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비2: 정상회담'(왼쪽)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나란히 여름 극장가 스크린에 걸린다. 큰 자본이 들어간 영화라 관심이 쏠리지만 그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곽도원 정우성, 이정재 황정민이라는 배우들의 조합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강철비2' '다만악'에 기대하는 시너지
[더팩트 | 유지훈 기자] 각자의 개성을 지닌 배우들이 한 작품에서 만나 일으키는 화학작용. 우리가 '케미' 혹은 '연기 호흡'이라고 부르는 시너지다. 올해 여름에는 특별한 시너지를 입증했던 배우들이 스크린에서 재회해 열연을 펼친다.
올해 영화계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빅3 라인업을 완성했다. 오는 7월 15일 개봉되는 '반도(감독 연상호)'와 그 뒤를 이을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가 주인공이다. '반도'는 이정현 강동원이라는 새로운 조합을 완성했다. 반면 '강철비2: 정상회담'은 정우성 곽도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이정재 황정민이라는 친숙한 조합을 다시 한 프레임에 담는다.
정우성 곽도원은 '아수라(감독 김성수)'에 이어 '강철비(감독 양우석)'로 이미 두 차례나 연기 호흡을 맞췄다. 2016년 '아수라'에서는 불치병에 걸린 아내를 위해 불의한 일에 손을 담근 비리형사 한도경, 출세에 대한 야망으로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는 검사 김차인으로였다. 형사와 검사였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위해 손을 맞잡지 않았다. 각자 생존 갈망과 욕심을 채우기 위해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고 서로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강철비2: 정상회담'에서 정우성(왼쪽)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곽도원은 북의 쿠데타 주동자 호위총국장으로 분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1년 후의 '강철비'는 정우성 곽도원을 각각 북한의 특수요원 엄철우, 남한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곽철우에 분하게 했다. 진영은 다를지언정 두 사람은 한반도의 평화를 향해 의기투합했다. '아수라'의 관객이었다면 '강철비'는 묘한 기시감 때문에 더욱 빠져들게 됐을 터다. 극악무도한 악역이었던 곽도원은 '강철비' 초반부 선악 구분이 모호했던 곽철우 캐릭터의 매 선택에 긴장감을 더했다. '아수라'의 정우성은 비록 비리 경찰이었을지언정 '불치병에 걸린 아내를 위해'라는 인간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관객은 엄철우에 편하게 몰입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지독할 정도의 갈등도, 한 가지 목표를 향한 의기투합도 모두 유효했다.
'강철비'의 후속작으로 남북미 정상회담장에서 북한 쿠데타가 발생하고 세 정상이 북한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동북아에 드리운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리는 '강철비2: 정상회담'은 3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을 다시 갈라놓는다. 정우성 곽도원은 진영을 바꿔 각각 대한민국 대통령, 북의 쿠데타 주동자 호위총국장을 맡는다. 정우성은 '강철비'에서의 우직한 모습 그대로지만 곽도원은 '아수라' 당시로 돌아간 듯 비릿한 표정이라 맹렬한 연기 호흡을 기대케 한다. 진영을 바꾼만큼 전작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색다른 매력과 호흡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신세계(감독 박훈정)'의 황정민 이정재도 '다만 악에서 구하로서'로 다시 뭉친다. 두 사람이 양복을 입고 "부라더"라고 외치며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던 것도 벌써 7년 전의 일이다. 극 중 경찰의 신분으로 잠입 수사를 했던 이정재가 황정민의 뜻을 이어받고 경찰 최민식에게 복수하는 과정은 짜릿했다. 한국형 누아르의 대표작으로서 꾸준히 회자됐고 이와 함께 관객들의 입에 올랐던 이정재 황정민의 투 샷이 다시 스크린에 걸린다.
'신세계'의 황정민 이정재도 다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만난다. '신세계'의 화려한 스타일링은 이정재가 물려받았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정우성 곽도원처럼 황정민 이정재 역시 영화를 통해 서로를 향해 죽일 듯 달려든다. 황정민은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 역을, 이정재는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를 맡는다. '신세계'가 한국형 누아르였다면 이번에는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을 표방한다. 어두운 톤을 유지하되 아슬아슬한 심리전이 아닌 쫓고 쫓기는 극렬한 액션이다. 황정민은 2015년 '베테랑', 이정재는 2017년 '대립군' 이후 오랜만의 액션 도전이라는 것 역시 기대 포인트다.
스타일링은 반전됐다. '신세계'에서 풀어헤친 머리와 화려한 넥타이를 착용하고 있던 황정민은 그 개성을 이정재에게 내줬다. 최근 공개된 스틸컷에서 이정재는 화려한 색감의 셔츠를 입은 채 살벌한 눈빛을 뿜는다. 목까지 덮은 문신은 레이의 무자비한 면모를 더욱 부각시킨다. 태국과 한국 일본 3국을 넘나드는 올로케이션 촬영을 마친 만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속 이정재 황정민은 이국적인 풍경에서 숨막히는 액션을 펼쳐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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