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코로나19 재확산…충무로 최악의 시나리오
입력: 2020.08.19 05:00 / 수정: 2020.08.19 05:00
영화 국제수사가 작품 공개를 이틀 앞두고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어 크고 작은 작품들의 행사와 개봉 연기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하던 2월과 비슷한 상황이다. /쇼박스 제공
영화 '국제수사'가 작품 공개를 이틀 앞두고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어 크고 작은 작품들의 행사와 개봉 연기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하던 2월과 비슷한 상황이다. /쇼박스 제공

"추석 대목 앞두고 재확산…더 어려운 상황 놓일 것"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영화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후 6개월 동안 공들여 쌓은 탑이 다시 무너질 위기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영화 관련 행사와 개봉 취소 소식이 연이어 들려온다. 여름 성수기를 넘어 추석 대목을 앞둔 시점이라 관계자들의 고심은 깊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광복절 연휴가 시작된 지난 15일 총 65만 8018명이 극장을 찾았다. 연휴 특수가 예상됐지만 16일 59만 5766명으로 줄었고 17일에는 총 관객 40만 4972명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관객 하락세가 시작된 지난 16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해외유입을 포함해 총 27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사회적거리두기를 이날 0시부터 2주간 2단계로 격상했다. 정부의 결정에 영진위가 배포 중이던 영화 할인권은 17일부터 사용이 불가해졌고 바이러스 확산 공포와 맞물려 관객수치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영화계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월 초부터 전대미문의 보릿고개와 싸워왔다. 관객은 꾸준히 감소해 지난 4월 영진위 집계 이래 최저인 97만 명으로 바닥을 찍었다. 지난해 4월(1333만) 대비 92.7% 감소한 수치다. 영화계는 고군분투했다.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신작 가뭄이라는 숙제를 풀기 위해 상업 영화인 '침입자' '결백' 등을 개봉했다.

코로나19 여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반도 강철비2: 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왼쪽부터)는 개봉을 감행하며 여름 빅3 라인업을 완성했다. /NEW, 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코로나19 여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반도' '강철비2: 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왼쪽부터)는 개봉을 감행하며 여름 '빅3' 라인업을 완성했다. /NEW, 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7월부터는 '반도' '강철비2: 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여름을 겨냥한 블록버스터 '빅3'도 연달아 선보였다. 관객은 꾸준히 상승 그래프를 그렸다. '빅3'가 모두 스크린에 걸린 지난 8일 하루 전체 관객 수는 72만 9450명을 기록했다. 올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월 27일(122만8천548명)을 잇는 195일 만의 최고 수치였다.

하지만 사회적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하고 관객이 감소하자 영화계는 다시 공포에 휩싸였다. 연달아 들려오는 행사 및 개봉 취소 소식은 코로나가 확산세를 보였던 2월을 떠올리게 한다. 19일 관객을 만날 예정이었던 '국제수사'는 개봉을 이틀 앞둔 지난 17일 개봉을 잠정 연기했다. 18일 예정되어 있던 시사회와 간담회도 모두 취소했다.

'국제수사'의 주연을 맡은 곽도원 김대명은 SBS '런닝맨', MBC '나혼자산다' 등과 같은 주요 예능을 비롯해 라디오에 꾸준히 출연하며 영화 관람을 독려했지만 모든 홍보 활동은 물거품이 됐다. 배급사 쇼박스는 "다시 관객들을 극장에 밀집시키는 것이 정부의 방역 노력을 무력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개봉 취소 이유를 밝혔다.

유해진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왼쪽부터) 주연의 승리호는 오프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던 제작보고회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유해진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왼쪽부터) 주연의 '승리호'는 오프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던 제작보고회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밀폐된 극장이 아닌 야외 행사로 가닥을 잡았던 몇몇 영화제도 빨간불이다. 오는 21·22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시네라이브페스티벌, 'EIDF2020'의 야외 상영회는 모두 취소됐다. 여름 텐트폴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9월 23일 개봉으로 일정을 변경해 추석 대목을 노렸던 '승리호' 역시 난감한 상황이다. 영화 '콜' 이후 6개월여 만인 지난 18일 오프라인 제작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온라인으로 긴급 변경했다. 이미 한 차례 개봉을 미뤘던 작품인 만큼 코로나19로 이유로 다시 일정을 수정하는 것은 관객들의 기대를 져버리는 부담이라 고심이 깊다.

다양성 영화들은 관련 행사를 축소 중이다. '리메인' '나를 구하지 마세요' 등은 질의응답을 취소하고 간담회와 시사회와 영화 공개 일정에는 변경이 없다. 박소담 윤제문 주연의 '후쿠오카'는 모든 행사를 취소했으나 오는 27일 예정대로 개봉한다. 반면 다큐멘터리 영화 '카일라스 가는 길'은 개봉과 행사 모두 잠정 연기했다.

리메인 나를 구하지 마세요는 질의응답만 취소했다. 후쿠오카는 행사 없이 작품만 공개하기로 했다. 카일라스 가는 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은 개봉을 잠정 연기했다. /영화사 오원, 리틀빅픽처스, 인디스토리 률필름, 영화사 진진 제공
'리메인' '나를 구하지 마세요'는 질의응답만 취소했다. '후쿠오카'는 행사 없이 작품만 공개하기로 했다. '카일라스 가는 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은 개봉을 잠정 연기했다. /영화사 오원, 리틀빅픽처스, 인디스토리 률필름, 영화사 진진 제공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도 개봉 계획에는 수정이 없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은 시사회와 라이브 컨퍼런스를 취소했을 뿐 오는 26일 개봉한다. '뮬란' 역시 9월 10일 예정대로 관객들을 만난다. 이미 코로나19 여파로 수 차례 개봉과 취소를 반복했던 작품들인 만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 영화 관계자는 <더팩트>에 "영화인들 모두 노력해 예전 모습을 되찾았으나 다시 코로나 상황이 악화돼 당황스럽다"며 "몇몇 영화의 개봉 연기 소식은 안타깝지만 관객 동원이 어렵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어 쓴소리를 하기도 어렵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잡히지 않으면 추석 대목까지 여파가 이어져 영화계는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밝혔다.

tissue_hoon@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