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전미도'] '전대미문' 멜론 1위의 루키를 만나다
입력: 2020.05.31 00:00 / 수정: 2020.05.31 00:00
뮤지컬에서 연기 내공을 쌓은 전미도는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차가운 매력의 채송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인터뷰가 진행된 만큼 이제 배우 전미도에 대한 기사가 쏟아질 예정이다. 다들 배우로서 조명할 거니까. 나는 명품보컬리스트이자 밴드 미도와 파라솔의 베이시스트 전미도에 초점을 둬볼까 한다. /tvN 제공
뮤지컬에서 연기 내공을 쌓은 전미도는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차가운 매력의 채송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인터뷰가 진행된 만큼 이제 배우 전미도에 대한 기사가 쏟아질 예정이다. 다들 배우로서 조명할 거니까. 나는 명품보컬리스트이자 밴드 미도와 파라솔의 베이시스트 전미도에 초점을 둬볼까 한다. /tvN 제공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연예계는 스타도 많고, 연예 매체도 많다. 모처럼 연예인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도 소속사에서 미리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스타를 '내가 본 OOO' 포맷에 담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슬의생'의 채송화, 혹은 '미도와 파라솔'의 베이시스트

[더팩트 | 유지훈 기자]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이하 '슬의생')' 종영을 앞두고 배우들의 인터뷰가 시작됐다. 배우 조정석은 서면으로 진행돼 질문지를 보냈고 직접 만나게 되는 것은 전미도가 가장 먼저였다.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마법은 나를 애청자로 만들었기에 채송화 역으로 맹활약을 펼쳤던 전미도에 대한 호기심이 솟구쳤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섰다. 최근 가요에서 방송 영화로 출입처가 변경되고 가수와는 사뭇 다른 배우 인터뷰 온도 차에 아직 적응 중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강남 인근 전미도의 인터뷰 장소로 향하며 친구들에게 전미도 인터뷰를 하러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친구가 전미도의 팬을 자처했고 그를 "연기를 잘 하지만 멜론에서도 1등 가수"라고 치켜세웠다. 덕분에 생각을 고쳐볼 수 있었다. 나는 배우 전미도를 인터뷰하러 가는 게 아니었다. 전미도는 '슬의생'을 통해 배우 활동을 겸할 뿐. 사실은 2006년 신효범이 발매했던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를 리메이크해 음악프로그램 출연도 없이 음원차트 1위를 거머쥔 전대미문의 신예 보컬리스트 전미도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배우 전미도를 만나러 가는 길보다 발걸음이 더 가벼워졌다.

아홉 명의 취재진이 함께 인터뷰에 임했고 나는 전미도와 마주하기는 어렵지만 가장 가까운 옆자리에서 노트북을 폈다. 예정보다 2분 정도 일찍 등장한 그는 "안녕하세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짧은 단발에 옅은 노란 셔츠와 바지 그리고 흰색 구두를 착용한 신경외과 부교수 채송화가 눈앞에 있었다.

이 착장을 입은 채 전미도는 인사를 건넸다. 안경만 쓰고 있지 않을뿐 슬의생 속 채송화의 모습 그대로. /비스터스 제공
이 착장을 입은 채 전미도는 인사를 건넸다. 안경만 쓰고 있지 않을뿐 '슬의생' 속 채송화의 모습 그대로. /비스터스 제공

옆에서 봤을 때 그의 단정한 자세에 때문에 흰색 구두가 마치 신발장에 놓여있는 듯 가지런해 보였다. "드라마에서 바로 나온 것 같다"는 말에 그는 "제가 오늘 채송화 느낌으로 와봤다"는 재치로 화답했다. 드라마 종영 소감에는 한 차례 숨을 고른 후 "악조건 속에서 촬영했는데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다른 취재진도 어느 정도 전미도를 성공한 뮤지션으로서 대했다. 가수 인터뷰에서 물어볼 법한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한 소감이 어떻냐"는 질문에 그는 미소 지었다. 입꼬리가 양쪽으로 길게 뻗었다. 완벽주의에 카리스마로 가득했던 '슬의생' 채송화가 아닌 신인 가수 전미도의 꾸밈 없는 표정이었다.

"우주가 저를 도와줬어요. 채송화 캐릭터의 콘셉트가 음치라는 것 때문에 반전의 효과가 분명히 있었어요. 1위를 할 정도로 잘 한 게 아닌데 좋게 봐주셨어요. 정말 신기해요. 이 드라마 오디션에 합격한 것만으로도 신기했었어요. 음원은 발매 전에 들었는 데 뭔가 부끄러웠어요."

지난 22일 '슬의생' OST이자 전미도가 가창한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발매 당시 음원차트에는 음원강자 아이유와 무서운 상승세의 오마이걸, 대한민국 대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등 남다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뮤지션들이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었다. 여기에 앞서 발매된 '슬의생' OST이자 조정석이 가창한 '아로하'도 남다른 인기를 과시 중이었다. 전미도는 그 쟁쟁한 경쟁자들을 꺾고 음원차트 1위의 왕좌에 앉았다.

