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2020년 세계 최고의 그룹으로 떠올랐고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국내 3대 가요 기획사의 시가 총액 합을 훌쩍 뛰어넘는 가치로 평가 받고 있다. /빅히트 제공 |
방탄소년단의 찬란한 지난 7년, 빅히트 수조 원 가치 회사로 성장
[더팩트 | 정병근 기자] 4년 전만 해도 중소기획사였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 방탄소년단이 세계 최고의 그룹으로 거듭난 지금, 빅히트는 시가 총액 10조 원 얘기까지 나온다. K팝의 새 역사를 넘어 세계 음악사의 한 페이지를 써가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힘을 알 수 있다.
빅히트는 현 방시혁 의장이 2005년 설립한 회사다. 혼성 그룹 에이트, 걸그룹 글램을 거쳐 2013년 방탄소년단을 론칭했다. 대형 기획사 중심이었던 아이돌 시장에서 처음부터 빛을 본 건 아니다. 2016년 'WINGS(윙스)' 앨범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16년 매출 360억 원으로 성공 신화를 쓰기 시작한 빅히트는 2017년 924억, 2018년 2142억, 2019년 5879억(영업 이익 975억)으로 폭풍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빅히트는 2년여 전부터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고 입수 합병 등을 통해 현재 여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중심인 빅히트 쓰리식스티, IP(지식재산권) 사업을 책임지는 빅히트 아이피, 플랫폼 사업 담당 beNX, 음악 게임 회사 수퍼브는 사업의 영역이고 CJ ENM과 합작사 빌리프랩을 비롯해 익숙한 쏘스뮤직,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매니지먼트 영역이다.
그리고 빅히트는 마침내 2020년 주식 상장을 노리고 있다. 기존 기획사들과 가장 다른 건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유가증권시장)를 노린다는 것. 특히나 우회상장이 아닌 직상장이다. 이로써 빅히트는 한국 코스피시장에 제대로 데뷔하는 첫 연예 기획사가 된다.
오랫동안 주식 상장을 준비해 온 빅히트에게 우려되는 점은 두 가지였다. 방탄소년단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것과 코로나19다.
빅히트 증권신고서를 보면 회사 아티스트 매출액에서 방탄소년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7.4%, 올해 상반기 87.7%다. 여자친구 소속사 쏘스뮤직과 세븐틴·뉴이스트 소속사 플레디스를 인수한 뒤 매출 쏠림 현상을 다소 완화했으나 여전히 방탄소년단 비중이 절대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방탄소년단은 K팝에 유례없는 길을 걷고 있고 세계 메이저 시장에서도 최고의 그룹이다. 그 경제적 가치는 무한대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후 학교 3부작, 화양연화 시리즈를 통해 본인들만의 서사를 써 내려갔고 'LOVE YOURSELF'를 통해 글로벌 폭격을 시작했다. 'MAP OF THE SOUL' 시리즈로 세계 최고 그룹으로 우뚝 선 방탄소년단은 신곡 'Dynamite' 빌보드 핫100 정상까지 차지했다. /빅히트 제공 |
방탄소년단 성장사
방탄소년단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학교 3부작'을 마치고 2015년 시작한 '화양연화' 시리즈다. 그리고 2016년 10월 발표한 2번째 정규 앨범 'WINGS(윙스)'와 타이틀곡 '피 땀 눈물'을 통해 최정상급으로 올라섰다. 이 앨범은 한 해 동안 75만 1301장(이하 가온차트) 팔렸다.
글로벌 폭격의 시작은 'LOVE YOURSELF(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다. 2017년 9월 '承 Her(승 허)'로 앨범 판매량 100만 장을 처음 돌파한 방탄소년단은 2018년 6월 '轉 Tear(전 티어)' 앨범으로 그 해에만 185만 장 팔았고 빌보드200 첫 1위에 등극했다.
이후 8월 '結 Answer(결 앤서)'로 처음 200만 장을 돌파했고 또 한 번 빌보드200 1위에 오르며 'LOVE YOURSELF'의 대미를 장식했다.
2019년 4월 새로운 시리즈 'MAP OF THE SOUL : PERSONA(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로 돌아온 방탄소년단은 세계 최고의 그룹으로 성장해 있었고 그 해 371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빌보드200에도 3번째 정상에 올랐다. 또 영국 오피셜 톱100 차트 첫 정상을 밟았다.
