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한다다' 이민정 "이병헌, 매의 눈으로 모니터링해줬죠"
입력: 2020.09.29 05:00 / 수정: 2020.09.29 11:29
이민정이 6개월 긴 여정을 끝마쳤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송나희 역을 맡은 그는 30대 커플의 현실적인 문제를 담아내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엠에스팀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민정이 6개월 긴 여정을 끝마쳤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송나희 역을 맡은 그는 30대 커플의 현실적인 문제를 담아내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엠에스팀 엔터테인먼트 제공

30대 커플의 현실 담아낸 열연으로 호평

[더팩트 | 유지훈 기자] 달달한 로맨스로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사랑과 현실 앞에 수 차례 눈물을 쏟는 감정 연기도 능수능란하게 소화했다. 그 모든 연기가 눈부신 미모와 함께라 빛났다. 이병헌과 결혼 후 한동안 활동이 뜸해 잊고 있던 배우 이민정의 재발견이다.

이민정은 최근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극본 양희승 안아름, 연출 이재상, 이하 '한다다')에서 송나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긴 호흡의 작품이다. 올해 3월 말 시작해 지난 13일 최종회로 이야기를 매듭지었다. 이민정은 6개월이라는 대장정이 그저 즐거운 나날이었던 모양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부분이 많아서 재미있었다"며 '한다다' 세트장을 향한 그리움을 내비쳤다.

이민정이 맡은 송나희는 송영달(천호진 분)의 네 남매 중 셋째지만 실제 서열은 1위다. 까칠하고 똑 부러지는 면모로 중무장했다. 직설적이고 막 나가는 인물로 초반 가닥을 잡았고 이민정은 이를 그대로 자신만의 연기로 빚어냈다. 소아전문 병원 내과의라는 직업적 특징도 살렸다. 진료할 때의 자세, 보호자와의 대화법 등과 관련해 직접 자문을 구해 캐릭터를 완성했다.

송나희는 까칠하고 똑 부러지는 면모를 지닌 소아전문의다. 하지만 극의 전개와 함께 인간적인 매력을 하나씩 꺼냈다. /KBS 제공
송나희는 까칠하고 똑 부러지는 면모를 지닌 소아전문의다. 하지만 극의 전개와 함께 인간적인 매력을 하나씩 꺼냈다. /KBS 제공

"터닝포인트는 이혼이었어요. 모자란 부분 없이 승승장구하며 살았던 나희에요. 이혼이라는 결과는 그런 나희가 처음으로 무너지는 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작가님께서 '나희는 서서히 변하는 게 아니라 한순간에 깨지는 사람'이라고 해주셨어요. 그 점을 생각하며 변화하는 감정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매사 단단할 것만 같던 이민정의 송나희는 한 가지 사건을 겪으며 변모하기 시작했다. 바로 윤규진(이상엽 분)과의 이혼이다. 유산과 불화 재결합 고부 갈등까지 30대 부부가 겪을 수 있는 현실의 문제들이 송나희를 둘러싸고 벌어졌다. 이민정은 힘을 뺀 편안함과 애달픈 감성을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유산 후 다시 임신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장면은 슬픔과 행복이 오가는 감정 열연이 빛났다.

"대본은 '임신테스트기를 들고 나희가 보여준다. 규진이 봤다. 나희는 환하게 웃다'였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 나희는 유산 후 먼 길을 돌아왔는데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마냥 환하게 웃고 있을 거 같진 않았어요. 배우가 개입할 할 수 있는 여지를 준거라고 생각해서 그렁그렁하게 웃는 것으로 표현했어요. 유산 경험이 없지만 임신이라는 것이 여자에게 감정적으로 매우 복잡할 거예요. 작가님은 대본에 짧게 표현하셨지만 제가 연기한 그 표정을 상상하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민정(왼쪽)은 이상엽과 이혼부터 재결합까지의 과정을 열연했다. /KBS 제공
이민정(왼쪽)은 이상엽과 이혼부터 재결합까지의 과정을 열연했다. /KBS 제공

이민정은 이상엽과 함께 '한다다'의 한 축을 담당했다. 풋풋하고 설렘 가득한 어른들의 사랑이다. 이혼으로 시작해 오랜 기간 티격태격했던 두 사람은 다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신뢰를 쌓아갔다. 이혼 커플의 재결합이니 막장 전개라는 지적이 있을 법도 한데 이렇다 할 잡음은 없었다. 되려 시청자들은 슬픔을 이겨낸 두 사람의 사랑을 뜨겁게 응원했다. 이민정은 과한 애정행각 대신 이상엽을 그윽하게 바라보는 눈빛으로 설렘을 표현했다.

"상엽 씨와 가장 많은 장면을 함께 연기해야 했기에 서로 의지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능청스럽고 자연스러운 매력이 많은 분이라 로맨스 연기할 때 합이 잘 맞았던 게 아닌가 싶어요. 극 초반부터 너무 싸웠던 장면들이 많았어요. 싸우는 연기는 감정이 올라가고 목소리가 커지기 때문에 합을 많이 맞춰봐야 더 편하게 나오거든요. 그 어려운 연기로 첫 스타트를 끊어서인지 그 이후의 연기 호흡이 한결 쉬워졌어요."

이민정은 남편 이병헌과 함께 '한다다'를 애청했다고 한다. "디테일하게 매의 눈으로 잘 봐줬다. 좋았던 장면을 짚어주고 '이런 케이스면 어땠을까?' 하는 의견을 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주말드라마인 만큼 이병헌을 비롯한 다양한 시청자들의 반응에 그는 행복을 만끽했다.

이민정은 차지작과 관련해 장르물과 사극 도전 욕심을 내비쳤다. /엠에스팀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민정은 차지작과 관련해 장르물과 사극 도전 욕심을 내비쳤다. /엠에스팀 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 어린 친구들이 많이 좋아하더라고요. 팬 사이트를 만들고 인스타로 사진이랑 쪽지를 보내고 그랬어요.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시간대 드라마라 그런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친구들까지 다양하게 좋아해 줬어요. 아는 친한 부부의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인데 이 드라마 극성팬이래요. 1회부터 정주행한다며 사진을 찍어 보내오기도 했어요."

'한다다'로 배우로서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킨 이민정은 또 다른 도약을 준비 중이다. 사건을 해결하는 장르물과 사극 도전 욕심을 내비쳤다. 그리고 여성 타이틀롤 영화의 주연도 꿈꾼다.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작품 수 자체가 많지가 않아서 힘든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대신 여자 영화가 잘되면 그만큼 임팩트가 크다는 것도 안다. 늘 마음을 놓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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