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의 후속작 '반도'(왼쪽), '강철비'의 후속작 '강철비2: 정상회담'이 올해 여름 나란히 스크린에 걸린다. 스케일을 키우고 새로운 얼굴을 전면에 배치했다. 전작 팬들은 물론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작에 목마른 관객의 사랑을 독차지하겠다는 포부다. /NEW,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스케일·세계관 확장…새로운 얼굴 투입도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어떤 작품의 후속편 제작 소식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전작의 팬에게는 새롭게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전작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재미있길래 후속편이 나와'라는 궁금증을 유발한다. '반도'와 '강철비2: 정상회담'은 이 기대와 궁금증을 등에 업고 특별한 요소를 곳곳에 첨가해 올 여름 극장가를 겨냥한다.
'반도'는 2016년 개봉한 '부산행', '강철비2: 정상회담'은 2017년 개봉한 '강철비'의 후속작이다. 모두 전작의 성공에 힘입어 만들어졌지만 기존 틀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는다. 스케일을 키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새로운 얼굴들도 전면에 배치했다. 꾸준히 성장을 거듭한 한국 영화계가 맺은 의미 있는 결실이다.
'반도'는 '부산행' 4년 후 좀비로 황폐화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다. 전작이 열차 안에서 좀비들과의 추격전을 그렸다면 '반도'는 도심에서 쏟아지는 좀비들과의 전쟁에 가깝다. 115억 제작비였던 '부산행'보다 몸집을 키워 190억을 투입했다. 컴퓨터 그래픽 장면이 전작(약 600컷)의 두 배를 넘는 1300컷에 달한다. 화려한 볼거리로 중무장해 관객들을 폐허가 된 대한민국으로 초대한다.
'반도'는 강동원(왼쪽)과 이정현이 주인공을 맡아 극을 끌고간다. 좀비로 황폐화된 세상에서 두 사람은 처절한 액션을 펼친다. /NEW |
'강철비2: 정상회담'은 아직 제작비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작이 157억을 투입했던 만큼 그에 견줄 수준의 스케일이라는 관측이다. '강철비'가 한반도 평화의 위기를 다루는 데 그쳤다면 '강철비2: 정상회담'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뒤흔들고 전쟁 직전까지 내몬다. 서울의 청와대와 북의 원산 초대소, 워싱턴의 백악관 등 각국의 주요 공간이 배경이고 세 정상을 납치한 북핵 잠수함은 독도 앞바다 깊은곳까지 잠행한다. 위기 상황도 그 위기가 드리우는 배경도 모두 커졌다.
또한 두 작품은 모두 평범한 후속작들과 궤를 달리한다. '반도'는 새로운 캐릭터와 함께하는 세계관의 확장, '강철비2: 정상회담'은 배우들의 진영 뒤집기로 재미를 꾀했다. '부산행'의 주요 인물들은 영화 끝에 각자의 이야기를 매듭 지었다. 후속작인 '반도'는 그들을 다시 스크린에 불러들이는 대신 기존 세계관만 유지한다. 강동원 이정현이라는 새로운 얼굴은 '부산행' 4년 후 폐허에 내던져진다.
'전우치' '군도:민란의 시대' '검은 사제들' 등 매번 새로운 장르와 캐릭터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강동원은 생존자 정석 역에,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군함도' 등 극한의 생존본능이 돋보였던 작품들에서 발군의 연기력을 보여왔던 이정현은 여전사 민정 역에 분한다. 두 사람은 들끓는 좀비들을 상대하며 처절한 액션 연기를 선사한다.
'강철비2'에서 정우성은 대한민국 대통령, 곽도원은 북 쿠테타의 주동자가 된다. 앵거스 맥페이든과 유연석(왼쪽부터)은 미국 대통령, 북 위원장을 맡는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강철비2: 정상회담'은 '반도'와 정 반대다. 기존 얼굴을 유지하되 전작과 세계관을 공유하지 않는다. 전작 북 최정예요원 역의 정우성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남의 외교안보수석이었던 곽도원이 북의 쿠데타 주동자인 호위총국장을 연기한다. 여기에 새로운 얼굴인 유연석과 앵거스 맥페이든은 각각 '북 위원장'과 '미국 대통령'으로 분해 활력을 더한다.
이는 "남북 당사자들이 진영을 바꿔 다른 해법을 모색해 본다고 하더라도 한반도의 운명은 남과 북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양우석 감독의 묘책이다. 또한 전작에서 개성공단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북의 방사포(다연장로켓포) '강철비(스틸레인)'는 정상회담 직전 한반도를 덮친 슈퍼 태풍의 이름으로 등장한다. 비록 세계관은 다를지언정 의미를 곱씹게 되는 묘한 연결고리를 숨겨둔 셈이다.
두 작품은 모두 영화계의 성수기라고 일컫는 여름 극장가를 겨냥한다. '반도'는 7월 15일, '강철비2: 정상회담'은 그 이후다. 코로나19에 관객수는 곤두박질쳤지만 '침입자'와 '결백'이 5월 연달아 스크린에 걸리며 신작 가뭄을 달래줬고 지난 24일 '#살아있다'는 큰 폭은 아니지만 관객 상승세를 이어받았다. '부산행'은 1156만, '강철비'는 445만 관객을 돌파했었기에 기존 팬들만 그대로 불러들여도 극장가는 눈에 띄는 회복세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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