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코로나19 시대에 '다시 디스코'
입력: 2020.09.13 00:00 / 수정: 2020.09.13 00:00
지난해 말부터 팝 시장에서 불기 시작한 디스코 열풍이 하반기 가요계를 물들이고 있다. 사진은 박진영 When We Disco 티저로 디스코의 느낌을 잘 보여준다. /JYP 제공
지난해 말부터 팝 시장에서 불기 시작한 디스코 열풍이 하반기 가요계를 물들이고 있다. 사진은 박진영 'When We Disco' 티저로 디스코의 느낌을 잘 보여준다. /JYP 제공

세훈&찬열 박진영 방탄소년단 마마무 등 디스코 재해석

[더팩트 | 정병근 기자] 1970년대는 두 차례의 오일 쇼크 등으로 인해 전 세계적 불황기였다. 그 시기 디스코가 등장했고 가장 핫한 음악 장르로 군림했다. 1977년 존 트라볼타를 스타덤에 올려 놓은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는 당시의 디스코 열풍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작품이다.

'토요일 밤의 열기'는 브루클린 빈민가인 이태리인 지역에 사는 청년 토니(존 트라볼타 분)가 힘든 삶 속에서 디스코 경연 대회에 참가해 1등을 하는 과정을 담는다. 소외당한 젊은이들이 억압을 분출한 매개체가 디스코였고 이는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준다.

코로나19로 인해 침체에 빠진 2020년은 깊은 불황의 늪에 있었던 1970년대를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그때처럼 지금도 디스코가 있다.

"곡을 듣자마자 신났다. 코로나19로 안 좋은 시기다. 사람이 우울하거나 슬플 때 위로하거나 타파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정공법을 택해서 누구나 친숙할 수 있는 디스코팝 장르로 유쾌하고 희망적인 부분들을 전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신곡 'Dynamite(다이너마이트)'로 미국 빌보드 핫100에서 2주 연속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의 말이다.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 시대에 긍정 에너지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Dynamite'를 만들었고 이는 전 세계인의 마음에 닿았다.

방탄소년단은 신곡 Dynamite로 미국 빌보드 핫100 2주 연속 1위에 오르며 디스코 열풍에 정점을 찍었다. 사진은 미국 NBC 투데이 쇼에서 무대를 펼치는 모습. /빅히트 제공
방탄소년단은 신곡 'Dynamite'로 미국 빌보드 핫100 2주 연속 1위에 오르며 디스코 열풍에 정점을 찍었다. 사진은 미국 NBC '투데이 쇼'에서 무대를 펼치는 모습. /빅히트 제공

멤버들 모두 1990년대에 태어난 방탄소년단은 디스코의 시대를 겪지 않았다. 이들의 음악을 소비하는 젊은 세대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디스코는 기성 세대에겐 추억이고 젊은 세대에게는 그 어떤 장르보다 신선한 음악이다.

실제로 엑소의 세훈&찬열은 지난 7월 디스코 리듬이 돋보이는 힙합 곡 '10억뷰'를 타이틀곡으로 한 첫 정규앨범을 발표했고, 마마무는 지난 10일 'WANNA BE MYSELF(워너비 마이셀프)'를 발표했다. 이들 모두 디스코를 가져와 본인들만의 색깔로 재해석했다.

마마무의 경우 'WANNA BE MYSELF' 전반에 깔린 디스코 리듬과 통통 튀는 레트로 사운드가 친근하고 매력적이지만 전체적인 무드는 현대적이다. 의상과 안무에서도 나팔바지, 손 찌르기, 발차기, 스텝 등 디스코의 포인트들을 곳곳에 살린 방탄소년단과 달리 모던하다.

마마무는 신나는 디스코 리듬에 세상이 정한 기준은 없으며 타인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과 내가 바라보는 '나'의 모습이 다를지라도 변함없는 본연의 '나'를 존중하고 아끼는 것 그 자체가 '나'를 위한 것임을 이야기한다.

아이돌 가수와 달리 디스코 열풍이 불던 7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학생 시절을 보내며 몸소 겪은 박진영은 당시의 느낌을 살려 'When We Disco(웬 위 디스코)'를 만들었다. 80년대 음향 장비로 녹음을 진행한 사운드부터 의상 안무까지 1970년대 디스코를 재현했다.

가사 역시 '마법 같았지 When we disco when we disco 그래서 잊지를 못해 아직도 / 넌 지금 어디에 있는지. 날 가끔 생각은 하는지. 아름다웠던 그 시절의 우릴' 등 추억과 향수를 자극한다.

마마무(사진)는 지난 10일 디스코를 재해석한 WANNA BE MYSELF를 발표했다. 이 밖에도 신인 그룹 크래비티부터 데뷔 40년 차 주현미까지 디스코 곡을 발표했다. /RBW 제공
마마무(사진)는 지난 10일 디스코를 재해석한 'WANNA BE MYSELF'를 발표했다. 이 밖에도 신인 그룹 크래비티부터 데뷔 40년 차 주현미까지 디스코 곡을 발표했다. /RBW 제공

이들의 디스코는 모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성과는 전 세계적인 것이고 박진영은 한 달째 음원차트 5위권을 유지하며 28년 차 댄스 가수의 저력과 여전히 전성기임을 보여줬다. 마마무 역시 기습 발매했음에도 초반 분위기가 좋다.

이 밖에도 신인 그룹 크래비티는 지난달 발매한 앨범에 누-디스코와 일렉트로닉, 누-펑크를 혼합한 'Ohh Ahh(오 아)'를 수록했고 데뷔 40년 차인 주현미는 20번째 정규앨범 발매를 앞두고 디스코 풍의 트로트 '돌아오지 마세요'를 발표했다. 그야말로 세대 불문 디스코다.

디스코는 국내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두아 리파의 'Future Nostalgia(퓨쳐 노스텔지어)'와 위켄드의 'After Hours(애프터 아워스)'는 디스코를 기반으로 한 트랙들로 채운 앨범이었고 도자 캣의 'Say So(세이 소)'와 레이디 가가의 'Rain on me(레인 온 미)'도 있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이 'Dynamite'로 열풍에 부을 붙였다. 뭐든 급변하는 시대라 과거의 영광 같지는 않겠지만 '지금은 디스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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