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살아있다', 韓 영화의 생존보고
입력: 2020.06.09 05:00 / 수정: 2020.06.09 05:00
#살아있다가 오는 24일 개봉한다. 지난 4일 침입자를 시작으로 오는 10일 결백, 18일 사라진 시간에 이어 코로나 쇼크 후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이기에 영화 팬들의 기대는 남다르다. /살아있다 메인 포스터
'#살아있다'가 오는 24일 개봉한다. 지난 4일 '침입자'를 시작으로 오는 10일 '결백', 18일 '사라진 시간'에 이어 코로나 쇼크 후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이기에 영화 팬들의 기대는 남다르다. /'살아있다' 메인 포스터

유아인·박신혜 '첫 연기호흡'에 거는 기대

[더팩트 | 유지훈 기자] 극한 상황 속 캐릭터들이 품은 생존에 대한 갈망은 재난 영화의 원동력이다. '#살아있다'는 유아인 박신혜라는 든든한 동력원을 달고 있다. 여기에 2020년의 데이터 고립, 한국형 좀비물이라는 다양한 재미 요소를 첨가했다. 코로나19로 꽁꽁 얼어붙었던 영화계는 '#살아있다'와 함께 무더운 여름을 맞이한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살아있다'는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도시가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아파트에 홀로 고립된 준우(유아인 분)와 유빈(박신혜 분)의 생존기를 담는다. 이 소개만 보면 기존 재난 영화의 답습 같지만 이 작품은 여기에 몇 가지 변주를 더 해 새로운 재미를 꾀한다. 과거의 작품들이 일차원적으로 의식주를 빼앗았다면, '#살아있다'는 이제는 옷과 음식과 집만큼이나 중요하게 된 데이터와 와이파이를 앗아간다.

영화는 준우 유빈 두 캐릭터의 등장을 알렸지만 홍보 과정에서는 줄곧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이라는 표현을 써왔다. 두 사람의 만남 과정은 '#살아있다'의 첫 번째 재미 포인트이기도 하다. 예고 영상에서 홀로 남은 줄로만 알았던 준우는 아파트 반대편의 유빈이 쏜 레이저 포인터를 보고 다른 생존자가 있음을 알아차린다.

#살아있다 예고편에는 준우와 유빈의 첫 조우가 담겼다. 유빈은 유아인의 집에 레이저 포인터를 쏘고 안녕이라는 말을 가리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살아있다 예고편 캡처
'#살아있다' 예고편에는 준우와 유빈의 첫 조우가 담겼다. 유빈은 유아인의 집에 레이저 포인터를 쏘고 '안녕'이라는 말을 가리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살아있다' 예고편 캡처

두 사람의 조우는 2000년대 초반이었다면 친숙했겠지만 스마트기기 소통이 보편화된 요즘이라 새롭게 다가온다. 그들의 생존에는 손도끼 아이스픽 무전기 산악캠핑용품 등 아날로그적인 물품도 활용된다. 여기에 때때로 등장하는 드론 휴대폰과 같은 최신 스마트기기는 '디지털 고립'이라는 상황과 맞물려 더욱 큰 활약을 기대케 한다.

'#살아있다'는 명확히 좀비물을 내세우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티저 영상과 이미지들 속 '정체불명의 사람들'은 우리가 아는 좀비와 닮아있다. 영화 '부산행'에 이어 넷플릭스의 '킹덤' 시리즈가 연달아 히트하며 한국 좀비물이 이제 충분한 시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살아있다'는 이렇게 무르익은 한국 좀비물의 후발주자로 나선다.

'부산행'은 달리는 열차 속 숨 막히는 추격, '킹덤'은 조선 시대라는 톡특한 배경으로 한국 좀비물의 서막을 열었다. '#살아있다'는 건물들이 밀집되어 있고 좁은 복도가 특징인 한국의 아파트를 배경으로 해 새로운 재미를 꾀했다. 연출을 맡은 조일형 감독은 지난 5월 27일 제작보고회 당시 한국의 아파트를 주 무대로 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각도의 앵글로 답답하게 막혀 있는 데서 오는 공포감을 잡고 싶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살아있다는 부산행(왼쪽) 킹덤을 잇는 한국형 좀비물이라는 점으로도 의미가 깊다. /부산행 킹덤2 포스터
'#살아있다'는 '부산행'(왼쪽) '킹덤'을 잇는 한국형 좀비물이라는 점으로도 의미가 깊다. /'부산행' '킹덤2' 포스터

조 감독이 촘촘한 기획을 준비했다면 주연을 맡은 유아인과 박신혜는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특별한 연기 호흡을 펼친다. 유아인이 맡은 준우 캐릭터는 게이머이자 인터넷방송인이라는 설정으로 스마트기기에 특화되어있다. 디지털 고립은 그를 패닉에 빠뜨리지만 탁월한 임기응변을 발휘하게도 한다. 반면 박신혜가 분한 유빈은 담대하고 차분하게 자신만의 생존 전략을 계획한다. 캐릭터값은 다르지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한 목표는 같다. 각자의 캐릭터 성을 내세운 생존에 대한 갈망은 '#살아있다'의 한 축을 담당한다.

또한 '#살아있다'는 '국가부도의 날' 이후 유아인이 선택한 2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라는 점 때문에 영화 팬들의 기대를 받았다. 그는 준우 캐릭터의 친숙함에 짧은 탈색 머리라는 파격적인 비주얼을 첨가했다. 유아인은 "자유분방한 준우에 스며들어 영화 촬영장에서 유독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며 "배우로서 큰 도전이었고 연기하는 재미가 있었다"고 만족감을 보이기도 했다.

유아인과 박신혜는 #살아있다로 첫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됐다. 제작보고회 당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를 과시하기도 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유아인과 박신혜는 '#살아있다'로 첫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됐다. 제작보고회 당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를 과시하기도 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년 상반기 영화계는 코로나 19로 관객 동원이 어려웠다. 때문에 재개봉 혹은 감독판을 달고 나선 외화가 선전했으며 국내작은 다양성 저예산 영화 위주였다. 지난 4일 개봉한 코로나 사태 이후 첫 상업 영화 '침입자'는 지난 주말 동안(5~7일) 23만 8439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며 영화계의 회복을 예고했다. '#살아있다'는 오는 10일 '결백', 18일 '사라진 시간'에 이어 24일 그 배턴을 이어받는다. 기대요소가 많은 이 작품이 성공한다면 한국 영화계의 생존보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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