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20주년' 보아,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길
입력: 2020.08.26 05:00 / 수정: 2020.08.26 05:00
보아가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수많은 최초, 최연소 기록을 남긴 그는 반짝 반짝 빛나는 한류스타에 매몰되지 않고 내면이 강한 여성으로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SM엔터 제공
보아가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수많은 최초, 최연소 기록을 남긴 그는 반짝 반짝 빛나는 한류스타에 매몰되지 않고 내면이 강한 여성으로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SM엔터 제공

8월5일 데뷔 20주년, 당당한 소녀에서 당당한 여성으로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연말 가요제 최연소 대상, 한국 가수 최초 일본 오리콘차트 정상, 한국 가수 최초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진입.

2000년 8월 25일 데뷔곡 'ID; Peace B(아이디; 피스 비)'에서 "갈 수 없는 세계는 없죠"라고 외쳤던 당시 만 14세 소녀 보아(BoA. 34)는 남들이 갈 엄두조차 내지 못한 길을 걸었고 '아시아의 별'이 됐다. 대단히 의미 있는 첫걸음이었고 2020년 K팝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초석이 됐다.

25일은 보아가 데뷔한 지 꼭 20년이 된 날이다. 그가 걸어온 지난 20년은 개척자고 선구자다. 일본 음악 시장을 평정하고 미국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2010년까지가 한류스타의 성장기라면 이후 10년은 뮤지션으로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시기다.

보아는 1998년 초등학교 6학년 때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에게 발탁됐다. 이후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친 그녀는 만 14세이던 2000년 8월25일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애초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트레이닝을 받은 그는 2001년 일본에 진출했다.

2001년까지는 예열 기간이었다. 보아가 빛을 내기 시작한 건 2002년. 일본에서 발표한 첫 정규앨범 'LISTEN TO MY HEART(리슨 투 마이 하트)'로 오리콘 일간 주간 앨범차트 1위에 올랐다. 그리고 곧바로 한국에서 'No.1'으로 메가 히트를 기록했고 SBS 가요대전 대상을 수상했다.

그때부터 보아는 거침없이 질주했다. 일본에서 2번째 정규앨범 'VALENTI(발렌티)'로 총 12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고 쭉 승승장구했다. 연말 최대 음악 축제인 NHK '홍백가합전'에 2002년부터 2007년까지 6년 연속 출연한 것에서 그의 위상을 알 수 있다.

보아는 2002년 일본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오리콘차트 1위에 올랐고 2009년 미국 빌보드200에 진입했다. 사진은 2002년 발표한 NO.1 당시 모습. /보아 20주년 영상 캡처
보아는 2002년 일본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오리콘차트 1위에 올랐고 2009년 미국 빌보드200에 진입했다. 사진은 2002년 발표한 'NO.1' 당시 모습. /보아 20주년 영상 캡처

국내에서도 2003년 '아틀란티스 소녀', 2004년 'My Name(마이 네임)', 2005년 'Girls On Top(걸스 온 탑)'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누구도 걷지 않은 길을 개척해야 했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을 해야 하는 힘든 상황에서도 작은 체구의 10대 소녀 보아는 반짝반짝 빛났다. 그리고 마침내 2008년 또 한 번의 큰 도전을 한다. 팝의 본고장이자 세계 최대 음악 시장인 미국으로 눈을 돌린 것.

보아는 2008년 10월 싱글 'Eat You Up(잇 유 업)'로 미국 진출을 알렸고 이듬해 3월 첫 정규앨범 'BoA'를 발표했다. 이 앨범은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200에서 127위에 올랐다. 한국 가수 최초의 빌보드 메인차트 진입이다.

10년도 더 지난 지금이야 방탄소년단이 빌보드차트에서 새로운 기록을 써나가고 있고 K팝 가수에게 빌보드가 넘볼 수 있는 산이 됐지만 당시만 해도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그렇게 10대 중반부터 20대 중반까지 보아의 첫 10년은 K팝의 새로운 이정표였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보아는 데뷔 10주년인 2010년 8월 6번째 정규앨범 'Hurricane Venus(허리케인 비너스)에 자작곡 'LET ME(렛 미)', '하루하루'를 수록했고 2012년 7월 7번째 정규앨범 'Only One(온리 원)'에서는 처음으로 자작곡을 타이틀곡으로 해 활동했다.

그렇게 싱어송라이터로 성장한 보아는 2015년 5월 전곡 작사, 작곡 및 프로듀싱을 한 8번째 정규앨범 'Kiss My Lips(키스 마이 립)'을 발표했다. 완성형 뮤지션으로 도약한 순간이다. 그리고 20대의 끝자락인 그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데뷔 15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보아는 어릴 땐 그냥 모든게 신기하고 재밌고 때로는 이 행복이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도 생각했는데 음악이 좋아서, 무대가 좋아서, 우리 팬들이 고마워서 감사한 마음으로 달려보니 벌써 20년이 흘렀다고 돌아봤다. 사진은 20주년 기념 얼루어 코리아 8월호 화보. /얼루어 제공
보아는 "어릴 땐 그냥 모든게 신기하고 재밌고 때로는 이 행복이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도 생각했는데 음악이 좋아서, 무대가 좋아서, 우리 팬들이 고마워서 감사한 마음으로 달려보니 벌써 20년이 흘렀다"고 돌아봤다. 사진은 20주년 기념 얼루어 코리아 8월호 화보. /얼루어 제공

보아의 마지막 정규앨범은 2018년 10월 발표한 'WOMAN(우먼)'이다. 13년 전인 2005년 'Girls On Top'에서 '모든 게 나에게 여자가 여자다운 것을 강요해/내게 강요하지 마 틀에 갇혀버릴 내가 아닌 걸'이라고 외쳤던 당당한 소녀는 당당하고 주체적인 여성으로 성장했다.

'똑같은 생각에 틀에 박혀 있네 왜 더 가지 못해 바로 눈앞인데/한발 디디면 확 트이는 시야 더 멀리 뛰어봐/여자다운 것 강요했던 그때 (Girls on top) 여자다움 몰랐었던 그때 (Did’t know that) 이젠 알아 진짜 필요한 그것 (I’ve got it) 내면이 강한 멋진 나인걸'('Woman' 중)

그렇게 보아는 반짝반짝 빛나는 한류스타에 매몰되지 않고 내면이 강한 여성으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발표한 2번째 미니앨범 'Starry Night(스타리 나이트)'를 통해 한층 더 성장한 아티스트로 또 다른 10년을 열어갈 것을 알렸다.

보아는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노래가, 춤이 좋아서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주년이라니 시간 참 빠르다. 어떻게 보면 이제 막 가수로서 성인이 된 느낌이야"라며 "이제 정말 인간 권보아의 삶보다 가수 보아의 삶이 훨씬 더 길어진 것 같아"라고 20주년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어릴 땐 그냥 모든 게 신기하고 재밌고 때로는 이 행복이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도 생각했는데 음악이 좋아서, 무대가 좋아서, 우리 팬들이 고마워서 감사한 마음으로 달려보니 벌써 20년이 흘렀네"라며 "앞으로 우리한테 또 다른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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