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바퀴 달린 집' 김희원, 서늘한 표정의 '예능 블루칩'
입력: 2020.07.02 05:00 / 수정: 2020.07.02 05:00
김희원의 예능 나들이는 성공적이었다. 전대미문의 서늘한 표정을 지닌 예능 블루칩의 발굴을 바퀴 달린 집이 해냈다. /남용희 기자
김희원의 예능 나들이는 성공적이었다. 전대미문의 서늘한 표정을 지닌 예능 블루칩의 발굴을 '바퀴 달린 집'이 해냈다. /남용희 기자

'방탄유리 아저씨'의 유쾌한 예능 나들이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예능에서의 맹활약은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서 시작한다. 철두철미할 것만 같은 얼굴에 허술한 언행, 청순가련의 아이콘이 뱉는 구수한 말투, 코믹한 감초의 진지한 면모 등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최근 tvN은 특별한 블루칩을 발굴해냈다. 영화 '아저씨'에서 "이거 방탄유리야"라고 외치던 강렬한 악역은 현실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방송되는 tvN 예능 '바퀴 달린 집'은 프로그램명과 같은 바퀴 달린 집을 타고 전국을 유랑하며 소중한 이들을 초대해 하루를 살아보는 과정을 담는다. 배우 성동일과 김희원 여진구가 뭉쳐 지난 6월 11일부터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이 프로그램은 재미의 많은 부분을 출연자들의 호흡에 맡긴다. 성동일은 사람 냄새 진동하는 맏형, 김희원은 아무 의욕 없어 보이는 둘째, 여진구는 형들보다 성숙한 막내 캐릭터다. 성동일은 MBC '아빠! 어디가?'에서처럼 여전히 매번 뱉는 말이 웃음을 안기고 여진구는 우직한 막내 역할에 열중한다. 김희원은 가만히 듣고만 있고 그저 시키는 일만 하는데 독보적인 존재감이다.

김희원은 구박덩어리다. 뭐 하나 똑부러지게 하는 일 없이 실수를 연발한다. 하지만 그게 밉지 않은 것이 그만의 매력이다. /바퀴 달린 집 캡처
김희원은 구박덩어리다. 뭐 하나 똑부러지게 하는 일 없이 실수를 연발한다. 하지만 그게 밉지 않은 것이 그만의 매력이다. /'바퀴 달린 집' 캡처

김희원은 '바퀴 달린 집'의 운전기사다. 집으로 개조된 트레일러를 운반하기 위해서는 특수 대형 면허가 필요했고 김희원과 여진구는 우여곡절 끝에 그 면허를 손에 넣는다. 하지만 여진구는 운전이 서툴렀다. 결국 운전대를 잡는 것은 오롯이 김희원의 몫이다. 운전 중 졸음을 이기려고 다른 멤버들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코 고는 소리다. 하지만 김희원은 불평불만 한번 없이 그저 묵묵히 운전을 할 뿐이다. 멤버들은 물론 시청자도 그가 우직하게 운전하는 모습을 바라보다 보면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해있다.

김희원이 웃음을 안겨주는 순간은 주로 성동일과 함께다. 성동일은 김희원을 마음껏 부린다. 고된 운전 끝에 잠시 휴게소에 들러도, 목적지에 도착해 요리를 준비할 때도, 게스트를 위해 텐트를 칠 때도 모두 "희원아 이리 와봐"라는 말을 시작으로 온갖 심부름을 시킨다. 김희원은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그 미션들을 해낸다.

하지만 그때마다 실수를 연발한다. 이를 본 성동일은 김희원을 타박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부모님을 제외하고 네 인생에서 나만큼 네 이름 불러주는 사람이 있냐"는 자기합리화로 모두를 폭소케 만든다. 역에 공효진이 게스트로 온다는 소식에 집 청소에 이어 코털을 다듬는 홀로 엉뚱한 매력은 덤이다.

성동일 여진구는 김희원을 놀리는 데 도가 텄다. 김희원은 놀림을 받을 때마다 무표정이고 그게 또 웃긴 두 사람은 몇 번이고 배를 잡고 웃는다. /tvN 제공
성동일 여진구는 김희원을 놀리는 데 도가 텄다. 김희원은 놀림을 받을 때마다 무표정이고 그게 또 웃긴 두 사람은 몇 번이고 배를 잡고 웃는다. /tvN 제공

JTBC '한끼 줍쇼'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아는 형님', SBS '런닝맨', tvN '인생술집', MBC '무한도전' 등 김희원은 지금까지 수많은 예능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했었다. 하지만 그의 활약상은 크지 않았고 있더라도 일회성에 머무르거나 성동일과 함께라서 빛났다.

'바퀴 달린 집'은 김희원에게 웃기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몇 가지 역할을 주고 다른 출연진과 호흡하게 하며 '인간 김희원'을 보여주라고 한다. 영화 '아저씨'의 만석, tvN 드라마 '미생'의 박과장, MBC '앵그리맘'의 안동칠, JTBC '송곳'의 정민철 등 수많은 악역을 통해 서늘한 표정을 지었던 김희원의 얼굴은 '바퀴 달린 집'에서 더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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