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종영했다. 시청률은 14.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이라는 자체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시청자들은 어느 정도 끝을 맺길 원했겠지만 제작진은 열린 결말로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tvN 제공 |
14.1% 자체 최고성적 기록…열린 결말로 시즌2 기약
[더팩트 | 유지훈 기자] 2016년 1월 16일 드라마 팬들은 모두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를 입에 올렸다. 인기리에 방영 중이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이하 '응팔')'의 종영날이었다. 제작진은 덕선(혜리 분) 남편의 정체만은 끝까지 비밀에 부쳤다. 중반부 덕선과 정환의 감정교류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기에 "어남류"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결과는 택(박보검 분)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예상을 벗어난 전개에 들끓었다. 그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이었다.
이우정 작가와 신원호 PD는 '응팔'을 비롯한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매번 여자 주인공이 누구와 러브라인을 완성하게 될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했다. 알듯 말듯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시청자들의 채널을 고정했다. 두 사람의 최신작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도 비슷한 형태였다. 중후반부터 채송화(전미도 분)의 러브라인을 극의 중심으로 끌고 왔고 메인 주인공 이익준(조정석 분)과 조연이었던 안치홍(김준한 분)이 삼각관계를 그렸다. 이 외에도 김준완(정경호 분)-이익순(곽선영 분), 양석형(김대명 분)-추민하(안은진 분)의 사랑도 갈팡질팡했다.
이익준은 채송화와 20년지기 친구라는 기초부터 탄탄해 러브라인 완성 확률에 힘을 실었다. 줄곧 마음을 숨겨왔던 이익준은 진실게임에서 "송화에게 이성이라는 감정을 느껴본 적 있냐"는 질문에 벌칙주로 답하고 술에 취한 척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를 열창하는 것으로 마음을 대신 전했다. 안치홍은 이익준이 경쟁자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생일 소원을 빌미 삼아 "조심해서 가. 월요일에 병원에서 보자"라는 다정한 반말로 채송화에게 애정을 표했다.
이익준은 끝내 채송화에게 속마음을 고백했고 채송화는 안치홍을 밀쳐냈다. 채송화가 이익준의 마음을 받아줄지, 안치홍이 사랑의 감정을 접을지는 두 번째 시즌에 공개될 예정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캡처 |
'슬의생' 마지막회에서 삼각관계가 마무리되지는 않았다. 이익준은 속초에서 휴식기를 시작한 채송화를 찾아가 "고민상담 할 게 있다. 오래 본 친구인데 좋아하게 됐다"고 고백했고 "대답은 천천히 해라. 갔다 와서 들을게"라며 자리를 떴다. 안치홍은 채송화에게 다시 구애하진 않았다. 대신 채송화가 신발을 선물하며 "치프 레지던트 축하선물이다. 잘하고 있어"라고 선을 긋는 것으로 그쳤다.
채송화의 삼각관계는 열린 결말이었지만 안정원 장겨울 커플은 끝내 결실을 맺었다. 장겨울은 신부가 되기로 결심했던 안정원을 찾아갔고 "계속 병원에 있으면 안 되냐. 하느님 말고 내 옆에 있어 달라"며 울먹였다. 안정원은 대답 대신 뜨거운 입맞춤으로 화답했다. 이어 안정원이 이미 채송화를 향한 사랑을 깨닫고 병원에 남기로 결심했던 과거가 펼쳐져 설렘을 더하기도 했다.
김준완 양석형 각자의 이야기도 채송화처럼 완결을 짓지 못했다. 김준완은 해외로 떠난 여자친구 이익순에게 반지를 보냈지만 수취인불명으로 반송돼 혼란에 빠졌다. 양석형은 적극적인 태도의 추민하에게 마음을 여는 듯했으나 끝내 크리스마스 데이트를 거부했다. 마지막에는 그의 전처로 예상되는 윤신혜라는 인물로부터 전화가 오며 마무리됐다.
시청자들의 열럴한 호응을 받은 것은 안정원과 장겨울의 키스신이었다. 반면 양석형은 끝내 추민하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다. 그리고 새로운 인물 윤신혜의 등장을 예고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캡처 |
이날 방송은 14.1%(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방송보다 1%포인트 높은 수치이자 '슬의생' 자체 최고 성적이었다. 여느 드라마처럼 주인공들의 마지막 순간을 보기 위해 시청자들은 채널을 고정시켰던 모양이다. 하지만 '슬의생'은 열린 결말로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시즌제 드라마가 아니었다면 '응팔'처럼 제대로 매듭지어지지 않은 마지막회에 온라인 커뮤니티는 또 소리 없는 아우성이었을 터다.
애청자들은 비난 대신 두 번째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대신 느긋함을 유지하는 제작진들과는 달리 마음이 조급하다. "시즌2끼지 어떻게 기다려 ㅠㅠ"(godp****), "시즌2가 2021년이라니 OTL"(pch0****), "시즌2가 2021년이라니! 거 너무한 거 아니오!"(pch0***)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 외에는 안정원 장겨울의 키스신에 대한 설렘을 공유 중이다. 드라마는 올해 11월 두 번째 시즌 촬영에 들어간다. "대답은 천천히 라. 갔다 와서 들을게"라는 이익준의 마지막 질문에 대한 채송화의 대답은 내년 초에나 들어볼 수 있을 예정이다. 양석형의 전처를 비롯한 새로운 얼굴들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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