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콜'·'차인표'·'승리호', 넷플릭스 行…득일까 실일까
입력: 2020.11.29 00:00 / 수정: 2020.11.29 00:00
넷플릭스가 콜 차인표 승리호(왼쪽위부터 시계방향)라는 신작 영화 라인업을 구축했다. 세 작품은 촬영을 마친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극장 개봉일을 잡지 못해왔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가 '콜' '차인표' '승리호'(왼쪽위부터 시계방향)라는 신작 영화 라인업을 구축했다. 세 작품은 촬영을 마친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극장 개봉일을 잡지 못해왔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장 초기 선점…기회로 돌아올 것"

[더팩트 | 유지훈 기자] 2020년 말 세 편의 영화가 넷플릭스를 택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등을 떠밀린 모양새지만 단순히 제작비 회수를 위한 타협이라고 치부하긴 이르다.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는 최근 연달아 세 영화의 독점 공개를 공식화했다. 27일 '콜'(감독 이충현)을 시작으로 내년 1월 1일 '차인표'(감독 김동규)을 선보인다. 그리고 '승리호'(감독 조성희) 역시 조만간 공개 날짜를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세 작품 모두 오랫동안 영화 팬들 입에 오르내렸을 뿐 개봉을 계속해 미뤄왔다. '콜'은 지난해 4월, '차인표'와 '승리호' 역시 '콜'과 같은 해 9월 11월 크랭크업했다. 편집과 후시 녹음 CG처리 등 후반 작업 기간을 감안해도 다소 긴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셈이다.

세 영화가 개봉 시기를 조율하는 동안 코로나19가 극장가를 강타했다. 관객 수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세 작품은 거취를 결정하지 못했고 2020년 연말까지 내몰리게 됐다. 그리고 최근 넷플릭스 공개를 통한 제작비 회수를 택했다.

박신혜는 올해 9월 #살아있다로 넷플릭스 영화 콘텐츠 조회수 1위를 기록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신혜는 올해 9월 '#살아있다'로 넷플릭스 영화 콘텐츠 조회수 1위를 기록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신혜는 최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콜'의 넷플릭스 공개와 관련해 "극장에서 느낄 수 있는 사운드와 스릴 전반적인 색감을 전해드리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콜'이 공포 스릴러 장르인 만큼 영화관에서의 관람보다는 몰입이 덜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터다.

앞서 그는 주연을 맡은 영화 '#살아있다'로 올해 9월 넷플릭스 영화 콘텐츠 조회수 1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 관객이 자신의 작품을 봐주는 즐거움을 다른 배우들보다 먼저 만끽했다. 이 때문인지 "'콜'이 전 세계 190여 개국 관객에게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분명한 강점"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차인표'의 제작사 어바웃필름의 김성환 대표 역시 박신혜와 비슷한 생각이다. "한국 영화가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는 시점"이라며 "신선한 아이디어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차인표'가 넷플릭스를 타고 한국 및 해외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게 되어 고무적이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때문에 넷플릭스를 택한 모양새가 됐지만 분명 두 사람의 말대로 전 세계 관객에게 선보인다는 장점도 무시할 수만은 없다.

'승리호'는 가장 먼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한국 대작 영화다. 제작비만 약 240억 원이 투입됐다.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 선원들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한국 최초의 우주 SF 블록버스터라는 점 때문에 영화 팬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널찍한 스크린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 SF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나볼 수 없게 됐다.

승리호는 이번 영화를 시작으로 웹툰 게임 드라마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IP를 확장할 예정이다. /카카오M 제공
'승리호'는 이번 영화를 시작으로 웹툰 게임 드라마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IP를 확장할 예정이다. /카카오M 제공

당초 '승리호'는 이번 영화를 시작으로 웹툰 애니메이션 게임 드라마 등 플랫폼과 포맷을 확장하는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 콘텐츠로 기획됐다. 작품을 전 세계에 공개하고 발빠르게 그다음 콘텐츠를 준비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차선책이다. '승리호'의 제작 배급을 맡은 메리크리스마스 역시 넷플릭스 공개를 두고 "국내 관객은 물론 전 세계 관객들에게 가장 성공적으로 '승리호'를 선보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자신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영화 독점 공개 시 제작사에 어느 정도의 돈을 주는지 정확히 발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손익분기점을 조금 웃도는 금액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익을 넘기는 게 어려운 최근 시장을 감안하면 괜찮은 선택이다. 물론 흥행에 성공할 경우 제작비 대비 몇 배의 수익을 거둬온 이전을 돌아보면 아쉽긴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의 수익 대신 미래를 생각한 투자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관람 형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넷플릭스 시장을 미리 선점해두는 게 좋다고 본다. 해외 관객에게 한국 영화를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기회다. '승리호'의 경우 IP의 확장성을 염두에 둔 작품이다. 넷플릭스는 영화관보다 관객 접근성이 높아 추후 공개될 콘텐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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