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사라진 시간', 기묘한 세상 속 기묘한 재미
입력: 2020.06.15 05:00 / 수정: 2020.06.15 05:00
배우 정진영의 감독 데뷔작 사라진 시간이 오는 18일 개봉한다. 미스터리 판타지 형사물 멜로 코미디가 한데 뒤섞인 독특한 작품이다.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주연을 맡은 조진웅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는 충분하다. /사라진 시간 포스터
배우 정진영의 감독 데뷔작 '사라진 시간'이 오는 18일 개봉한다. 미스터리 판타지 형사물 멜로 코미디가 한데 뒤섞인 독특한 작품이다.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주연을 맡은 조진웅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는 충분하다. /'사라진 시간' 포스터

기존 문법 벗어난 '감독' 정진영의 데뷔작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연기 인생 33년 차 관록의 배우가 빚어낸 낯설고 독특한 세계로의 초대다.

배급사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는 영화 '사라진 시간'을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형구(조진웅 분)가 지금까지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이와 더불어 조진웅이 화재 현장에서 카리스마를 뿜고 있는 포스터는 작품의 장르가 미스터리 형사물임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사라진 시간' 안에는 다양한 장르가 혼재되어 있다. 형구의 화재사건 조사는 형사물, 화재 사건으로 죽음을 맞는 수혁(배수빈 분) 이영(차수연 분)의 사랑은 멜로, 그리고 모든 것이 사라지는 과정과 결말은 판타지이자 미스터리다. 한 작품 안에 이 모든 요소를 집어넣었으니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다.

조진웅은 영화 독전 끝까지 간다, tvN 드라마 시그널에 이은 네 번째 형사 역할에 이제는 도가 텄다. /사라진 시간 스틸컷
조진웅은 영화 '독전' '끝까지 간다', tvN 드라마 '시그널'에 이은 네 번째 형사 역할에 이제는 도가 텄다. /'사라진 시간' 스틸컷

'사라진 시간'은 나쁘게 말하면 재료가 따로 노는 비빔밥이고, 좋게 말하자면 다양한 예술 형식이 어우러진 신비한 건축물이다. 그런데 나쁘게 말하는 비빔밥조차도 그 묘한 맛에 자꾸만 손이 간다. 영화가 후반부에 배치한 판타지라는 뒷맛도 기분 좋게 입에 맴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지언정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기묘한 체험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라진 시간'은 배우 정진영의 영화감독 데뷔작이라는 점으로 화제를 모았다. 정 감독은 습작 끝에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기존 영화의 어법과 규칙을 생각하지 않고 만들었다"는 그의 의도는 작품을 통해 명확하게 전달된다. 작가주의영화에 가까워 굵직한 캐스팅이 어려울 법도 하지만 그 세계를 만든 것이 정진영이기 때문에 조진웅이라는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낯선 영화이지만 조진웅 덕분에 진입장벽은 다소 낮다.

마을 이장 두희 역의 장원영(왼쪽)은 영화의 쉼표 역할을, 주민 해균 역의 정해균은 사건의 핵심 인물로서 맹활약을 펼친다. /사라진 시간 스틸컷
마을 이장 두희 역의 장원영(왼쪽)은 영화의 쉼표 역할을, 주민 해균 역의 정해균은 사건의 핵심 인물로서 맹활약을 펼친다. /'사라진 시간' 스틸컷

조진웅은 영화 '독전' '끝까지 간다', tvN 드라마 '시그널'에 이은 네 번째 형사 역할에 이제는 도가 텄다. 때로는 장난스럽게 때로는 강렬하게 형구 역을 소화해낸다. 이 외에도 주민 해균 역의 정해균, 마을 이장 두희 역의 장원영도 맹활약을 펼치며 몰입을 더 한다. 늦깎이 신인 감독의 부족함을 능히 채워내는 든든한 후배들이다.

'사라진 시간'은 우리가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영화다. 그래서 참신하고 또 유효하다. 처음엔 다소 낯설게 느껴질지라도 어느새 극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된다. 곳곳에 배치된 코미디는 타율이 괜찮아 부담 없이 보기에도 좋다. 상영시간은 105분이고 15세 관람가다. 오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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