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tvN '더 짠내투어'가 3개월 만에 방송을 재개했으나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반면 비슷한 포맷의 tvN '바퀴 달린 집'과 KBS2 '1박 2일'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이 호평을 보내고 있다. /tvN·KBS2 제공 |
호평과 혹평 이어진 '더 짠내투어', 콘텐츠 차별화 발휘할 때
[더팩트|이진하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잠정 중단했던 '여행' 프로그램들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장기화됨에 따라 각종 여행 프로그램들이 종영 및 방영 중단 위기를 맞았다. 실제 KBS2 '배틀트립'은 미리 촬영했던 방송분을 끝으로 종영을 결정했고 SBS '정글의 법칙'과 tvN '더 짠내투어'는 종영 대신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3개월 만인 6월 30일 '더 짠내투어'가 국내 편으로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이날 방송에는 새로운 고정 멤버 소이현이 첫 출연했다. 이밖에 박명수, 김준호, 규현과 게스트 레드벨벳 조이, 김종민이 함께 했다. 이들이 선택한 첫 번째 여행지는 제주도였다.
'더 짠내투어'는 정해진 예산 안에서 여행을 하며 스몰 럭셔리 체험을 함께 해보는 여행 예능프로그램으로 해외를 주무대로 했으나 코로나19 사태 후 국내로 눈을 돌렸다. 방송 재개 첫날 출연진들은 코로나19 사태를 의식한 듯 '철저한 방역'을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방송 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 시국에 여행 예능은 시기상조 같다'는 반응과 '랜선 여행으로 대리만족할 수 있어 좋았다'는 엇갈린 반응이 오갔다. 총 500명 이상이 참여한 포털사이트 다음 '연예' 섹션 투표란은 66%의 혹평과 34%의 호평으로 나눠졌다.
'더 짠내투어'는 지난 6월 30일 방송에서 새 멤버 소이현과 박명수, 김준호, 규현, 게스트 레드벨벳 조이, 김종민이 첫 번째 여행지인 제주도를 방문했다. /tvN '더 짠내투어' 캡처 |
혹평을 보낸 누리꾼들은 "제주도 같은 관광지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가 끊이지 않는데 이 시국에 꼭 가야 했던 걸까"(인생***), "아직 코로나 확진자가 두 자릿대로 매일 늘어나는 데 무슨 여행을 가나"(debi***), "연예인과 스태프들이 우르르 다니는 것도 불안하고 프로그램 보고 여행객들 몰릴까 우려스럽다"(새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곧 여름휴가도 다가오는데 국내 좋은 곳 소개해줘서 랜선 여행이라도 하면 좋겠다"(콩순***), "해외여행도 못가는데 국내 여행하니 좋다"(김원***), "날씨는 별로였지만 실속 있고 알차게 보낸 것 같아 보는 다오 행복"(enlt***), "예산 절반으로 줄이면 더 재미난 예능이 되지 않을까"(고슴***) 등의 긍정적 의견도 있었다.
최고 시청률 4.1%를 자랑했던 '더 짠내투어'는 방송이 재개된 첫 발 1.7%(닐슨코리아 케이블 기준)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여행'이란 단어는 쓰지 않지만 바퀴 달린 집을 달고 전국 방방곡곡을 앞마당 삼아 살아보는 과정을 담은 tvN '바퀴 달린 집'은 지난 6월 11일 첫 방송부터 3.9%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이후 3.3%, 4.9%의 성적을 기록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상반된다. '바퀴 달린 집'은 그동안 예능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지 않았던 김희원과 여진구를 고정 출연자로 내세워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 동시에 '여행'보다 '삶'에 초점을 맞춘 것이 '더 짠내투어'와 다른 점이다. 그런 점이 시청자들의 비난을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누리꾼들은 "바퀴 달린 집 신선하다. 출연진 조합도 새롭고 게스트가 다양해 재미있다"(apr2***),"허당끼 충만한 세 남자의 좌충우돌이 기대된다"(who***), "세 배우들의 친분도 엿볼 수 있고 작품 속에서 보지 못한 모습들이 흥미롭다"(remo***) 등의 의견을 내놨다.
'바퀴 달린 집'은 그동안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배우 김희원과 여진구가 출연한다. 또 매회 화려한 게스트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tvN '바퀴 달린 집' 캡처 |
KBS2 대표 예능프로그램 '1박 2일'도 '여행'을 콘셉트로 하지만 큰 비난은 피해 가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한 '1박 2일'은 KBS2 대표 장수 예능으로 현재 시즌4가 진행 중이다. 이 프로그램 역시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며 예능에서 자주 보이지 않았던 배우 연정훈, 김선호, 그룹 빅스의 멤버 라비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김종민, 문세윤, 딘딘과 합을 이뤄나가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방송은 주말 예능 상위권에는 들지 못하지만 꾸준히 8~10%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1박 2일'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야외 촬영이 한정적이라 이전만큼의 재미는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다만 출연진들과 제작진의 치열한 머리싸움을 보이면서 고정 시청자를 늘려가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결국 시청자들의 엇갈린 반응은 비슷한 포맷 속에 차별화된 콘텐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누리꾼들은 '1박 2일'을 향해 "'1박 2일'에서 연정훈과 김선호를 섭외한 것은 신의 한 수"(no21***), "점차 케미스트리를 뽐내는 구성원들의 조합이 역대급 재미를 선사한다"(dy11***) 등의 호평을 이어갔다.
이처럼 다양한 반응 속에 '여행' 포맷 예능프로그램이 이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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