방탄소년단은 이 앨범으로 월드 스타디움 투어를 했고 미국 3대 가요 시상식인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톱 듀오/그룹' 상 등 각각 2관왕 3관왕에 올랐다. 또 수상을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미 어워즈에 입성해 퍼포먼스를 했다.
쉼 없이 달려온 방탄소년단은 잠시 숨 고르기를 한 뒤 10개월 만인 지난 2월 'MAP OF THE SOUL : 7'을 내놨다. 이 앨범은 상반기까지 426만5617장 팔렸고 빌보드200에서 4번째이자 4개 앨범 연속으로 정상을 밟았다.
마지막 산이 있었다. 대중적 인기의 척도인 미국 메인 싱글 차트 핫100이다. 'FAKE LOVE(페이크 러브)' 10위, 'IDOL(아이돌)' 11위,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8위, 'ON(온)' 3위로 꾸준히 순위를 높인 방탄소년단은 이 마저도 넘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8월 21일 발표한 첫 영어 곡 'Dynamite(다이너마이트)'로 마침내 정상을 밟은 것. 한국 가수가 핫100 1위에 오른 것도, 빌보드200과 핫100을 석권한 것도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2주 연속 1위 후 2주 연속 2위 그리고 다시 정상을 탈환, '롱런'하고 있다.
빅히트는 여러 레이블을 통해 아티스트 라인업을 강화했다. 세븐틴, 여자친구,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있고 엔하이픈(이상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이 데뷔를 앞뒀다. 이를 통해 빅히트는 방탄소년단 쏠림 현상을 극복해 나갈 계획이다. /플레디스, 쏘스뮤직, 빅히트, 빌리프랩 제공 |
빅히트의 향후 과제
또 다른 우려는 상장을 목표로 한 올해 코로나19로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공연이 막혔다는 점인데 빅히트는 이를 잘 극복했다.
지난 8월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열린 '2020년 하반기 공동체와 함께하는 빅히트 회사 설명회'에서 방시혁 의장은 빅히트의 2020년 상반기 매출이 2940억 원, 영업이익은 49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동기 대비 46.9%, 영업이익은 27.1% 증가한 수치다.
윤석준 빅히트 글로벌 CEO는 "아티스트의 오프라인 활동이 어려웠지만 IP 사업 확장과 콘텐츠 브랜딩 전략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다각화로 인한 효과라고는 하지만 결국 이 역시 방탄소년단의 저력이다. 앨범과 음원부터 온라인 공연, 공식 상품, 영상 콘텐츠는 물론이고 플랫폼 위버스까지 거의 모든 사업의 중심에 방탄소년단이 있다.
빅히트가 지난해 3월 론칭한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있고, 쏘스뮤직에 여자친구가 있고,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에 올해 첫 밀리언셀러에 등극하는 등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세븐틴이 있지만 아직까지 방탄소년단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야심차게 준비한 건 CJ ENM과 합작한 빌리프랩에서 올해 안에 데뷔하는 엔하이픈(ENHYPEN)이다. 엠넷 '아이랜드'를 통해 서바이벌 오디션 과정을 거쳐 지난 9월 18일 최종 멤버가 결정됐다.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시작은 제법 괜찮다. 첫 라이브 방송은 종료 시점에 접속자 수 109만 명에 이르렀고 글로벌 팬 커뮤니티 'ENHYPEN 위버스'는 9월 25일 기준 누적 가입자 수 291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일주일새 하루 평균 1만 명씩 증가하는 추세다.
빅히트는 10월 15일 상장 예정이다. 공모가 13만 5000원 기준으로 시가 총액은 약 4조 8000억 수준이다. 국내 3대 기획사 SM YG JYP의 시가 총액 합을 훌쩍 넘는 규모다. 사진은 기업설명회 당시 박시혁 의장 모습. /빅히트 제공 |
한편, 빅히트의 청약 신청은 5일과 6일로 예정돼 있다. 총 713만 주를 공모하고 공모가는 희망 범위 상단인 13만5000원으로 확정됐다. 총 공모 금액은 9625억5000만 원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 총액은 약 4조8000억 원이다. 이미 상장한 국내 3대 기획사 JYP·YG·SM의 합산 시가 총액(29일 기준 약 3조2000억 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상장 직후 상승 여력을 생각하면 그보다 많다. 상장 예정일은 10월 15일이다.
빅히트의 상장 후 기업가치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적게는 4조7000억~7조2000억(KTB투자증권)부터 많게는 14조(하나금융투자)까지 있다. 그 사이 어디건 간에 빅히트는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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