떠올린 이미지 컷을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지만 잘 나왔다. 또 삼바 신 전에 엄마를 바라보며 '나와 같은 마음으로 나를 바라보는 한 사람이 있다'라는 내레이션이 기억에 남는다. 다 튼 입술에 물을 적셔주는 엄마의 모습도 너무 좋았다. 또 상무인 내 위치를 흔드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 대놓고 견제를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알렉스를 보고 반응하는 현진의 모습도 재미있게 잘 그려진 것 같다."

엄지원은 행운이 주어진다면 시즌2를 통해 시청자분들을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tvN 제공
엄지원은 "행운이 주어진다면 시즌2를 통해 시청자분들을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tvN 제공

Q. 지금까지 여성 중심의 서사가 있는 진취적인 캐릭터로 여성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샀다. 그리고 '산후조리원'이 다시 한번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배우로서 어떤 의도가 있는가.

"책임감보단 사명감이 있다. 작품을 선택할 땐 내가 하고 싶은가 하고 싶지 않은가 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내가 느끼고 있는 걸 하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늘 있다. 여성이 극을 끌어나가는 이야기들이 생긴 게 정말 몇 년 되지 않았다. 그 안에서 조금은 다른 것, 주체적인 걸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중 늘 새롭고 재미있는 장르에 대한 갈증이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방향이 맞는 작품을 만나면 하려고 한다."

Q. 끝으로 '산후조리원'이 어떤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나. 그리고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전하자면?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공감하고 또 좋아해 주셔서 그 자체로 행복하다. 행운이 주어진다면 시즌2를 통해 시청자분들을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시청자분들이 저희 작품을 떠올렸을 때 '이런 소재의 재미있는 드라마가 있었지'라고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다가오는 연말 건강하고 따뜻하게 보내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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