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비2: 정상회담'이 오는 29일 개봉한다. 정우성 유연석은 각각 대한민국 대통령, 북한 최고지도자 역할을 맡아 한반도의 평화를 모색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걸출한 두 배우의 아시아 평화 모색

[더팩트 | 유지훈 기자] 두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남쪽에는 정우성이, 북쪽에는 유연석이.

오는 29일 개봉하는 '강철비2: 정상회담(이하 '강철비2')'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다. 2017년 445만 관객을 동원한 '강철비'의 정식 후속작으로 양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앵거스 맥페이든이 주연을 맡았다.

전작은 북한 쿠데타 발생 직후 생사의 기로에 놓인 북 최고지도자가 남한으로 넘어오는 데서 시작했다. 정우성은 북한의 특수요원, 곽도원은 남한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역을 맡아 눈부신 케미로 평화를 찾았다. 곽도원은 후속작 '강철비2'에서 북 쿠데타의 주동자 호위총국장을 맡아 한발 뒤로 물러났다. 대신 정우성은 새로운 얼굴 유연석과 호흡하며 전쟁위기에 놓인 동북아의 평화를 모색한다.

정우성이 맡은 한경재는 냉철한 이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북한과 미국의 협상을 중재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비트'로 눈부신 비주얼을 뽐내고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감시자들' '신의 한 수' '나를 잊지 말아요' '아수라' '더 킹' '증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등 굵직한 필모그래피를 쌓아 올리며 연기력까지 겸비한 정우성은 이번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변신한다.

정우성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어깨에 지고 있는 대통령 한경재로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북 위원장(유연석 분)과 미국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 분) 사이에서 때로는 유연하게 때로는 강단 있게 그들을 중재하며 극의 균형을 잡는다. 대통령으로서는 냉철한 이성의 소유자지만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고 딸에게는 용돈을 빼앗기기도 하는 평범하고 인간적인 아빠이기도 하다. 정우성은 이 두 상반된 면모를 소화하며 캐릭터에 입체성을 더한다.

지난 2일 제작보고회에서 정우성은 대통령이라는 캐릭터를 맡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양우석 감독이 후속작에서 대통령을 하라고 했을 때 '왜 나한테 이런 숙제를 던져주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하기로 마음먹기까지 상당한 고민이 있었다"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난감했다.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했던 대통령을 바라봤고 그들의 사명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유연석이 맡은 조선사는 영어에 능통하고 국제 정세를 두루 살피는 유연함도 갖췄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순정파 구동매에 이어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천사 같은 소아외과 의사 안정원으로 따뜻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여심을 흔들었던 유연석은 북의 최고지도자 조선사라는 파격적인 캐릭터를 소화한다. 영어에 능통하고 국제 정세를 두루 살피는 등 유연함을 갖춘 북 위원장은 배우 유연석을 만나 실존 인물의 틀을 벗고 입체적인 매력을 품었다.

조선사는 강경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남북미 정상회담을 밀어붙였으나 예상치 못한 쿠데타로 자신의 핵잠수함 백두호의 함장실 속에 억류된다. 영어에 능통한 덕에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와 미국 대통령 스무트(앵거스 맥페이든 분)사이에서 의도치 않은 통역을 맡게 된 그는 잠수함 속에서 펼쳐지는 '진짜' 정상회담을 통해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정우성보다 더 중압감을 느꼈을 유연석이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곽도원 형이 아니라 나한테 제안한 게 맞나' 생각했다. 망설이기도 했고 북의 지도자 역할을 한다는 게 저 스스로도 상상이 안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영화에 재미있는 요소도 많고 볼거리도 많았다.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겁도 났다. 저한테도 도전과 같은 캐릭터다. 도망치지 말고 도전해보자는 마음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강철비2'는 실제 남북 정상의 싱크로율을 맞추는 대신 인기 정상을 달리고 있는 두 배우를 기용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한국 영화계지만 7월부터 시작될 여름 성수기에 출사표를 던져 활력을 더하겠다는 포부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부산행'의 후속작 '반도(감독 연상호)', 8월 스크린에 걸리는 황정민 이정재 주연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 등과 경쟁하며 관객 회복이라는 숙제를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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