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콘서트 뜨거운 감자…졸속 행정이 불러온 갈등
  • 정병근 기자
  • 입력: 2020.07.27 11:22 / 수정: 2020.07.27 11:22
수차례 연기됐던 미스터트롯이 우여곡절 끝에 개최를 확정했지만 개최 3일 전 송파구의 집합금지 명령으로 또 무산됐다. 공연 주최사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쇼플레이 제공
수차례 연기됐던 '미스터트롯'이 우여곡절 끝에 개최를 확정했지만 개최 3일 전 송파구의 집합금지 명령으로 또 무산됐다. 공연 주최사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쇼플레이 제공

공연 3일 전 집합금지 명령→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명확한 지침을 달라"[더팩트 | 정병근 기자] 곪았던 게 터졌고 결국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과연 팬들을 만날 수 있을까.

'내일은 미스터트롯 대국민 감사콘서트'(이하 '미스터트롯' 콘서트) 주최사 쇼플레이가 송파구가 지난 21일 공고한 대규모 공연 집합금지 행정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23일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이에 대한 결과는 이번 주초 중 나올 예정이다.

쇼플레이는 "공연 3일 전 집합금지명령을 내린 것이 부당하다. 이로 인한 민간중소기업의 피해와 관객들의 손해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며 "가수들의 콘서트는 최소한의 지침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을 조금이라도 알리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막기 위한 송파구의 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공연 관련해 정확한 가이드가 없는 데다 뮤지컬과 연극 등의 공연은 개최되고 있고 프로야구도 관중을 들이기 시작한 상황이라 대중음악 공연만 차별을 받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려와 기대 속에 첫발을 떼려던 '미스터트롯'은 대중음악계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이 마저도 좌초됐고 결국 반발이 일어났다.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지난 4월부터 이미 수차례 연기됐다. 고심을 거듭하던 주최사는 좌석 간 거리두기 등 정부 방역 지침 하에 지난 24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3주간 총 15회에 걸쳐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KSPO DOME)에서 콘서트 개최를 결정했다.

체조경기장은 1만 5000석 규모의 관람석을 갖춘 공연장이다. 쇼플레이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회당 관객 규모를 5200명으로 축소하고 방역비용으로만 10억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하는 등 안전한 개최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공연을 3일 앞둔 지난 21일 송파구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과 핸드볼경기장을 운영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에 5000석 이상 대규모 공연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고 이에 쇼플레이는 하루 뒤인 22일 첫 주 공연(24~26일) 연기를 결정했다.

송파구는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로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가장 높은 '심각' 단계를 유지 중이고 최근 들어 5일 내 9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우리 구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행정명령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실내체육시설 특징상 밀집된 관람석으로 된 밀폐된 공간으로 대규모 인원이 동일 공간에 장시간 머무를 경우 감염병 전파 위험성이 크며 무증상자의 경우 통제할 방법이 없어 'n차 감염'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등의 공연이 관객을 맞고 있고 프로야구도 관중을 들이기 시작했지만 유독 대중음악 공연만 개최가 무산되고 있다.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미스터트롯 콘서트도 개최 3일 전 집합금지 명령으로 개최가 무산됐고 주최사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쇼플레이 제공
뮤지컬 등의 공연이 관객을 맞고 있고 프로야구도 관중을 들이기 시작했지만 유독 대중음악 공연만 개최가 무산되고 있다.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미스터트롯' 콘서트도 개최 3일 전 집합금지 명령으로 개최가 무산됐고 주최사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쇼플레이 제공

문제는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이미 몇 주 전부터 공연 개최를 알렸고 티켓 판매를 시작했고 매진됐다. 이 과정에서 잠자코 있던 송파구가 불과 며칠 전 갑작스럽게 공연을 막은 건 "n차 감염 우려"라는 정도의 설명으로 마무리하기에 무책임한 것이 사실이다.

대중 음악계에서 "무작정 막지만 말고 정확한 가이드라인이라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쇼플레이 관계자는 "5000석이 넘는 '미스터트롯' 콘서트와 마찬가지로 400석밖에 안 되는 태사자 콘서트도 공연 하루 전에 취소됐다. 가요 콘서트에 대해서는 어떠한 원칙과 잣대 없이 중단만 요구하여 가수 및 스태프들의 줄도산이 예상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많은 국민이 지쳤을 때 '미스터트롯'으로 많은 위안을 줬고 사랑도 받았지만 그 콘서트를 준비하던 제작사와 업체들은 계속되는 연기와 취소로 부도 위기에 몰렸다"며 "공연을 강행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송파구는 그때그때 급한 불을 끄는 식의 행정으로 이번 갈등을 야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그런 와중에 구청장을 포함한 송파구청 직원 수백 명은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21일 단체로 뮤지컬을 관람했다. '내로남불'이 따로 없다.

송파구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공고문에 따르면 명령 효력은 별도 해제 시까지 계속된다. 이에 '미스터트롯' 콘서트의 2~3주차 공연 개최 여부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쇼플레이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가운데 법의 판결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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