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순순희-경서예지, 음원차트 신데렐라
입력: 2020.11.04 05:00 / 수정: 2020.11.04 05:00
순순희(위)와 경서예지가 각각 지난 5월과 4월 발표한 서면역에서와 사실 나는으로 역주행을 하며 음원차트 톱100에 진입했다. /공식 SNS 및 홈페이지
순순희(위)와 경서예지가 각각 지난 5월과 4월 발표한 '서면역에서'와 '사실 나는'으로 역주행을 하며 음원차트 톱100에 진입했다. /공식 SNS 및 홈페이지

'서면역에서' '사실 나는'으로 혜성처럼 등장

[더팩트 | 정병근 기자] 2018년 데뷔한 순순희와 올해 데뷔한 경서예지. 아직은 낯선 두 팀이 콘크리트 같은 음원차트를 뚫었다.

많은 가수들이 1차 목표로 음원차트 톱100 진입을 내건다. 그만큼 진입조차도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런 음원차트에 최근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순순희와 경서예지다. 11월 1일 멜론차트에서 순순희의 '서면역에서'는 34위, 경서예지의 '사실 나는'은 97위다.

순순희의 '서면역에서'가 차트에 등장한지는 이미 한 달이 넘었다. 이후 꾸준히 조금씩 순위가 상승하며 30위권까지 왔다. 경서예지는 순위보다 더 놀라운 게 있다. '사실 나는'이 이들의 데뷔 곡이다. 데뷔 곡부터 별다른 미디어 홍보도 없이 그 어려운 음원차트 톱100에 진입했다.

공통점은 역주행이다. '서면역에서'는 지난 5월 5일, '사실 나는'은 4월 12일 공개됐다. 미디어 노출은 물론이고 기사조차 몇 개 없을 정도로 홍보가 없었고 대중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곡들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수면 위로 올라오기까지 계절이 2번 바뀌었다.

순순희는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뭘 해서 (순위가) 올랐는지 우리도 궁금하다, 역주행 반응이 보이기에 SNS 마케팅을 했다고 말했다. /영상 캡처
순순희는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뭘 해서 (순위가) 올랐는지 우리도 궁금하다", "역주행 반응이 보이기에 SNS 마케팅을 했다"고 말했다. /영상 캡처

먼저 9월 말, 순순희에게 마법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서면역에서'가 톱100에 진입하더니 반짝에 그치지 않고 우직하게 위로 올라갔다. 오히려 더 최근인 7월 26일 발표한 신곡 '불공평'은 당일 452위에 오른 뒤 아예 저 멀리 사라졌다. 그 사이 '서면역에서'는 꾸준히 입소문을 탔다.

기태, 미러볼, 윤지환 3명이 뭉친 순순희는 2018년 4월 디지털 싱글 '참 많이 사랑했다'를 발표했다. 이후 '많이 아파', '모두 잠든 그 시간, 널 생각한다', '그런거있잖아', '광안대교'를 차례로 내놨고 그 다음이 '서면역에서'다.

'서면역에서'는 '광안대교'의 연장선상에 있는 곡이다. 부산에서의 추억이 담겨있는 장소에서 그리움과 진심이 담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담았다. '광안대교'가 멜론에서 175위로 자체 최고 순위를 달성하자 연작 느낌으로 곡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주목을 받은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그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방송과 SNS 마케팅이 거들었다.

순순희는 6월 29일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해 길에 쓰러진 할아버지를 발견, 심정지임을 확인한 뒤 군대에서 배운 심폐소생술로 살린 일화를 공개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때부터 '서면역에서'가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후 시작한 SNS 마케팅이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순순희는 지난달 24일 유튜브 채널 '낙낙상가'에 출연해 '서면역에서'의 인기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순순희는 "뭘 해서 올랐는지 우리도 궁금하다", "역주행 반응이 보이기에 SNS 마케팅을 했다. 돈이 없어서 신용카드로 할부 결제했다", "광고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SNS 마케팅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에 대해서는 "어떤 상품이건 출시를 하면 마케팅을 한다. 음악도 마찬가지"라고 항변했다.

경서예지는 한상원 프로듀서와 먼데이키즈 이진성의 지원 속에 본인들만의 색깔을 알리기 시작했다. 사진은 10월 발표한 왜 변하니 재킷. /에버그로우 제공
경서예지는 한상원 프로듀서와 먼데이키즈 이진성의 지원 속에 본인들만의 색깔을 알리기 시작했다. 사진은 10월 발표한 '왜 변하니' 재킷. /에버그로우 제공

경서와 예지로 구성된 경서예지는 300명이 넘는 인터넷 오디션을 거쳐 한상원 프로듀서에 의해 발굴된 여성 듀오다. 먼데이키즈 이진성과 한상원 프로듀서가 이들의 데뷔 곡 '사실 나는'을 프로듀싱했다. 현재 에버그로우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전건호가 피처링에 참여했다.

경서예지는 10월 1일 2번째 싱글 '왜 변하니'를 발표했다. '왜 변하니'는 남자의 변심으로 인해 상처받은 여자의 마음을 호소력 있게 노래한 곡이다. 지난 2015년 작곡가 한상원과 이진성이 작곡해 놨던 곡을 2020년 경서예지만의 스타일로 재창조했다.

신곡 '왜 변하니'를 발표했는데 오히려 데뷔 곡 '사실 나는'이 인기다. 발매 당시 멜론 차트 1000위에 겨우 들었던 '사실 나는'은 신곡 발표 소식을 전하기 약 일주일 전인 9월 중순부터 순위가 오르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톱100 안에 들어왔다.

역주행의 계기는 이진성이다. 확실한 팬 층을 기반으로 음원 강자로 자리매김한 그는 '사실 나는' 발매 직후 이 곡을 커버한 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했다. 이 영상은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9월 들어 조회 수가 증가하기 시작하자 SNS에 공유했고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관심이 자연스럽게 경서예지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점으로 '사실 나는'은 역주행을 시작했고 곧바로 나온 '왜 변하니'도 그 효과를 좀 봤다. '왜 변하니'는 발매 당일 149위에 올랐다.

지난해부터 국내 음악 시장 최대 화두는 사재기와 SNS 마케팅이다. 음원차트는 사재기 의혹을 막고자 차트 개편을 단행했다. 또 다른 화두는 SNS 마케팅이다. 마케팅을 한다고 해서 다 잘 되는 건 아니고 결국 대중의 선택을 받아야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지만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

순순희와 경서예지가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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