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이 지난달 29일 데뷔곡 '눈에 새길래(Click)'를 발표했다. 선진의 러블리하고 섬세한 보이스가 담긴 로우파이 알앤비(Lofi R&B) 장르의 곡이다. /레터뮤직 제공 |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연예계는 스타도 많고, 연예 매체도 많다. 모처럼 연예인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도 소속사에서 미리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스타를 '내가 본 OOO' 포맷에 담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지난달 29일 '눈에 새길래(Click)' 발표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매체도 많고 신인도 많은 환경에서 누군가의 생애 첫 인터뷰를 하게 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인터뷰 대상자만이 아니라 그를 마주하는 사람도 조금은 특별하기 마련이다. 박효신의 '야생화' 가사를 쓴 김지향 작사가와 아이유 성시경 브라운아이드걸스 등의 곡을 작업한 서정진 작곡가가 만든 레터뮤직에서 처음 선보이는 가수라면 설렘은 더 커진다. 오늘 만날 신인 가수는 '선진'이다.
선진이 데뷔 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던 여러 커버곡 영상을 보면서 인터뷰가 예정된 카페로 향했다. 가수 윤하가 뽑은 커버 콘테스트에서 1위를 한 '비가 내리는 날에는'부터 아이유 '에잇', 기리보이 '하루종일', 샘김 '향기', 백예린 'Square(스퀘어)', 벤 '헤어져줘서 고마워', 방탄소년단 '봄날' 커버 영상을 하나하나 재생할 때마다 이 생각만 더 강해졌다. '역시 베테랑 뮤지션들의 촉이란!'
선진은 폭넓은 스펙트럼의 곡들에 자신의 색깔을 입혀 불렀다. 때론 섬세하고 부드럽다가 필요할 땐 힘 있고 폭발력이 있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흔들림이 없다. 무엇보다 소리를 그냥 내는 법이 없다.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감성으로 곡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전달하고 허투루 쓰지 않는 호흡으로 빈틈까지 꽉 채운다. 프로필을 보니 곡 작업도 한다. 두 번째로 든 생각. '이 가수 예사롭지 않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설 즈음엔 마음 속에 이미 선진이란 가수에 대한 어떤 신뢰 같은 게 자리했다. 그리고 이 가수의 첫 인터뷰를 하게 된다는 것에 일종의 희열까지 느껴지는 듯 했다. 그런 생각들과 마음으로 능숙하지 않게 인사하는 선진과 마주앉았다.
선진은 어떻게 이들과 인연이 닿았을까. "가이드 보컬을 하러 갔는데 대표님께서 작업을 같이 해보자고 하셨어요. 회사를 만들어서 색깔이 맞는 가수를 찾고 있었는데 잘 맞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 이후 6개월 만에 나오게 됐어요." 선진의 말이다. 그런데 이는 선진이 잘못 알고 있던 인연이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 함께한 김지향, 서정진은 다른 얘기를 들려줬다.
선진은 "일상 속에서 대단한 게 아니라 사소한 행복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레터뮤직 제공 |
"하고 싶었던 음악을 직접 제작해 보려고 레터뮤직을 만들게 됐어요. 하고 싶었던 곡을 써 놓은 게 있었는데 아무도 제대로 소화를 못 하더라고요. 잘 맞는 보컬을 찾다가 커버 영상을 보고 선진이가 딱이다 싶었어요. 선진이는 가이드를 하러 온 건 줄 아는데 사실 처음부터 선택을 했던 가수고 써 놓은 그 곡을 불러보게 하고 싶어서 처음 만나게 된 자리였어요. 아니나 다를까 선진이가 아주 잘 맞았어요."
이 얘기를 처음 듣는 선진은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계기야 뭐든 그렇게 인연을 맺고 수개월의 준비를 거쳐 나오게 된 곡이 29일 공개된 '눈에 새길래(Click)'다. 레터뮤직의 대표 프로듀서 서정진과 김지향이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맡았다.
'눈에 새길래(Click)'는 선진의 러블리하고 섬세한 보이스가 담긴 로우파이 알앤비(Lofi R&B) 장르의 곡이다. 사랑을 휴대전화로 기록하는 시대에 도저히 카메라에 담을 수 없는 찰나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눈과 마음에 새기고 싶은 마음을 썼다. 미니멀한 사운드로 보컬의 섬세함을 살렸다. 선진은 '눈에 새길래(Click)'를 통해 영원하고 가장 내밀한, 보정도 필요 없는 자신 만의 눈부신 기억을 노래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순간을 영원히 눈에 담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강아지에 비유해서 표현한 곡이에요. 많이 웃으면서 불렀어요. 처음에 곡을 들었을 때는 귀엽게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귀여운 걸 잘 못해서 귀엽게만 하면 제가 못 듣겠더라고요. 그런데 계속 듣고 부르다 보니 러블리하지만 아련한 설렘이 있는 곡이더라고요. 그래서 제 색깔로 바꿔서 불렀고 마음에 들게 나왔어요."
사실 선진은 평소 정통 발라드 스타일의 곡을 더 많이 불러왔다. 그렇지만 그 안에만 담기엔 선진이 가진 재능과 가능성이 컸고 그래서 조금은 새로운 모습으로 첫발을 뗐다.
"일상 속에서 대단한 게 아니라 사소한 행복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는 선진,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지친 사람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음악, 피난처 같은 음악을 하고 싶다. 느리더라도 진실하게 가고 싶다"는 김지향과 서정진. 이들은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 이제부터 이들이 함께 만들고 펼쳐나갈 음악과 선진의 성장 그리고 레터뮤직의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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