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반도', 코로나 시대에 찾은 해답
입력: 2020.07.23 05:00 / 수정: 2020.07.23 05:00
반도가 개봉 일주일여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1000만 동원까지는 어렵다는 관측이지만 전작 부산행으로 물꼬를 터둔 해외 시장에서의 흥행은 이미 시작됐다. /NEW 제공
'반도'가 개봉 일주일여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1000만 동원까지는 어렵다는 관측이지만 전작 '부산행'으로 물꼬를 터둔 해외 시장에서의 흥행은 이미 시작됐다. /NEW 제공

국내·해외서 쌍끌이 흥행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영화계에 블록버스터 영화로서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개봉을 감행한 자신감은 해외 시장에 있었다. 전작 '부산행'은 K-좀비라는 수식어와 함께 전 세계 영화 팬들의 호응을 얻었고 후속작인 '반도'는 그 관객들을 다시 극장가로 불러들이고 있다. K-좀비는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로 다시 한번 약진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5일 개봉한 '반도'(감독 연상호)는 21일 오후 2시 13분 기준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22일에는 누적 관객 206만 3078명을 기록하며 코로나19로 침체기를 겪었던 극장가에 다시 활력이 돌아오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6월 24일 개봉한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좀비물 '#살아있다'(감독 조일형)는 남다른 상승세를 이어나가 '극장가에 활력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누적 관객 19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반도'는 '#살아있다'의 관객을 훌쩍 뛰어넘으며 흥행 청신호를 밝혔다.

'반도'는 개봉 전부터 뚜렸한 존재감을 보였다. 개봉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에는 예매율80%·예매량 13만, 개봉 첫날 35만 관객 동원이라는 2020년 영화계 신기록을 세웠다. 개봉 첫 주 주말에는 122만 5536관객을 기록했다. 올해 최고의 히트작 '남산의 부장들'(260만 4649)보다 다소 낮지만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2월 이후 개봉작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였다.

'반도'가 1000만 관객 돌파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다면 이는 영화계 부활의 신호탄이 될 터다. 한 영화 관계자는 "'반도'의 200만 돌파로 고무적인 분위기다. 영화계가 회복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말했다.

남산의 부장들(왼쪽)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 되기 전 개봉해 올해 최고 흥행작이 됐다. #살아있다는 코로나19 여파에 몸살을 앓았던 극장가에 활력을 가져다줬다. 반도는 두 작품이 내세우던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남산의 부장들'(왼쪽)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 되기 전 개봉해 올해 최고 흥행작이 됐다. '#살아있다'는 코로나19 여파에 몸살을 앓았던 극장가에 활력을 가져다줬다. '반도'는 두 작품이 내세우던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에도 '반도'의 1000만 돌파는 다소 어렵다는 관측이다. 밀폐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영화관의 특성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코로나19 감염 공포를 안긴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에 취약한 중장년 관객의 유입도 힘들어 보인다. '택시 운전사'(이하 CGV 집계 기준 각 40대·50대 이상, 27.9%·10.0%), '국제시장'(28.2%·10.5%), '변호인'(26.7%·7.4%) 등 다수 1000만 영화에서 30%를 웃도는 비중을 차지했던 것이 중장년층이었다.

전작 '부산행'은 2016년 개봉 당시 1157만 관객을 동원했다. '반도' 역시 1000만 영화라는 타이틀이 탐나겠지만 2020년은 코로나19라는 악재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 '반도'의 200만 돌파는 영화계 침체기가 시작된 이후라 돋보이지만 '부산행'이 4일 만에 400만 관객을 기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대신 '반도'는 국내 성적에 목을 매는 대신 시야를 확장해 해외에서의 흥행 가능성을 활짝 열어뒀고 이제 그 결실을 거두고 있다. 1000만 영화라는 타이틀만큼이나 값진 해외 성적들이다.

영화는 2020년 칸국제영화제, 시체스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데 이어 세계 190개국에 선판매됐다. 1억 4000만 달러라는 해외 흥행 수익을 가져다준 전작 '부산행'의 후광이다. 코로나19 후 신작 가뭄에 시달렸던 것은 국내뿐만이 아닐 터다. 그래서 '반도'의 개봉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도 반가운 일이었다.

배급사 NEW에 따르면 '반도'는 대만에서는 15일 개봉해 '부산행'의 오프닝 기록을 경신하는 데 이어 첫 주말까지 470만 달러(이하 USD)를 거둬들여 박스오피스 흥행 1위작으로 자리 잡았다. 역대 한국 영화 오프닝 신기록을 쓴 싱가포르에서는 첫 주말까지 박스오피스 79.5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한국 영화 첫 주말 최고 스코어를 달성했다. 지난 16일 개봉한 말레이시아에서는 개봉 첫 주말까지 95.5만 달러, 베트남에서는 주말 유료시사회만으로 117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반도의 K-좀비 열풍은 계속된다. 전작 부산행의 성공에 힘입어 세계 185개국에 선판매를 달성했다. /NEW 제공
'반도'의 K-좀비 열풍은 계속된다. 전작 '부산행'의 성공에 힘입어 세계 185개국에 선판매를 달성했다. /NEW 제공

이로써 '반도'는 개봉 첫 주말까지 국내(약 1320만불)와 동시기 개봉국가들을 합해 약 2000만달러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23일 개봉하는 태국에서는 전체 사전 예매율 1위로 새로운 한국 영화 오프닝 기록이 예상된다. 190억이라는 큰 제작비가 투입돼 기대를 모았으나 코로나19로 걱정도 동시에 샀던 '반도'였지만 그 모든 걱정이 기우였다는듯 파죽지세다.

배급사에 따르면 '반도'는 당초 손익분기점을 530만으로 잡았다. 그리고 해외 선판매로 그 문턱을 250만까지 낮췄다. 변수가 없다면 7월 안에는 이를 능히 넘어설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영화 산업은 무너졌지만 '반도'는 해외 시장에서 그 대답을 찾았다. 꾸준히 해외 시장을 두드리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성장해왔던 한국 영화의 결실은 '반도'가 가장 먼저 맛보게 됐다.

한편, '반도'는 '부산행' 4년 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다. '부산행'에 이어 연상호 감독이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았으며 강동원은 정석 역에, 이정현은 민정 역에 분해 열연을 펼친다. 이 외에도 이레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김도윤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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