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9' '캡틴' '포커스'(위부터)가 올해 말 베일을 벗는다. 모두 Mnet이 강세를 보여왔던 경연 예능 포맷이다. /Mnet 제공 |
'프듀' 조작 사태 이겨내고 잃은 신뢰 되찾을까
[더팩트 | 유지훈 기자] '프로듀스' 사태로 몸을 사리던 Mnet이 다시 기지개를 켠다. '쇼미더머니' 새로운 시즌을 내놓고 10대 스타와 포크 뮤지션을 발굴한다. 잃어버린 신뢰 되찾기라는 커다란 숙제와 함께다.
Mnet은 오는 16일 '쇼미더머니'의 아홉 번째 시즌을 선보인다. 11월 편성 예정작에는 '캡틴(CAP-TEEN)'과 '포커스 : Folk Us(이하 '포커스')'를 올려뒀다. 2020년 연말을 맞아 연달아 선보이는 Mnet의 경연 예능 라인업니다.
2020년 Mnet은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다. '퀴즈와 음악사이'와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를 비롯해 '내안의 발라드' '굿 걸 :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 '로드 투 킹덤' 등은 모두 1%(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도 넘지 못한 채 종영했다. 가장 큰 호응을 얻었던 '보이스 코리아 2020'마저 Mnet과 동시 방송된 tvN 시청률을 합산해 겨우 2%대를 웃돌았다.
지난해 밝혀진 '프로듀스 101' 시리즈 데뷔조 조작 사태로 몸을 사려야 했을 Mnet이다. 그 여파로 "앞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을 지양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이전과 같이 큰 프로젝트로 기획된 경연을 선보이지 않았다. 빅히트와 합작해 내놓은 '아이랜드(I-LAND)' 역시 국내보다는 해외에 집중했다. 초기부터 '글로벌 아이돌 프로젝트'라는 슬로건을 내걸었고 보도자료는 전 세계 팬들의 호응을 알 수 있는 콘텐츠 조회수, 투표 177개국 참여 등을 부각했다.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내안의 발라드' '퀴즈와 음악사이' '굿걸' '보이스 코리아 2020' '로드 투 킹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등은 모두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했다. |
앞서 언급한 올해 말 편성 예능프로그램들은 Mnet의 경연 예능 부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쇼미더머니'의 경우 한동안 인기가 주춤했지만 그럼에도 Mnet을 대표하는 힙합 경연 예능이다. 자이언티·기리보이, 코드쿤스트·팔로알토, 다이나믹듀오·비와이, 저스디스·그루비룸 등 힙합 신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프로듀서 4팀을 완성하고 사전 홍보에 한창이다.
'쇼미더머니9'는 우승자에게 우승상금 1억 원을 지급하고 1년간 다양한 음악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그를 수장으로 하는 프로젝트 힙합 레이블까지 론칭해준다. 제작진이 "제작 매니지먼트 마케팅 등을 최고 수준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한동안 볼 수 없던 Mnet의 커다란 경연 프로젝트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캡틴'은 명확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10대를 위한 10대들만의 오디션'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케이팝 스타를 꿈꾸는 많은 10대들이 무대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프로그램을 등용문 삼아 새로 등장할 10대 스타의 탄생을 목표로 한다. '고등래퍼'가 힙합에 중점을 뒀다면 '캡틴'은 노래 춤 랩 등 모든 장르로 가능성을 넓혔다.
Mnet은 그동안 오디션 예능에 있어 주제와 장르, 진행 방식, 모집 대상 등 여러 변주를 줘왔으나 참가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선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번엔 부모들이 내 자녀의 가수로서의 가능성을 직접 심사위원에게 물어보고 평가를 받는다는 포맷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승철과 제시를 심사위원으로 캐스팅해 Mnet이 한동안 지양해왔던 '독설 심사'도 다시 부활시킬 것을 예고했다.
'캡틴'은 이승철과 제시를 심사위원으로 발탁해 독설 심사의 부활을 예고했다. /Mnet 제공 |
'포커스'는 포크로 장르를 한정하고 순한 맛으로 중무장한 '슈퍼스타K'를 연상케 한다. 시대를 살아가는 의미를 던져줬던 포크송을 재조명하고 차세대 포크스타들을 발굴해 포크 장르를 다시 한번 부활시키는 것이 목표다. '슈퍼스타K'와 같은 참가자들의 경연이라는 포맷을 유지하되 음악이 주는 감동 코드를 부각시켰다.
한 가요 관계자는 "Mnet에서 힘을 준 기획이 한동안 나오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쇼미더머니'는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잘 팔리는 콘텐츠"라며 "무엇보다 '포커스'가 포크 장르를 내세워 참신하다. 장범준 김필 곽진언 장재인 등 '슈퍼스타K'에서 인기를 얻었던 가수들 대부분 부각되지 않았을 뿐 포크를 기반으로 했다. 인디 뮤지션들도 대부분 포크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새로운 스타 뮤지션을 발굴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악마의 편집, 과격한 가사, 과도한 경쟁 등 돌이켜보면 Mnet은 늘 논란을 뒤로한 채 꿋꿋이 나름의 성과를 거둬왔다. 다만 이번에는 '프로듀스 101' 조작 사태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이라 성공은 미지수다. 한 방송 관계자는 "한동안 Mnet다운 프로그램이 없었다. 분명 시청자들의 갈증이 있을 거다. 하지만 무엇보다 잃어버린 시청자들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tissue_hoon@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