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AKMU, 영리하고 진솔한 변화
입력: 2020.11.19 05:00 / 수정: 2020.11.19 05:00
AKMU가 지난 16일 싱글 HAPPENING을 발표했다. 정규 3집 항해 이후 1년 2개월 만의 신곡이다. /YG 제공
AKMU가 지난 16일 싱글 'HAPPENING'을 발표했다. 정규 3집 '항해' 이후 1년 2개월 만의 신곡이다. /YG 제공

싱글 'HAPPENING' 발표, 이 곡에 담긴 의미들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남매 듀오 악뮤(AKMU)가 다음으로 향할 수 있는 징검다리를 놨다.

악뮤가 지난 16일 싱글 'HAPPENING(해프닝)'을 발표했다. 앨범이 더 익숙한 악뮤는 정규 3집 '항해' 이후 1년 2개월 만의 신곡으로 싱글을 택했다. 다음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펼치기 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전, 자연스러운 전개를 위한 완충제 혹은 징검다리 같은 싱글이다.

악뮤는 '항해' 이후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음원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대로 안주할 수도 있지만 그건 진솔한 악뮤의 모습이 아니었다.

"누구나 고등학교 때와 지금이 다르다. 꾸미는 법도 배우고 가치관도 변하니까 사람이 변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도전적인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 음악을 듣는 분들은 '다른 거 했네'지만 우리는 '이렇게 커가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정도이지 않을까 한다"(이찬혁)

악뮤는 2013년 악동뮤지션으로 SBS 'K팝스타 시즌2'에 출연해 신선한 시각과 재기발랄한 가사, 그리고 색깔 있는 음악으로 사랑받았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게 벌써 7년 전이다. 나이를 먹고 성장하면서 그에 맞게 음악도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했다. 신곡 'HAPPENING'도 그 과정 속에 있다.

'HAPPENING'은 이별의 감정을 다룬 전작의 타이틀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거지'의 연장선에 있는 곡이다. 갈기갈기 찢기고 한없이 약해졌지만 그렇지 않은 척 행동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악뮤는 그런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안타까움과 묘한 매력을 바라봤다.

'한 번의 눈빛으로 사랑하기엔 우린 너무 여려/다음 번에 만나면 못 본 척하고 지나쳐줘 Baby/You just my happening(유 저스트 마이 해프닝)'/쓸데없는 미련으로 인해 바보 같은 추억 하나 남아있지 않게 Oh oh'('HAPPENING' 중)

HAPPENING은 항해에서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 이별 이후 찾아오는 감정의 소진에 대하여 잠깐 짚고넘어가는 곡인 동시에 악뮤의 스타일 변화를 예고하는 곡이다. /YG 제공
'HAPPENING'은 '항해'에서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 이별 이후 찾아오는 감정의 소진에 대하여 잠깐 짚고넘어가는 곡인 동시에 악뮤의 스타일 변화를 예고하는 곡이다. /YG 제공

아련함은 뮤직비디오에서 더 짙다. 길거리, 버스정류장, 수족관 등 이수현이 가는 곳곳에서 사람들과 시설들이 화려하게 빛났다가 사라지는 반복을 통해 행복했던 감정과 이별 후의 감정을 표현했다. 해골로 변한 연인, 품 안의 선인장 등은 이찬혁의 이별 후 소진돼 버린 감정을 표현한 장치다.

'HAPPENING'은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거지'에서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 이별 이후 찾아오는 감정의 소진에 대하여 잠깐 짚고넘어가는 곡이다.

동시에 악뮤의 스타일 변화를 예고하는 곡이기도 하다. 'HAPPENING'은 이찬혁과 이수현이 함께 하지만 분리돼 있다. 1절, 2절 파트를 확실히 구분했고 뮤직비디오에서도 마주치지 않는다. "전작 이후로 노력하는 부분은 서로의 캐릭터를 잘 살리려는 것"이라는 방향성을 담은 선택이다.

악뮤 음악의 독보적인 강점 중 하나는 일상을 바라보는 섬세하면서도 독특한 시선이다. 이는 공감과 함께 신선한 충격을 준다. 나이를 먹으면서 이찬혁 이수현 두 사람의 삶에도, 가치관에도 자연스럽게 변화가 생겼지만 진솔한 시선과 표현은 그대로다.

"우리는 더 어린 척이나 어른스러운 척을 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거다. 사람으로 성장한다면 똑같이 음악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이수현)

이전과 차이가 있다면 딱 세월의 흐름만큼 음악에도 변화와 깊이가 생겼다는 것. 억지스러운 변화가 아니기에 대중은 여전히 이들의 음악에 공감하고 몰입한다. 그런 의미에서 'HAPPENING'은 악뮤가 늘 해왔던 음악인 동시에 새로운,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드는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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