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정(왼쪽)은 '애비규환', 안희연은 '어른들은 몰라요'로 관객을 만난다. 각각 f(x), EXID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던 두 사람은 파격적인 캐릭터를 열연하며 배우로서 활동 2막을 연다. /더팩트 DB |
'애비규환' '어른들은 몰라요'로 영화 주연 도전
[더팩트 | 유지훈 기자] 걸그룹 f(x) 정수정(크리스탈), EXID 안희연(하늬)이 영화 주연 배우로 도약한다.
정수정은 12일 개봉한 영화 '애비규환'(감독 최하나)을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2009년 걸그룹 f(x)로 데뷔해 MBC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을 시작으로 꾸준히 배우로서 정진해왔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스크린 주연을 맡게 됐다.
정수정은 당당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꾸려가는 스물두 살 토일 역을 열연한다. 평범한 캐릭터는 아니다. 5개월 차 임산부로 변신해 불룩한 배로 관객을 맞이한다. 영화는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한 정수정의 비주얼을 홍보 콘텐츠로 활용해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앞서 언급한 '볼수록 애교만점'을 비롯해 SBS '상속자들'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tvN '하백의 신부' '슬기로운 감빵생활', OCN '플레이어' 등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정수정이다. 하지만 '연기돌'이라는 꼬리표는 늘 그를 따라왔다. f(x)로서의 성과는 그에게 배우라는 기회를 줬지만 그만큼이나 많은 편견을 동반했다.
'애비규환'을 통해 정수정은 임신 5개월차 임산부 역을 맡는다. /리틀빅픽처스 제공 |
정수정은 '애비규환' 제작발표회에서 "임산부 역할을 제안을 받았을 때 한숨을 쉬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욕심을 내려놓았고 무대 위 도도한 매력의 정수정을 지웠다. 운동을 멈추고 하루 네 끼를 먹으며 몸을 불려 임산부 토일 캐릭터를 완성했다.
EXID 출신 안희연 역시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했다. 그는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로 스크린 주연 데뷔를 앞두고 있다. 정수정이 캐릭터의 파격성이라면 안희연은 여기에 뜨거운 소재까지 더했다.
작품은 10대들의 리얼한 생존기를 그리며 뜨거운 논란을 불러온 '박화영'의 이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0대 임산부가 된 세진(이유미 분)이 자신의 '유산 프로젝트'를 이루기 위해 동갑내기 친구들과 무리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안희연은 무리의 일원인 주영으로 분해 세진과 함께 거리를 떠돈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제 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 초청돼 미리 관객들을 만났다. 평단의 지지가 이어졌고 한국영화감독조합 메가박스상 KTH상 등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불편한 소재를 다루는 만큼 흥행은 미지수인 작품이다. 안희연은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나름의 용기를 낸 셈이다.
안희연은 '어른들은 몰라요'에서 주영 캐릭터를 맡아 비행소녀로 변신한다. /리틀빅픽쳐스 제공 |
정수정과 안희연 모두 아이돌 그룹으로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냈다. f(x)는 SM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는 차세대 걸그룹으로 입지를 다졌고 EXID는 '위 아래'로 '음원차트 역주행' 돌풍을 일으켰다. 전속계약을 마친 두 사람은 각각 에이치앤드엔터, 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에 둥지를 틀었다. 모두 배우 매니지먼트의 성격을 띤 회사인 만큼 연기자로서 두각을 나타내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언제나 멋지게 보이고 싶다는 열망은 다수 연예인들의 공통사다. 하지만 정정과 안희연은 배우로서 도약하기 위해 그 열망을 내려놓고 임산부와 비행소녀가 됐다. 최근 각자 쌓아 올린 필모그래피는 진정성에 있어 합격점이다. 이제는 각자 갈고 닦은 연기력을 보여주며 아이돌 출신이라는 이미지를 한 꺼풀씩 벗을 차례다.
tissue_hoon@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