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앨범 'BE (Deluxe Edition)' 발매[더팩트 | 정병근 기자] 빌보드 핫100 1위라는 역사를 쓴 방탄소년단(BTS)은 이제 그래미를 꿈꾼다. 11년 전 싹을 틔운 꿈은 곧 현실로 이뤄진다.
방탄소년단이 20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알림 2관에서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새 앨범 'BE (Deluxe Edition)'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초반 30분 정도 진행한 기자간담회는 전 세계 온라인 생중계됐고 이후 질의응답은 참석한 미디어 대상으로만 이뤄졌다.
이날 단상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일곱 명이 아닌 여섯 명이었다. 슈가는 지난 3일 좌측 어깨 부위의 파열된 관절와순을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고 이날 함께 하지 못했다.
"형이 이 자리에 없어서 허전하다. 건강이 제일 큰 목표이자 좋은 것 아닌가 한다. 건강히 활동해야 좋은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다. 멤버들이 건강 관리를 잘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는 제이홉의 말이 더 크게 와 닿았다.
목표를 묻는 질문들에서도 슈가 이야기가 나왔다. 그간 방탄소년단은 향후 목표를 묻는 질문을 많이 받았고 그때마다 슈가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해 왔다. 그리고 그것들을 '도장깨기' 하듯 모두 이뤘다. 미국 빌보드200 1위, 스타디움 투어, 핫100 1위 등이다.
진은 '더 이루고 싶은 것'을 묻자 "이런 질문은 이 자리에 없는 슈가가 주로 답변하던 것인데"라며 "더 이루고 싶은 것을 솔직하게 말하자면 핫100 1위라는 성적도 있었지만 조금 더 욕심을 내서 곧 발표하는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올라 가서 우리의 이름이 불렸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초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협업 무대를 했다. 슈가는 'Dynamite(다이너마이트)'로 핫100 정상에 오른 뒤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엔 '그래미 어워즈'에서 단독 무대를 하고 싶다. 수상도 하면 좋겠지만 일단 그 무대에서 우리의 노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63회 그래미 어워즈'는 오는 25일(한국시간) 후보를 발표한다. 개최는 내년 2월 1일이다. 그간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등 세계의 수많은 시상식에서 수상을 했지만 '그래미 어워즈'는 방탄소년단에게 "어렸을 때부터 꿨던 꿈"이라 좀 더 특별한 의미다.
그 시작은 2009년 연습생 시절이다. 멤버들은 2009년 '제51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티아이(T.I.), 릴 웨인(Lil Wayne), 엠아이에이(M.I.A)., 제이지(Jay Z)가 함께 퍼포먼스를 하는 흑백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대체 어떤 무대인지 궁금했고 그때부터 그래미를 향한 애정은 쑥쑥 자랐다.
RM은 "그래미에 얽힌 이야기들을 찾아보면서 왜 이렇게 아티스트들이 그래미를 꿈꾸는가에 대해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막연하게 그래미는 최고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의 성장기에 가장 큰 발자국을 남긴 무대였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어워즈'를 노려볼 만큼 성장했다. 4개 앨범 연속 빌보드200 1위를 했고 핫100 총 3주 1위를 밟았다. 외신들은 방탄소년단이 후보에 오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에 앞서 새 앨범 'BE (Deluxe Edition)'로 활동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킬 예정이다.
이번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멤버들의 참여도다. 데뷔 앨범부터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들의 시각과 생각을 녹이며 공감대를 형성한 방탄소년단은 이번엔 작사·작곡뿐만 아니라 분야별로 총괄 담당자를 정해 기획 단계부터 앨범 디자인과 뮤직비디오에 이르기까지 전반을 책임졌다.
그렇게 완성한 'BE (Deluxe Edition)'는 타이틀곡 'Life Goes On(라이프 고즈 온)'을 비롯해 '내 방을 여행하는 법', 'Blue & Grey(블루 앤 그레이)', 'Skit(스킷)', '잠시', '병', 'Stay(스테이)', 'Dynamite' 총 8트랙이 수록됐다.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모두가 무력감을 느끼는 현 상황에서 불안하고 두렵지만 "그럼에도 이겨내야 한다"는 복잡한 감정을 꾸미지 않았고 8트랙을 통해 2020년, 지금을 살아가는 솔직한 감정과 생각, 나아가 앞으로 계속 살아가야 하는 '우리'라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했다.

타이틀곡 'Life Goes On'은 감성적인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가 특징인 얼터너티브 힙합 장르의 곡으로 가사에는 열심히 달리다가 멈춰 설 수밖에 없는, 원치 않는 상황에 맞닥뜨렸지만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라는 위로의 메시지를 담았다.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다.
RM은 "가장 핵심적으로 얘기하고 싶은 주제를 담았다. 'Dynamite' 이전부터 제작했다. 뿌리가 같다. 우리는 우리가 지금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을까와 해야만 하는가에서 출발한다. 'Dynamite'는 우울한 기운을 떨치고 희망을 드리고 싶었고 'Life Goes On'은 진중한 위로를 건넨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슈가 제이홉 지민 뷔의 '내 방을 여행하는 법',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 중심의 팝 발라드 'Blue & Grey', 펑키한 리듬을 기반으로 한 레트로 팝 '잠시', 올드스쿨 힙합 장르 '병', RM 진 정국의 'Stay', 핫100 1위 발표 소식을 듣고 감격한 순간을 담은 'Skit'이 앨범을 풍성하게 채운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23일 오전 9시(한국시간) 개최되는 '2020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신곡 'Life Goes On' 무대를 처음 공개한다. 이들은 '팝/록 장르 페이보릿 듀오/그룹(Favorite Duo/Group)'과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Favorite Social Artist)'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우려도 있었지만 방탄소년단은 철저하게 대비했다. 사진 기자와 취재 기자 거리두기를 위해 2곳을 대관했고 건물에 들어서기 전 문진표 작성, QR코드 인증, 발열 체크, 손 소독, 몸 소독을 해야 했다. 건물 내 행사장 입장 전에 또 한 번 발열 체크를 했다.
기자간담회 장 내에는 큼지막한 개인 테이블 100여 개가 일정 간격에 맞춰 놓여 있었다. 앞 사람과 거리는 최소 2m, 옆 사람과는 1.5m 이상이었다. 또 진행요원들이 여러 명 배치돼 코와 입을 정확히 다 가리도록 올바른 마스크 착용 상태를 안내하고 체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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