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극장가 활력·관객 회복세"…개봉작 칭찬의 속사정
입력: 2020.06.22 05:00 / 수정: 2020.06.22 05:00
침입자(왼쪽)와 결백은 신작 기근에 시달렸던 6월 영화계의 단비였다. 텅 비었던 극장가에 관객들이 조금씩 모여들었다. 이렇게 활기를 되찾은 영화계지만 아직 갈길은 멀다.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키다리이엔티 제공
'침입자'(왼쪽)와 '결백'은 신작 기근에 시달렸던 6월 영화계의 단비였다. 텅 비었던 극장가에 관객들이 조금씩 모여들었다. 이렇게 활기를 되찾은 영화계지만 아직 갈길은 멀다.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키다리이엔티 제공

손익분기점 어려워도 개봉 강행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최근 신작 개봉 후 배포되는 보도자료에는 '극장가 활력' '관객 회복세'라는 수식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신작 가뭄에 쩍쩍 갈라졌던 극장가의 단비였고 발길을 돌렸던 관객을 다시 불러들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낙관적으로만 볼 수도 없다.

올해 영화계는 코로나19 확산에 직격탄을 맞았다. 밀폐된 영화관에서의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공포 때문에 관객의 발길이 끊겨서다. 대형 멀티플렉스는 급감한 매출 때문에 조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슈퍼전파자가 등장했던 3월 당시 메가박스 CGV 롯데시네마 등은 총 82개 지점을 임시 휴관했다. 관객도 극장도 없으니 이렇다할 신작들도 개봉을 줄줄이 연기했다.

영화계는 묵묵히 버텼고 6월에 접어들며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일 기준 6월 관객 수는 193만 4614명이다. 5월 한 달 동안 총 관객이 152만 6247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분명한 회복세다. 2월은 737만, 3월은 183만, 4월은 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최저수치인 97만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래서 6월 관객의 상승세는 더욱 뚜렷해 보인다.

이는 송지효 김무열 주연의 스릴러 '침입자', 신혜선의 영화 첫 주연작 '결백'이 되찾아준 활기였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 입장료 6천원권 할인권 이벤트도 힘을 보탰다. 20일 기준 '침입자'는 48만, '결백'은 50만 6000 누적 관객 수를 돌파했다. 두 신작만으로 1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불러들였다는 것은 분명 청신호다.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되며 관객이 급감했던 2월 말 영화관의 풍경이다. 최근은 이보다 많은 사람이 몰려들고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턱 없이 휑하다. /남용희 기자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되며 관객이 급감했던 2월 말 영화관의 풍경이다. 최근은 이보다 많은 사람이 몰려들고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턱 없이 휑하다. /남용희 기자

하지만 지난해 관객 수와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알라딘'과 '기생충'의 선전이 돋보였던 지난해 6월 총 관객은 2284만 명, 하루 평균 76만여 명이 극장을 찾았다. 올해 6월 하루 평균 관객은 9만 6천여 명이다. 작년 대비 12.7%를 겨우 넘기는 수준이다. 이 정도의 침체기라면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1000만 영화가 될 수 없다.

영화가 개봉하고 그 수익으로 또 다른 신작을 제작하는 것이 영화계의 순환구조다. '침입자'와 '결백'은 각각 손익분기점이 150만, 140만으로 알려졌다. 두 작품 모두 6월 코로나19 휩쓸고 간 영화판에서 선전했을 뿐 그 순환구조를 만들지는 못했다. 드라마틱한 관객 회복세가 시작되지 않는 이상 손익분기점 돌파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때문인지 올해 여름 예정되어 있던 윤제균 감독의 뮤지컬 영화 '영웅', 한국형 SF 우주 블록버스터 '승리호', '베테랑'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모가디슈', 이정재 황정민 주연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연달아 개봉 연기를 결정했다. 제작비가 큰 작품들인 만큼 손익을 넘기지 못하면 돌아오는 타격은 더 크기 마련이다. 극성수기인 여름을 조준했던 작품들이 아무런 수혜도 기대할 수 없게 되는 참담한 상황이다.

영웅 승리호와 같은 대규모 자본이 들어간 작품은 손해를 피하기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결국 두 작품은 개봉을 잠정 연기했다. /CJ엔터테인먼트,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영웅' '승리호'와 같은 대규모 자본이 들어간 작품은 손해를 피하기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결국 두 작품은 개봉을 잠정 연기했다. /CJ엔터테인먼트,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모두 신작이 개봉하면 "활력을 더했다" "회복세다"라 외치고 있다. 그 안에는 허수도 숨어있지만 짚고 넘어가야만 하는 의미도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아직 회복까지는 먼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활력을 더했다'와 같은 평가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개봉하는 작품들에게 유일하게 해줄 수 있는 응원"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영화계는 희망을 찾고 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대형 멀티플렉스의 촘촘한 방역과 굵직한 신작들의 잇따른 개봉이다.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한 영화관에서 열린 시사회에 관악구 70번 환자가 다녀간 것이 알려지며 극장가는 초긴장 상태였다. 하지만 좌석 거리 두기는 물론 극장 소독, 환기, 음식물 섭취 제한 등 방역수칙에도 신경을 쏟은 덕에 추가 감염자는 나오지 않았다.

영화 #살아있다와 반도는 개봉을 강행한다. 특이하게도 두 영화 모두 좀비 장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살아있다'와 '반도'는 개봉을 강행한다. 특이하게도 두 영화 모두 좀비 장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비록 올여름 극장가 빅 4라고 불렸던 '영웅' '모가디슈' '승리호'는 공개가 미뤄졌지만 '반도'만은 계획대로 오는 7월 개봉한다. 1000만 관객을 돌파했던 '부산행'의 후속작이자 190억이 투입된 블록버스터다.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많은 자본이 들어간 작품인 만큼 볼거리는 충분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관록의 배우 정진영이 연출하고 배우 조진웅이 주연을 맡은 '사라진 시간'이 이미 개봉했고, 오는 24일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살아있다'가 가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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