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테넷' 부진·'신작' 연기…위기 속 9월 영화계
입력: 2020.09.02 05:00 / 수정: 2020.09.02 05:00
한국 관객이 늘 뜨거운 호응을 보냈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도 추춤하는 영화계다. 코로나19 여파 속 개봉한 테넷은 전작 덩케르크보다 다소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한국 관객이 늘 뜨거운 호응을 보냈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도 추춤하는 영화계다. 코로나19 여파 속 개봉한 '테넷'은 전작 '덩케르크'보다 다소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추석 시즌이 고비, 확진자·정부 지침 등 변수 많아"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다시 관객의 발길은 뜸해지고 신작 개봉도 연달아 연기된다. 참담한 심경으로 9월을 맞이한 영화계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말(28일~30일) 동안 영화관을 찾은 총관객 수는 46만 9919명이다. 직전 주말(21~23일, 47만 6055명)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다. 또한 코로나19 재확산이 막 시작된 세 번째 주말(14~16일, 167만 4664명), 지난해 동 기간(8월 30일~9월 1일, 181만 527명) 대비 1/3에도 못 미치는 기록이다.

영화계는 올해 2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줄곧 관객 동원을 위해 애써왔다. '결백'(감독 박상현) '침입자'(감독 손원평) 등 작은 상업영화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신작 가뭄이라는 첫 번째 과제를 풀었다. 이후 '반도'(감독 연상호),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 등을 개봉해 여름 '빅3'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 세 영화가 모두 스크린에 걸린 지난달 8일 하루에만 72만 9450명이 극장을 찾았다. 올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월 27일(122만8천548명)을 잇는 195일 만의 최고 수치였다. 하지만 지난달 14일부터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세 자릿수를 기록하자 또다시 위기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관객수는 눈에 띄게 줄었고 공개를 앞둔 신작들도 연이어 개봉을 연기했다.

반도 강철비2: 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왼쪽부터)가 여름 빅3로 경쟁을 펼쳐 관객수 상승세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다시 침체기에 빠졌다. /NEW, 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도' '강철비2: 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왼쪽부터)가 여름 '빅3'로 경쟁을 펼쳐 관객수 상승세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다시 침체기에 빠졌다. /NEW, 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빅3' 이후 관객 상승세 배턴을 이어받을 예정이던 '국제수사'(감독 김봉한)는 개봉을 3일 앞두고 연기를 결정했다. 영화계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테넷'의 선전을 기대했다. 하지만 작품은 개봉 첫 주말(8월 28~30일) 동안 35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전작 '덩케르크'가 개봉 첫 주말(2017년 7월 21일~23일) 111만 9356명을 동원했던 것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크나이트' 시리즈, '인터스텔라' '인셉션' 등 한국 관객이 뜨거운 사랑을 보내왔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도 이겨내지 못한 코로나19 재확산 공포다. 상황을 주시하다가 작품을 내놓을 준비를 끝마쳤던 영화계는 다시 고심이 깊어졌다. 한 관계자는 "'테넷'마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여기에 정부는 오는 6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강화했다. 대작도 관객을 동원하지 못하는 요즘 거리두기까지 여파까지 겹친 거다. 많은 작품이 거리두기가 끝난 9일로 개봉을 미뤘는데 2단계로 내려가지 않으면 또 개봉 연기 릴레이가 펼쳐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오! 문희는 줄줄이 개봉을 연기하는 작품들 가운데 홀로 신작 가뭄이라는 숙제를 풀기 위해 나섰다. /CGV아트하우스 제공
'오! 문희'는 줄줄이 개봉을 연기하는 작품들 가운데 홀로 신작 가뭄이라는 숙제를 풀기 위해 나섰다. /CGV아트하우스 제공

'오! 문희'(감독 정세교)는 어려운 상황에도 신작 가뭄이라는 숙제를 풀기 위해 2일부터 관객을 만나고 있다. 배급사 CGV아트하우스 관계자는 "극장에서 상영할만한 콘텐츠가 없다. 볼만한 작품이 없다면 영화관은 의미를 잃는다. 모두의 숨통을 터주고 싶었다. 부디 '오! 문희'가 극장가에 활기를 주고 국민과 관객들에게 웃음을 드렸으면 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는 지난 2월보다 더욱 거세다. 개봉 연기를 넘어 제작 중인 작품의 촬영도 멈추게 만들었다. 조진모 감독의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추가 촬영 중단을 선언했으며 이지은(아이유) 박서준 주연의 '드림'(감독 이병헌)은 해외 촬영을 앞두고 날짜를 고심 중이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등이 출연하는 대작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은 스태프 가운데 한 명이 확진을 받아 촬영을 전면 중단했다. 당장은 개봉을 기다리는 작품이 많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 신작의 부재로 이어진다.

김태리 송중기 진선규 유해진(왼쪽부터) 주연의 영화 승리호는 결국 추석 개봉을 취소했다.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김태리 송중기 진선규 유해진(왼쪽부터) 주연의 영화 '승리호'는 결국 추석 개봉을 취소했다.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또 다른 문제는 여름 성수기 이후 대목인 추석 시즌이다.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은 설 명절 성수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고 여름 역시 '빅3' 기대작으로 선방했다. 하지만 추석의 경우 아직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우주SF '승리호'(감독 조성희)가 다시 개봉을 미루며 다소 힘을 잃었다. 또 다른 추석 기대작이었던 차승원 김성균 주연작 '싱크홀'(감독 김지훈)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추석 시즌이 가장 우려된다. 물론 '디바'(감독 조슬예) '검객'(감독 최재훈) 등이 추석 연휴를 노리고 있지만 이전과 달리 큰 자본이 들어간 작품들이 아니다. '테넷'에 이어 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뮬란'(니키 카로)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라며 "또한 코로나19 확진자 추세, 정부의 거리두기 방침 등 변수도 너무 많다. 만약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추석 개봉에 맞추려는 신작들의 눈치 싸움으로 잡음이 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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