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미스vs미스터 트롯' 남매들, 코로나 '희비 교차'
입력: 2020.08.26 08:31 / 수정: 2020.08.26 11:53
송가인(오른쪽)은 미스트롯 폭발과 함께 초특급 행사 개런티를 받는 스타가수로 거듭났다. 인기에 힘입어 그동안 20여개의 CF를 찍었다. 왼쪽은 미스트롯 미 홍자. /임세준 기자
송가인(오른쪽)은 '미스트롯' 폭발과 함께 초특급 행사 개런티를 받는 스타가수로 거듭났다. 인기에 힘입어 그동안 20여개의 CF를 찍었다. 왼쪽은 미스트롯 미 홍자. /임세준 기자

'미스 트롯' 공연 매출 300억 vs '미스터 트롯' 올스톱 운명

[더팩트|강일홍 기자] 대중음악 콘서트가 지난 2월부터 사실상 올스톱 상황을 맞은 가운데 공연계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피해규모는 이미 1000억원을 넘어섰다. 7월까지 홍대 인근 공연장의 콘서트는 162건(10억7600만 원), 회원사의 공연 89건(138억700만 원), 전국적으로는 총 539건의 공연이 취소돼 약 1212억 6600만 원의 피해를 입었다.

공연은 관객쪽에서 보면 선택일 수 있지만 만드는 사람들한테는 생업이다. 코로나19로 공연계는 말그대로 초토화 분위기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시스템을 갖추고 조심스럽게 진행돼온 '미스터 트롯' 콘서트가 다시 중단되면서 '하반기 공연재개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수도권발 코로나 위기감이 커지면서 9월부터 예정돼 있던 지역공연들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미스터 트롯' 콘서트는 그동안 무려 4차례나 연기와 취소를 거듭하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 7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서울 공연을 개막했지만 3주 만에 다시 중단됐다. 설왕설래했던 21일~23일 3주차 공연은 결국 불발로 끝났다. '미스터 트롯' 공연은 올 하반기 콘서트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기대됐던 작품이다. 문제는 코로나 재확산 여파가 간단치 않다는 점이다. 코로나의 위험요소로 내년 상반기도 불투명해진 상황이 됐다.

송가인(아래 사진 노란색 원)의 주가는 코로나 이후에도 흔들림이 없다. CF와 방송 출연료 역시 특A급으로 분류돼 있다. 사진은 지난해 미스트롯 전국투어 콘서트 리허설 장면. /임세준 기자, TV CHOSUN
송가인(아래 사진 노란색 원)의 주가는 코로나 이후에도 흔들림이 없다. CF와 방송 출연료 역시 '특A급'으로 분류돼 있다. 사진은 지난해 '미스트롯 전국투어 콘서트' 리허설 장면. /임세준 기자, TV CHOSUN

과도한 TV 겹치기 출연, '실속 없는 방송에만 내몰린다' 지적

여러 다양한 형태의 대중문화 콘텐츠 중에서도 공연은 관객호응이 필수다. 관객수에 희비가 엇갈리는 만큼 사회적 이슈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이전에도 전염병 전파위험으로 공연이 중단되거나 축소된 일은 종종 있었다.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등 예기치 못한 일로 공연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2009년엔 세계적 경제불황까지 겹쳤고, 2014년에는 세월호 사건으로 치명상을 입었다.

대신 한번 바람을 타면 엄청난 흥행대박을 내기도 한다. '내일은 미스트롯' 콘서트는 방송을 통해 가열된 열기가 고스란히 장외 무대로 분출된 케이스다. 지난해 5월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첫 공연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나선 '미스트롯'은 연말까지 8개월간 올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총 70여회 공연으로 매출액 기준 300억(회당 평균 4.5억 선) 원을 넘기며 단일공연으로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이런 엄청난 흥행은 콘서트 제작자에게 로또에 버금가는 대박을 안겼고, 걸출한 스타 탄생이라는 또다른 신화를 썼다. 송가인은 '미스트롯' 출연 전까지 기본 생활이 안 될 만큼 궁핍하게 지냈다. 수공예품(비녀)을 직접 만들어 팔아 생활비를 벌기도 했다. 그는 최근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당시엔 무명가수로 행사 출연을 해봐야 의상비는커녕 왕복 차비도 안 돼 늘 불안하고 힘든 시기였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트로트 열풍을 공연으로 연결시키지 못 하는 트롯맨들이 울상이다. 경제적 보상은 미미하고 새로운 트로트 오디션프로그램 론칭과 함께 내년엔 뉴페이스들이 경쟁자로 등장할 수도 있다. /TV CHOSUN, 영탁 SNS
코로나 재확산으로 트로트 열풍을 공연으로 연결시키지 못 하는 트롯맨들이 울상이다. 경제적 보상은 미미하고 새로운 트로트 오디션프로그램 론칭과 함께 내년엔 뉴페이스들이 경쟁자로 등장할 수도 있다. /TV CHOSUN, 영탁 SNS

코로나가 갈라놓은 '미스vs미스터 트롯' 남매들 엇갈린 운명

송가인은 '미스트롯' 폭발과 함께 초특급 행사 개런티를 받는 스타가수로 거듭났다. 송가인의 주가는 코로나 이후에도 흔들림이 없다. CF와 방송 출연료 역시 '특A급'으로 분류돼 있다. 수십년간 인기사다리를 타고 단계를 밟아 정상에 오른 기성 스타 가수들조차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가수 A는 "방송의 경우는 출연료가 일부 양해 되는게 일반적인데 송가인 몸값은 지금도 행사 수준에 버금간다"고 말했다.

트로트가 대세인 가운데 임영웅 영탁 김호중 등 '미스터 트롯' 출신 트롯맨들의 인기도 가히 신드롬급이다. 하지만 '미스트롯' 이후 송가인이 누린 수혜에 비하면 트롯맨들의 '경제적 보상'은 미미하다. 행사출연은 고사하고 콘서트까지 막혔다. 안타까운 것은 코로나 파고에 '타이밍'을 계속 놓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반기 트로트 오디션프로그램은 줄줄이 예고돼 있어 내년엔 뉴페이스들이 대체할 수도 있다.

일부 트롯맨들 사이에선 벌써 '실속 없는 방송에만 내몰린다'는 볼멘소리가 흘러나온다고 한다. 무명 시절 한풀이치고는 겹치기 출연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배가 불러야 양보도 하게 돼 있다. 그나마 방송 수익금도 여러갈래로 쪼개야하는 처지다. 위약금을 주고서라도 '의무계약 탈퇴' 여부를 고민한다는 말도 나온다. 같은 탯줄을 끊고 태어난 '미스vs미스터 트롯' 남매들의 엇갈린 운명, 코로나가 만든 빛과 그림자다.

eel@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