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이해로 완성된 2020년의 '가족입니다'
입력: 2020.07.22 12:00 / 수정: 2020.07.22 12:00
가족입니다가 지난 21일 종영했다. 2020년 가족에 대한 고찰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최종회 시청률은 5.4%로 자체 최고 기록이었다. /tvN 제공
'가족입니다'가 지난 21일 종영했다. 2020년 가족에 대한 고찰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최종회 시청률은 5.4%로 자체 최고 기록이었다. /tvN 제공

최종회 시청률 5.4% 경신하며 유종의 미

[더팩트 | 유지훈 기자] 편성은 미니 시리즈, 구성요소는 가족 막장극, 포장지는 감동 드라마였다. 처음엔 다소 난해할 것만 같았지만 작품을 끝까지 지켜보고 나니 뒷맛이 묘하게 좋다.

지난 21일 종영한 tvN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극본 김은정, 연출 권영일, 이하 '가족입니다')는 김상식(정진영 분) 이진숙(원미경 분) 부부와 두 딸 김은주(추자현 분) 김은희(한예리 분) 그리고 막내아들 김지우(신재하 분)로 구성된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제작진은 정식 소개란에 '가족 같은 타인과, 타인 같은 가족의 오해와 이해에 관한 이야기'라고 적었다. 그 누구보다 가깝지만 그럼에도 더 서로의 마음을 살피지 못하는 가족의 모순은 '가족입니다'가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였다. 드라마는 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부부갈등, 불륜, 출생의 비밀, 기억상실, 암 투병이라는 소위 말하는 '막장' 요소로 무장해 김상식 가족을 위기에 몰아넣었다.

김상식 이진숙(위쪽) 부부는 기억상실 불륜 암투병 졸혼 등 막장 요소로 가득했다. 하지만 이를 자극적으로 활용하는 대신 가족의 의미를 짚어내는 장치로 활용했다. 김은주의 남편 윤태형은 성소수자라는 설정이었다. 가까이 있어서 더 알 수 없었던 남편의 비밀이었다.
김상식 이진숙(위쪽) 부부는 기억상실 불륜 암투병 졸혼 등 막장 요소로 가득했다. 하지만 이를 자극적으로 활용하는 대신 가족의 의미를 짚어내는 장치로 활용했다. 김은주의 남편 윤태형은 성소수자라는 설정이었다. 가까이 있어서 더 알 수 없었던 남편의 비밀이었다.

그 극적 요소 대부분은 김상식 이진숙 부부의 몫이었다. 남편 김상식은 아내와 갈등을 겪었고 그 때문에 등산하다 실족해 기억상실증에 빠졌으며 후반부에는 뇌종양으로 투병까지 했다. 아내 이진숙 역시 첫째 딸 김은주가 혼외자식이라는 비밀을 품고 있었다. 또한 이진숙이 부항을 뜨고 거실에 앉아 있는 남편에게 "당신 숨 쉬는 것도 보기 싫어"라고 울부짖는 모습 역시 기존 '막장극'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이 갈등들을 통쾌한 복수극으로 풀었다면 '막장극'이 됐겠지만 '가족입니다'는 그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 대신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겹쳐내 그들이 서로를 멀어지게 되는 과정을 이해시키는 데 집중했다. 기억상실증을 앓게 된 김상식은 부부의 의미를 다시 곱씹게 했다. 22살로 돌아간 그는 진숙을 열렬히 사랑하는 건실한 청년 김상식이었다. 상식의 불륜은 이진숙의 오해였다. 그는 그저 트럭 운전사라는 직업 때문에 가족과 아주 천천히 멀어졌을 뿐이었다.

상식 부부를 제외한 세 남매도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히고설켰다. 큰딸 김은주는 남편 윤태형(김태훈 분)과의 관계가 문제다. 그리고 그 문제 역시 드라마의 주제와 맞닿아있다. 남편 윤태형은 알고 보니 동성애자였고 은주는 "남편이 아니었으면 알았을 텐데 가까이 있어서 몰랐네"라며 자조했다. 언니의 차가운 언행이 소름 끼치게 미워 5년간 연락을 끊고 지냈던 김은희도 그 순간만큼은 유일하게 등을 기대게 되는 혈육이었다. 가족이라 이해할 수 없지만 가족이라서 믿고 의지할 수밖에 없는 가족의 모순은 드라마 곳곳에 묻어났다. 막내 김지우는 가족과 인연을 끊고 해외로 떠났던 사실이 밝혀져 엄마 이진숙을 눈물짓게 했다.

가족입니다는 해피엔딩으로 이야기를 매듭지었다. 김상식 부부와 세 남매는 다시 한 가족이 됐다. /가족입니다 캡처
'가족입니다'는 해피엔딩으로 이야기를 매듭지었다. 김상식 부부와 세 남매는 다시 한 가족이 됐다. /'가족입니다' 캡처

'가족입니다'는 마지막까지 따스한 웃음과 위로 그리고 공감을 선사했다. 엄마 이진숙은 1년이 지나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가족을 위해 자신을 돌아보지 못했던 그에게 꼭 필요했던 1년이었다. 김은주는 전남편 윤태형의 행복을 빌어줬고 김은희와 막내 지우 역시 다시금 가족 구성원으로서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상식은 무뚝뚝한 면모를 버리고 22살 청년 김상식과 희석돼 친근한 아빠의 모습이 됐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시청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가족입니다'는 드라마 팬들을 떠들썩하게 할 뜨거운 인기까지는 아니었지만 '2020년 가족의 현실을 보여준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고 화제성과 시청률도 나쁘지 않았다. CJ ENM이 공개한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 드라마 부문에서 7월 첫째 주 3위(220.8점), 7월 둘째 주 4위(215.6점) 등을 기록하며 줄곧 5위권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청률은 10%대를 돌파할 정도의 파급력을 보여주지 않았다. 대신 6월 1일 방송된 1회에서 3.1%(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해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했고 6회에는 4%대 접어들었다. 지난 21일 방송된 최종회는 5.4%라는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편, '가족입니다' 후속으로는 문채원 이준기 주연의 '악의 꽃'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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