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성적 대상화 장면 시정 촉구'. 대한간호협회 측은 6일 오후 공식입장을 통해 "지난 5일 뮤직비디오에서 멤버 제니(사진)가 간호사 캡과 짧은 치마, 높은 하이힐 등 간호사 복장을 착용한 장면에 대해 공개 사과와 시정 조치를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YG엔터에 보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
대한간호협회 "간호사 성적 대상화 풍조" vs 소속사 YG "왜곡시선 우려"
[더팩트|강일홍 기자] 대한간호협회가 블랙핑크의 신곡 'Lovesick Girls' 속 간호사 성적 대상화 장면에 대해 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왜곡된 시선이 쏟아지는 것에 우려한다"고 밝혀 갈등 해소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측은 6일 오후 공식입장을 통해 "지난 5일 뮤직비디오에서 멤버 제니가 간호사 캡과 짧은 치마, 높은 하이힐 등 간호사 복장을 착용한 장면에 대해 공개 사과와 시정 조치를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YG엔터에 보냈다"고 밝혔다. 간호사를 성적 대상화 시킨 것이라는게 협회 측의 주장이다.
YG 엔터테인먼트는 이날 "뮤직비디오 중 간호사와 환자가 나오는 장면은 노래 가사 'No doctor could help when I’m lovesick'을 반영한 것이고, 특정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반면 대한간호협회는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가사의 맥락과 상관없는 선정적인 간호사 복장을 뮤직 비디오에 등장시킨 것은 예술 장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간호사에 대한 성적 대상화 풍조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선정적인 장면을 예술로 포장해서는 안된다"고 재차 시정을 요구했다.
논란이 일면서 소셜 미디어와 커뮤니티에서는 '명백한 성적 대상화'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사진은 올초 블랙핑크 로제와 제니(가운데), 지수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할 당시 모습. /더팩트 DB |
블랙핑크는 지난 2일 첫 번째 정규 앨범 'THE ALBUM'을 발매, 타이틀곡 'Lovesick Girls'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공개된 지 나흘 만에 1억 뷰를 클릭하며 뜨거운 화제를 모은 블랙핑크의 신곡 뮤비에는 '어떤 의사도 상사병을 낫게 해 줄 수 없다'는 내용의 가사와 함께 간호사 복장의 가수가 등장한다. 지금은 착용하지 않는 간호사 모자와 타이트한 스커트 의상, 긴 손톱, 빨간 하이힐 차림까지 실제보다 더 도드라지게 표현됐다.
논란이 일면서 소셜 미디어와 커뮤니티에서는 '명백한 성적 대상화'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고, 보건의료노조도 논평을 통해 '파급력이 큰 대중문화가 잘못된 이미지를 반복해 만들어낸다면 의료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간호 노동자가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은 더 커질 것'이라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간호사에 대한 대중문화 콘텐츠의 왜곡된 표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4년 간호사 유니폼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 한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논란을 빚었다. 2008년엔 짙은 화장에 노출을 한 간호사를 담은 또 다른 가수의 뮤직비디오는 논란이 일었고 소속사가 해당 장면을 삭제한 바 있다.
eel@tf.co.kr
<다음은 대한간호협회가 6일 오후 밝힌 공식입장이다>
대한간호협회(신경림 회장)가 그룹 블랙핑크의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 내 간호사 복장(코스튬) 장면에 대해 시정 조치를 요구한 것과 관련,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는 6일 "제작진이 해당 장면의 편집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논의 중에 있다"고 입장문을 보내왔다.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5일 뮤직비디오에서 멤버 제니가 간호사 캡과 짧은 치마, 높은 하이힐 등 간호사 복장을 착용한 장면은 간호사를 성적 대상화 시킨 것’이라며 공개 사과와 시정 조치를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YG엔터에 보냈다.
YG엔터는 입장문을 통해 "먼저 현장에서 언제나 환자의 곁을 지키며 고군분투 중인 간호사 분들에게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며 "특정한 의도는 없었으나 왜곡된 시선이 쏟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뮤직 비디오도 하나의 독립된 예술 장르로 바라봐 주시길 부탁한다. 각 장면들은 음악을 표현한 것 이상 어떤 의도도 없었음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고 했다.
대한간호협회는 이에 대해 "가사의 맥락과 상관없는 선정적인 간호사 복장을 뮤직 비디오에 등장시킨 것은 예술 장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간호사 성적 대상화 풍조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글로벌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사회적 책임을 무겁게 느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왜곡된 간호사 이미지를 심어주는 풍토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이같은 선정적인 장면을 예술로 포장해서는 안된다"고 재차 시정을 요구했다.
간협은 특히 "세계보건기구가 올해를 간호사의 해로 지정한 것은 간호사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전 세계가 나선 것"이라며 "코로나 방역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 간호사들의 권익을 개선시키기는커녕 사기마저 저하시킨 결과를 초래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