전미도가 가창한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는 우효의 사노라면과 함께 슬의생 11번째 OST로 발매됐다. 그리고 음원차트를 강타했다. /스튜디오 마음C
전미도가 가창한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는 우효의 '사노라면'과 함께 '슬의생' 11번째 OST로 발매됐다. 그리고 음원차트를 '강타'했다. /스튜디오 마음C

"녹음 단계부터 걱정이 정말 많았어요. '아로하' 만큼 알려진 노래도 아니고 원곡을 불렀던 신효범 선배가 워낙 가창력이 좋아서요. 이런 저런 걱정을 하고 있는 데 조정석 오빠가 '걱정하지 마. 잘될 거라는 촉이 와'라고 해줬어요. 오빠 말대로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어요. 본의 아니게 '아로하'를 이기긴 했는데(웃음) 정석 오빠도 참 좋아해줬어요."

"'슬의생' 이전에 같이 활동했던 배우들이 놀렸어요(웃음). '드라마 출연까지는 이해하겠는데 니가 음원으로 아이유를 이기는 건 이해할 수 없어. 니가 뭔데 감히 아이유를 이겨?'라고 하더라고요."

전미도는 '슬의생'에서 의대 99학번 동기인 이익준(조정석 분) 안정원(유연석 분) 김준완(정경호 분) 양석형(김대명 분)과 함께 '99즈'라는 이름의 밴드로도 활약했다. 드라마에서 그들이 선보였던 '밤이 깊었네'와 '캐논(Cannon)'은 OST로 발매되기도 했다. 100위권은 아니지만 이 노래들 역시 나름의 호응을 얻으며 순항 중이다. 무서운 신예 보컬리스트이자 미도와 파라솔의 베이시스트 전미도의 탄생은 '슬의생'과 함께했다.

"뮤지컬을 하면서 피아노를 배운 적이 있어요. 그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악기는 자신과의 싸움이에요. 무조건 시간을 투자하는 수밖에 없어요. 너무나도 지루하고 고독한 싸움이었어요. 그래도 한번 해본 일이니 베이스 역시 익숙했어요. 주법만 계속 연습했으면 힘들었을 건데 그래도 좋아하는 노래라서 조금 더 나았죠. 합주는 신세계였어요. 각자 외롭게 연습하다가 다 같이 만나서 노래가 완성되는 순간은 정말 뿌듯했어요. 메이킹 영상에도 나왔지만 '콘서트 해야 하는 거 아니야'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어요."

정경호와 유연석 김대명 전미도 조정석(왼쪽부터)은 미도와 파라솔이라는 밴드를 결성해 활약했다. /tvN 제공
정경호와 유연석 김대명 전미도 조정석(왼쪽부터)은 '미도와 파라솔'이라는 밴드를 결성해 활약했다. /tvN 제공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한 전미도는 베이시스트로서 꾸준히 정진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한 연습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슬의생'은 올해 두 번째 시즌 촬영에 돌입하는 만큼 전미도는 휴식기에도 베이스를 놓지 않을 계획이다. 미도와 파라솔 콘서트에 대한 욕심도 꿈틀거리고 있다. 우선은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지켜보고 있지만 드라마의 인기가 계속된다면 그들이 꾸미는 특별한 무대도 곧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각자 연주하고 싶은 노래를 하나씩 이야기하고 그걸 따로 연습해요. 아직까지는 노래가 얼마 없어요. 합주는 2주에 한 번 정도 해요. 다들 욕심은 있는데 스케줄 때문에 쉽지 않을 뿐이에요. 미도와 파라솔이라는 이름을 제가 지은 것은 아니에요. 메이킹 영상에 그 이름으로 나왔고 다들 만족스러웠는지 그대로 음원까지 발매하게 됐어요."

모두 잘 알겠지만 전미도의 본업은 배우다. 첫 드라마 주연작 슬의생에서 의사 가운을 입고 맹활약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tvN 제공
모두 잘 알겠지만 전미도의 본업은 배우다. 첫 드라마 주연작 '슬의생'에서 의사 가운을 입고 맹활약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tvN 제공

보컬리스트 전미도를 계속 이야기했지만 사실 그는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해 '한국뮤지컬어워즈' '더뮤지컬어워즈' 등에서 수많은 상을 휩쓴 베테랑 배우다. 무대에서 활약해왔던 배우답게 친절한 제스처가 돋보였다. "캐릭터의 균형을 맞췄다"는 말과 함께 양 손을 펼쳐 저울질을 했고, "의사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커피를 마신다는 걸 알게됐다"라는 설명에는 테이블에서 컵을 들고 마시는 행동으로 이해를 도왔다. 어려운 질문에는 눈을 크게 뜨고 하늘을 응시하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등 무대 위 배우의 습관이 곳곳에 묻어났다.

그를 만나러 가는 하늘은 쾌청했지만 인터뷰가 끝나니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당장 비를 피하기 위해 현장에서 마감을 했다. 현장을 지켰던 관계자들의 "우리 멜론 1위 가수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너스레가 귓가를 맴돌았다. 과거 가수 인터뷰가 끝나고 집으로 향할 때처럼 인터뷰이 전미도의 노래를 들었다. "널 처음 사진으로 본 그날 99년 1월 31일♬". 레트로 감성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담백한 음색의 신인 보컬리스트 전미도의 신보가 기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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