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5일 동안 방송가는 트로트와 비대면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KBS는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MBC는 '아이대'와 '아멍대', '볼빨간 라면연구소'를 방영했고 KBS '랜선장터', SBS'는 '랜선 집들이 전쟁-홈스타워즈', '방콕떼창단', TV조선은 '트롯 어워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를 각각 선보였다. /각 방송사 제공 |
'나훈아 콘서트' 29%로 최고 시청률 기록
[더팩트|이진하 기자] 올해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은 트로트와 비대면이 두 축을 이뤘다. 특히 트로트는 나훈아부터 설운도, 이미자, '미스터트롯'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차세대 트로트 가수로 떠오른 임영웅까지 추석 안방극장을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과 흥을 선물했다.
여기에 코로나19 대확산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요즘 비대면 집들이, 장보기 등 콘셉트의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을 찾았다. 또 2016년 선을 보였던 '아이돌 스타 선수권 대회'는 '아이돌 e스포츠 선수권대회'와 '아이돌 멍멍 선수권대회'로 대체됐다.
'가황' 나훈아의 비대면 콘서트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29%의 시청률을 기록해 추석 특집 중 가장 많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KBS 제공 |
◆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29% 시청률도 독보적 1위
지난해부터 이어진 트로트 열풍은 올 추석도 여전했다. KBS2는 추석 연휴 첫 날인 지난달 30일 오후 8시 30분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이하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를 방송했다. <더팩트>의 [단독] '가황' 나훈아, '신비주의' 깨고 15년 만에 TV 복귀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았다.
이 프로그램은 나훈아가 직접 기획해 주목받았다. 나훈아는 데뷔 후 첫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하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국민들에게 위로를 전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비대면 콘서트는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방송 시청률은 29.0%였다.
폭발적인 관심에 KBS 제작진은 콘서트의 비하인드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3일 밤 긴급 편성했다.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은 나훈아에게 "비대면 콘서트는 안 한다고 할 것 같았다"고 말하자 나훈아는 "보이지도 않는 이상한 것(코로나19) 때문에 물러설 수 없다"고 답했다.
이밖에 비하인드 영상에서 보였던 나훈아의 발언은 여러 방면으로 화제를 모았다. 나훈아는 "국민의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 없다"며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왕이나 대통령은 본 적이 없다"고 말해 정치권 관계자들은 관련 발언을 쏟아내는 등 이목을 집중시켰고 이 방송은 18.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트로트 열풍을 이끌었던 TV조선은 지난 1일 '2020 트롯 어워즈'를 선보여 신·구 세대의 트로트 가수를 집결시켰다. /TV조선 '2020 트롯 어워즈' 캡처 |
◆ 방송사 트로트로 '대동단결' 5% 이상 시청률로 선방
트로트의 부흥을 잇는 TV조선은 지난 1일 '2020 트롯 어워즈'를 선보였다. '미스터트롯'의 주역인 임영웅이 첫 MC를 맡아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기에 송대관, 현철, 태진아, 김연자 김수희, 하춘화, 남진, 나훈아, 설운도, 주현미, 장윤정이 '트롯 100년 가왕상'을 받으며 서로를 축하했다.
트로트 거장 외에 새롭게 트로트 열풍을 일으킨 '미스터트롯' 주역 영탁, 이찬원,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등이 함께해 트로트의 새로운 세대교체를 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트로트 거장과 샛별이 함께한 '2020 트롯 어워즈'는 22.4%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반영했다.
JTBC는 지난2일 '히든싱어6' 설운도 편을 편성해 5.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 편이었던 김종국 편보다 1.8%p 증가하며 선전했다. MBC는 정규 방송을 앞두고 있는 '트로트의 민족'을 지난 3일 선공개해 10.7%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파일럿 프로그램 외에 정규 방송으로 전파를 탄 트로트 특집 방송도 눈길을 끌었다. SBS는 지난달 30일 '트롯신이 떴다2-라스트 찬스'를 선보여 3.2% 시청률을 보였다. MBN은 '추석특집 보이스트롯'을 2부작으로 편성해 박세욱, 김다현, 홍경민, 김창열 등 26명의 출연진이 '보이스'팀과 '트롯' 팀으로 나눠져 한판 대결을 펼쳤다.
MBC는 '먹방'과 '아이돌'을 내세운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KBS는 지역 농산물 활성화를 위해 '랜선장터'를 열었다. SBS는 '랜선 집들이 전쟁-홈스타워즈'와 '방콕떼창단'으로 비대면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각 방송사 제공 |
◆ '먹방'부터 '집들이'까지 비대면 파일럿 프로 시청률은 미미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방송가는 앞다투어 비대면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과거 다수의 스타들이 스튜디오와 야외에서 한복을 입고 게임부터 먹방, 기행을 선보였던 것과 달라진 분위기다. '거리두기'를 위해 방청객도 없고 스태프도 최소 인력으로 진행하는 등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저조했다. 지난 2016년 9월 첫 선을 보인 MBC 명절 간판 프로그램 '아이돌 육상선수권 대회'는 계주, 리듬체조, 씨름, 풋살, 양궁 등을 할 수 없게 되자 '아이돌 e스포츠 선수권대회'(이하 '아이대')와 '아이돌 멍멍 선수권대회'(이하 '아멍대')로 나눠 방송을 진행했다.
1일에 방송된 '아이대'는 아이돌 게임 마니아들이 총출동했다. 슈퍼주니어 신동, 트로트 가수 홍진영이 MC를 맡았고 국내외 엄청난 팬층을 보유한 최정상급 아이돌들이 총출동해 스포츠 게임 대결을 펼쳤다. 이 방송은 2.1%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다음날인 2일 방송된 아이돌의 반려견 체육대회 '아멍대'는 3.5%의 시청률 나타내 지난해 '아육대'(4.5%, 5.2%)의 시청률보다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이밖에도 MBC는 지난달 29일과 30일에 방영한 '볼빨간 라면연구소'를 통해 전국민의 입맛을 저격하는 라면 레시피와 먹방을 선보였다. 특히 오뚜기 함영준 회장의 장녀이자 배우 함연지가 출연해 주목을 받았으며 시청률은 3%, 3.1%를 기록했다.
SBS와 KBS는 '비대면'에 중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SBS는 3일 살림꾼 스타들과 함께 '랜선 집들이 전쟁-홈스타워즈'를 선보였고 각종 인테리어 노하우를 전수했다. 4일에는 비대면 음악 추리 예능 '방콕떼창단'이 전파를 탔으며 각각 1.5%, 3.4%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는 지난 1일 '랜선장터-보는 날이 장날'을 편성해 온라인을 통해 지역 특산물을 홍보하면서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 프로그램은 4.3%의 시청률을 보였다.
5일에 걸친 긴 연휴 동안 코로나19로 프로그램의 다양성은 예전 같지 않았다. 그러나 힘든 시기 트로트로 대동단결을 이루며 여전한 트로트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하반기 방송사마다 론칭을 앞둔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에 더욱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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